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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체반쌤 Mar 12. 2023

EP.15[엔지니어의 말하기#2]효율은 우선순위점수다.

공학 책의 모든 효율에 관하여,

 안녕하세요. 반도체 회로 설계 엔지니어, 도체반쌤입니다. 오늘은 효율의 진정한 의미를 실전적으로 이해해 볼 계획입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EP.07[엔지니어의 말하기#1]효율을 음미해보자.>>의 후속 글이기도 합니다. 총 여섯 편 정도의 에피소드 글들을 모아 브런치 책 한 권을 출간해 볼 계획을 하고 있답니다.

https://brunch.co.kr/@docheban77/9

C기업에서 발생한 문제의 근본개선을 위해 솔루션 제공 업체를 D기업, E기업 가운데 선정하고자 한다. D기업은 Ainput 2개, Binput 3개를 근본개선작업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E기업은 Ainput 1개, Binput 6개를 근본개선작업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솔루션 제공 업체 선정 담당자로서 적절한 기업을 선정하라. (단, Ainput 효율은 Binput 효율의 2배이며, 주어진 조건 외 모든 조건은 동일하다.)



 Ainput 효율이 Binput 효율의 2배이므로, Ainput 우선순위점수를 Binput 우선순위점수의 2배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nput 우선순위점수를 2점, Binput 우선순위점수를 1점으로 설정해도 됩니다. 인풋에 대한 우선순위점수를 어느 숫자로든 표현하고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Ainput 우선순위점수를 4점, Binput 우선순위점수를 2점으로 설정해 보겠습니다.


다음 그림과 같이 정리해 보면, E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임을 알 수 있어요. 그 이유는 E기업의 Ainput, Binput, 우선순위점수를 모두 고려한 아웃풋 16점이 D기업의 아웃풋 14점보다 2점 높기 때문입니다.


 상기 문제 해결 과정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업체 선택의 근거가 숫자라는 점입니다. 정성적인 표현 혹은 주관적인 해석이 아닌 숫자로 선택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죠. 예를 들어, “효율이 2배나 높은 Ainput가 더 중요하므로, Ainput가 하나라도 더 많은 D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와 같은 논리를 펼치는 것은 공학적인 접근이 아닌 것입니다.


 대학교 시절, 역학 시험에 늘 나왔던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시스템의 효율을 구하라는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효율을 구하라는 문제가 있는 이유는 효율을 정의하는 행동 그 자체가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효율을 정의하는 것은 해당 시스템의 우선순위점수를 정의하는 작업이며, 그 시스템을 포함한 다양한 시스템을 활용하는 더 큰 시스템에서의 아웃풋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근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즉, 인풋 항목이 여러 개인 경우, 각 인풋과 효율을 곱한 아웃풋의 합으로 전체 아웃풋(Total Output)을 정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수학적 표현(∑=Summation=합산)을 이용해서 간단히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제, 전체 아웃풋에 대한 정의에 따라 D기업과 E기업의 아웃풋 계산을 해봅시다.


 D기업을 선택해서 얻을 수 있는 전체 아웃풋은 14점이고, E기업의 전체 아웃풋은 16점입니다. E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D기업 전체 아웃풋보다 2점 높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죠. D기업 대비, E기업의 전체 아웃풋이 14%((16-14)/14×100) 높다고 표현해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솔루션 제공 업체 선정 담당자로서 E기업을 선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아웃풋은 인풋의 몇 배인가요?’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효율을 정의한다고 했습니다. 효율을 구하라는 물음이 있는 이유는 그렇게 구한 효율을 해당 인풋의 우선순위점수로 활용하기 위해서임을 잊지 마세요. 핵심은 우선순위점수를 숫자로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담당자로서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 정답이 아니면 어떻게 하나요?


 공학이라는 학문은 "정답"이 아니라, "최선의 선택"을 시도할 수 있게끔 하는 매개체일 뿐 처음부터 시도한 결과가 최선의 결과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조직이건 팀으로 운영되는 이유입니다. 누군가가 시도한 결과를 함께 의논하고, 최선의 선택을 위해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상이 없는지 팀워크를 통해 찾아가는 과정이 수반되는 것이죠.


 이어지는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에서 효율 혹은 우선순위를 알수 없을 경우를 다뤄 볼 예정입니다. 3월 10일 금요일 회로설계 직무멘토링 이벤트에서 만난 한 학생이 물었습니다. "회로설계에 필요한 요소들을 잘 알았습니다. 그런데 면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정답인가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대신,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를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대답의 근거를 함께 제시하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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