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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체반쌤 Apr 12. 2023

EP.19[엔지니어의 말하기#3]PRIORITY

우선순위와 선호도의 차이

 안녕하세요. 반도체 회로 설계 엔지니어, 도체반쌤입니다. 오늘은 효율의 진정한 의미를 실전적으로 이해해 볼 계획입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EP.15[엔지니어의 말하기#2]효율은 우선순위점수다.>>의 후속 글이기도 합니다. 총 여섯 편 정도의 에피소드 글들을 모아 브런치 책 한 권을 출간해 볼 계획을 하고 있답니다.

https://brunch.co.kr/@docheban77/19

 지금까지 효율을 우선순위점수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인풋의 효율이 명확하게 주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실, 효율이 명확한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은 사람에게 맡길 필요도 없습니다. 효율 즉, 우선순위점수가 명확하고 인풋 정보가 있다면, 계산기가 아웃풋을 산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기업이 되었건, 실무자에게 원하는 역량은 계산 능력이 아닙니다. 기업이 원하는 역량은 해당 기업 가치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 인풋 정보의 우선순위점수를 스스로 정의하는 능력입니다.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다양한 업무를 주어진 시간에 마무리 짓는 경우도 있고 다양한 가치에 대한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투자 대비 이익을 예측하는 모델링도 가능하기 때문이죠. 다음 내용을 실무에서 접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A기업에서 발생한 품질 문제의 근본개선을 위해 솔루션 제공 업체를 B기업, C기업 가운데 선정하고자 한다. 이번 근본개선을 통해 품질 관련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 것이 A기업의 최우선 목표이다. B기업은  품질담당자 5명과 납기관리자 1명을 투입해서 3개월 내 근본개선 완료하는 계획을 세워왔다. C기업은 품질담당자 3명과 납기관리자 3명을 투입해서 1개월 내 근본개선 완료하는 계획을 세워왔다. 솔루션 제공 업체 선정 담당자로서 적절한 기업을 선정하라.(단, 주어진 조건 외 모든 조건은 동일하다.)


 이 질문의 특징은 인풋의 효율 즉, 우선순위점수가 정의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 질문은 정해진 정답이 없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 해결 논리를 스스로 구성하고 해당 논리에 맞추어 숫자 기반 결론을 내리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되겠죠? 


 인풋의 종류를 확인해 보니, 품질담당자수와 납기관리자수 이렇게 2가지 종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B기업이 납기관리자 1명을 투입해서 3개월 납기를 제시한 것이고, C기업이 납기관리자 3명을 투입해서 1개월 납기를 제시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몇 개월 내 완료할 것인지는 별도 인풋으로 다루지 않겠습니다. 

 먼저 우선순위점수를 선정해 보자면, 품질사고의 재발 방지가 A기업의 최우선 목표이므로 품질담당자수에 대한 우선순위점수, Priority품질=2점으로 설정하고, 납기담당자수에 대한 우선순위점수, Priority납기=1점으로 설정해 보겠습니다. 업체 선정 담당자로서, 품질에 대한 우선순위를 납기에 대한 우선순위보다 1점만큼 높은 가중치를 둔 것이죠.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행동이므로, Priority품질=3점, Priority납기=1점이라 설정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점수를 선정하는 과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점수를 부여했으니, 각 업체의 아웃풋을 산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보고해야 한다면,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겠습니다. 

B기업을 솔루션 제공 업체로 선정하였습니다. 업체 선정 담당자로서, 품질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품질담당자수의 우선순위점수를 납기담당자수의 우선순위점수 대비 두배로 설정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품질 관련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 것이 당사의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검토 결과, B기업의 아웃풋이 C기업의 아웃풋보다 2점만큼 높았습니다. 이는, B기업의 아웃풋이 C기업 대비 22%(11-99×100높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B기업을 솔루션 제공 업체로 선정하였습니다.” 

 

 만약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면, 관리자의 추가 질문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의견의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입니다.

품질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업체 선정인만큼, 개선 기간이 2개월 더 들더라도 품질담당자를 C기업 대비 2명 더 확보한 B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어떤 일의 책임자 혹은 담당자는 판단을 내릴 때는 인풋 정보의 주어진 효율을 이용하거나, 인풋 정보에 대한 우선순위점수를 부여하는 역할과 책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B기업은 납기담당자를 1명 활용해서 3개월이나 걸리지만, C기업은 납기담당자를 3명 활용해서 1개월 만에 개선안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분명히, 납기라는 인풋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선 기간이 2개월 더 들더라도”라는 표현은 납기라는 인풋을 우선순위 고려대상에서 무책임하게 제외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납기는 기업의 업무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업체 선정 담당자로서, 품질 관련 인풋과 납기 관련 인풋에 대해 우선순위점수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즉, 품질과 납기 모두 중요하지만 의사결정을 위해 우선순위점수를 어떻게 부여했는지 명확히 하면 되는 것이죠.


 담당자로서 결정을 내릴 때, 주어진 인풋 정보들에 대해 단순하게 선호도(Preference)를 따져서 결정을 내리면 전체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주어진 인풋 정보 모두 아웃풋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내용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우선순위점수(Priority)를 정의하는 것이 담당자로서 첫 번째 행동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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