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매상조 비호영한월

2025. 07. 01 | 더움, 비옴, 흐림, 맑음

by 최현규

지난 중국 수출박람회에 참석했을 때다.

허난성 부성장의 축사를 듣는 중, 마음을 묘하게 건드린 문장이 있었다.

(동시 통역으로 다른 언어와 겹쳐서 들렸지만, 언어의 장벽을 넘어 감동이 있었다)


그날 행사는 경상북도와 허난성이 자매결연을 맺은지 30년을 기념하는 자리였으며, 따분하고 상투적인 인사말들이 오갈것이라는 기대로 그렇게 집중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때 허난성의 부성장은 허균의 시구를 꺼내서 이야기 했다.

‘간담매상조, 빙호영한월’(肝膽每相照, 氷壺映寒月
간과 쓸개를 꺼내어 서로를 비추니, 항아리의 얼음 한 조각을 차디찬 달이 비추는 듯하다.

중국인이 한국의 허균의 오래된 시구를 꺼낸다는것이 한국을 배려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그녀는 이태백의 시구를 다시 인용했다.

‘장풍파랑회유시, 직괘운범제창해’(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
거센 바람이 물결 가르는 그때가 오면 구름 돛 달고 푸른 바다 헤치리라

이후 이태백의 시구를 들어 앞으로도 서로간의 미래를 그렸다.


그녀가 말한 문장은 사실 시진핑이 자주 인용하던 시구 였고, 원래부터 외교무대에서 반복되던것이라는것을 알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이후 경상북도 부도지사의 축사가 있었고, 부도지사가 어떤말로서 회답을 할지가 기대가 되었다.

부도지사는 따로 준비를 하지는 않은것 같다.


몇일간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상대의 배경들을 고려하며 한적이 있었나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따뜻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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