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간 내가 깨달은 것
2023년 11월 30일
법인을 처음 만들었다.
한도제한계좌
통장은 한도제한이 걸려있었고, 제품 생산비용으로 이체하여야 할 금액이 3,500만 원 정도가 되었다. 한도제한계좌는 하루에 30만 원만 이체가 가능했고, 이것을 하기 위해서 은행 내부 기준을 모두 맞추고 풀어달라 요구하였지만 은행은 풀어주지 않았다.
이때, 나는 어떠한 행위던 다 하였으나 불가능하였다. 금융감독원에 관련된 모든 사항과 은행과 이야기했던 내역을 토대로 민원을 넣었고, 금융감독원과 통화하였을 때는 자기들은 권고만 한 것이지 실제는 은행에서 판단하는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였다.
이 내용까지 모두 모아서 은행본사에 민원을 넣었고, 처음 통장을 개설한 은행의 지점장이라는 사람에게 사과를 받고 바로 한도제한은 풀렸다.
알게 된 것: 사람은 실제로 자기에게 피해가 올 것이라는 것이 예상되면 비로소 움직인다.
판매라는 행위
나는 어리석게도 제품을 만들 때, 원가율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원가를 높인 좋은 제품을 만들고자 하였다. 좋은 제품은 소비자들이 알게 되고 재구매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에서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런 것들은 하등 필요가 없으며, 제품의 원가를 10% 부근까지 낮춰버린 후, 판매가의 50%가 되는 부분을 광고비로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짓거리를 하기 위해서는 나의 양심적인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제품을 만들 때도 원가율을 10%에 근접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면의 자존심 아니 양심이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였으며, 제품은 판매가 되어도 수익보다는 원가만 돌아오는 상황이다.
이것은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판매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타인이라고 생각하며, 소비자들이 제품의 효용성을 판단하는 부분이 좋은 원료, 좋은 재료뿐만 아니라, 보이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을 말로 표현하니 숫자로만 표현이 되는데, 쉽게 다시 풀어서 이야기하면 이렇다.
현대 사회는 거의 모든 제품이 OEM 기반하에 생산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공산품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이 된 후 국내로 반입되는 과정이며, 내가 하는 건강식품의 경우 원료는 대부분 수입돼서 만들어지며 원료의 단가는 전체 완제품의 1-2%에 해당된다. 그리고 패키지, 디자인 등이 완제품의 10% 정도가 되고, 생산 노무비 단가 등이 모두 합쳐져 판매가의 15~25% 정도를 형성한다. 이때 쿠팡에서 판매를 된다 가정을 하면, 쿠팡의 수수료는 11.8% (VAT 포함)이고, 택배비가 포장비와 박스비 등을 모두 합쳐 건당 4,000원 정도가 된다. 그리고 쿠팡의 광고는 ROAS가 250~500% 정도 되니, 마케팅 비용은 다시 말해 판매가의 20%~50%가 되겠다. 제품의 판매가가 1만 원이라 가정하면, 수수료는 1180원, 원가는 25% 기준 2500원, 택배비는 4천 원,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7680원이고, 남은 것은 %로 23% 다시 말해 평균 ROAS가 400%라면 수익이 발생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물론 ROAS가 400%가 나오기는 매우 어렵다.
알게 된 것: 제품의 원가적인 측면과, 소비자의 니즈가 어느 정도 부합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며, 이것은 원가, 광고비 판매가 모두 조율된 값이어야 하며 전체적인 모든 것이 부합하여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원가를 최대한 낮추면 된다라고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생각하지만, 원가를 최대한 낮춘다면 재구매율은 오히려 떨어지게 되므로, 어느 정도의 적성선을 유지하여야 하는데 이것이 어렵다.
사업이라는 것
Zero to One이나 기타 이와 유사한 창업 서적을 보면 integrity가 어쩌니, 앙트레프레너십이 어쩌니 하면서 이상적인 것만 떠들어대는데 실상 사업은 자본을 1년에 얼마큼 돌렸는가가 매출이 되는 것이고, 이때 돌리면서 은행이자 보다 높은 수익을 달성했을 경우 순이익이 높다고 한다. 그러니까 아주 쉽게 말해서 20억을 다 써버려서 물건을 구매하고 그 물건을 25억에 팔았다고 가정하자. 이때 매출은 25억이 되고 순이익은 5억이 된다. 이것을 1년간 4번을 더 반복했다고 가정하면 1년 매출은 100억, 순이익은 25억이 되며, 직원들의 월급과 각종 고정 지출을 제외한 나머지 순이익을 다시 20억에 합쳐서 25억을 만들고 그다음 해에 1년간 4번을 반복했다 가정하면 다음 해 매출은 늘어나겠다. 이때 어떠한 행위를 통해서 자본을 굴릴지가 사업의 목표가 되는 것이고, 여기에 고귀함은 없다. 양심이며 뭐며 이러한 것들은 나중이야기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생각하던 사업은 자본이 최소한 10억은 있어야 했으며, 사업을 할 때 투자를 받는 투자자들의 기만적인 행위를 보고 투자를 받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은 미친 소리였다. 자본금 3500으로 시작했는데, 이것을 돌려서 10% 이상의 수익을 만들었다 해도, 이것을 5번이나 반복했다 해도, 사업은 애초에 돌아가지 않을 구조였다. 계산하기 쉽게 5천만 원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 가정하자. 5천만 원을 매출이익 20%가 되게 돌린다 치면, 1회 1천만 원이 남고, 5회 5천만 원이 남는다. 여기에 대표자의 인건비는 없다. 대표자가 인건비를 5천만 원을 갖는다 가정하면, 1년에 5천만 원을 10번은 돌려야 한다는 말이며, 이것은 제품을 1회 생산하여, 생산수량 5천 개가량을 한 달 만에 모두 소진하여야 한다는 것이 되며, 하루에 150개는 팔아야 된다는 말이다. 처음 만든 신생 브랜드가 하루에 150개를 팔 수 있을까? 가능하다. 월 5천만 원 정도를 마케팅 비용으로 쓰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난 그럴 정도의 돈은 없었고, 겨우 1년에 5천만 원을 한번 정도 돌리는 수준이었다.
알게 된 것: 보다 촘촘하게 알 수 없는 부분까지의 경우의 수를 찾고 그 경우의 수에 대한 해답까지 작성을 해 두어야 했다.
사람이라는 것
명함이 주는 무게는 생각보다 크다. 모르는 사람이 날 바라보았을 때 날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명함 밖에 없다. 그 회사의 규모가 얼마나 되고 거기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가 날 정의하는 것이지 암만 내가 뭘 했다 떠들어봐야 지금 현재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보잘것없는 회사면 나 또한 보잘것없이 본다.
그러므로, 창업 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나의 명함이 바뀌어버리니 날 보잘것없이 보며, 이때 별가지 생각이 다 든다. 내가 이용대상이었나 싶으면서도 잘 나가는 척 거짓말을 했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별 미친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기를 쓰고 창업경진대회에서 상을 받고자 노력해서 상을 받았지만, 그때 사람들은 상금이 얼마냐며 밥을 얻어먹을 생각을 한다. 간사하고 더럽고 치사한 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누군가가 내가 가진 게 없을 때 내 옆에 있는 게 진짜 내 사람이라고 말을 했지만 이것도 물론 맞다 하지만, 내가 잘 되었을 때도 내 옆에서 그냥 그 자리에 있던 사람 또한 내 사람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 있어서 내 사람이라는 정의 자체가 과거랑은 달라졌다. 그냥 해를 끼치지 않을 수준의 사람이다.
알게 된 것: 아직까지도 이것은 답이 없고, 애초에 답을 찾고자 노력하지 않았기에 알게 된 것은 없으나, 다만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은 알겠다.
여기까지가 내가 버티면서 알게 된 것이며, 이것을 마지막으로 버티면서 알게 된 것은 쓰지 않으려고 한다.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꽤나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것이며,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며 그때의 감정이 같이 떠올라 고통스럽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그럴듯해 보이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것을 듣고 싶어 하지 패배자의 진심 어린 이야기는 헛소리로 치부한다.
이것을 써 내려가며, 과거의 무능하고 멍청한 연구소장이나, 여러 상처를 주었던 교수새끼들이나 모두 죽었으면 좋겠다는 과거의 생각이며, 현재는 다들 먹고살라고 아등바등 열심히 살면서 나까지 어찌하긴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다. 어찌 되었든 그냥 다 죽었으면 좋겠다.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던 최근 1년 6개월이며, 그간 어깨까지 내려오게 치렁치렁 길렀던 머리는 잘랐으며, 소중하게 길러오던 콧수염까지 잘랐다. 내가 편한데로 입던 옷은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으며, 보여지는 부분이 거의 전부이며, 그러한 부분에 투자를 할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아직 마음속 어느 한곳에는 그때의 순진했던 내가 아직 있으며, 언제 시간이 될 때 다시 나와서 나를 나로서 만들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