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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키드니 May 13. 2024

땅콩을 갈면 버터가 된다는 믿음

버터는 식용유의 일종으로 우유 속 지방을 모아서 고체 형태로 가공한 것이다. 땅콩버터는 견과류 버터의 일종으로 땅콩 속 지방이 모아서 만들어진다. 


몇 년 전 외국 유튜브를 보다가 견과류 버터를 만났다. 아몬드를 갈면 아몬드 버터가 되고 캐슈너트를 갈면 캐슈너트 버터가 된다. 딱딱한 견과류가 부드러운 버터가 된다니 마법 같았다. 일단 믿고 따라 해보기로 했다.


견과류 버터 만들기  

일단 넉넉한 양의 아몬드를 구워서 준비한다. 구운 아몬드를 블렌더에 넣고 버터가 되기를 기다린다. 기계의 힘을 빌어 힘껏 갈아준다. 딱딱했던 아몬드가 순식간에 가루가 되었다. 기계가 돌아갈 수 있도록 알뜰 주걱으로 아몬드 가루를 한데 모은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아몬드는 지방을 배출하기 시작한다. 스스로 뭉쳐 버터가 만들어진다. 이때 고소한 맛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소금을 한두 꼬집 정도 넣어준다. 다만 100% 아몬드로만 구성된 견과류 버터는 뻑뻑해서 발림성이 떨어진다. 올리브 오일이나 올리고당을 넣어 부드러움과 맛을 추가한다. 아몬드를 갈아 버터를 만들어 본 이후로는 자신감이 생겼다. 


'하면 되는구나!' 


다음에는 캐슈너트를 갈았다. 캐슈너트를 갈아 만든 캐슈너트 버터는 아몬드 버터에 비해 부드럽다. 캐슈너트가 아몬드에 비해 탄수화물, 지방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는 캐슈너트 버터를 주로 만들었다. 이제는 아몬드와 캐슈너트를 섞어서 만든다. 뻑뻑한 아몬드 버터와 부드러운 캐슈너트 버터의 조합으로 다른 첨가물 없이도 발림성이 괜찮다. 나만의 견과류 버터가 완성된다.  


 

땅콩버터가 의외로 건강에 좋은 이유   

나는 주로 아몬드나 캐슈너트를 이용해서 버터를 만들지만, 원조는 땅콩버터다. 땅콩버터가 유명한 이유는 다른 견과류에 비해 땅콩의 가격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느낌과는 달리 땅콩버터는 건강한 식재료 중 하나다. 연구에 의하면 땅콩버터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게 보면 두 가지다.  


1. 혈당 스파이크 잡는 땅콩버터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 의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올리는 식빵과 오렌지 주스를 먹을 때 땅콩버터를 바르면 혈당 스파이크가 줄어들고 혈당 변동이 완만해졌다.  


2.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땅콩버터 

비만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아침으로 땅콩이나 땅콩버터를 먹으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GLP -1 이 더 많이 분비되었다.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주어 식단 조절하는데 유리하다. 


왜 견과류 버터여야 하는가?   

땅콩버터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버터가 아니라 땅콩에 있다. 땅콩을 비롯한 견과류를 챙겨 먹는 것은 건강한 습관 중에 하나로  당뇨 조절, 심장혈관 질환 질환을 예방한다. 단백질, 불포화 지방산, 식이 섬유가 풍부하다. 견과류보다 견과류 버터가 좋은 점은 편리성에 있다. 기존에 먹던 음식에 한 스푼만 더하면 된다. 먹던 빵에 발라 먹거나 먹던 사과에 찍어 먹는다. 매일 먹던 음식이 땅콩버터와 만나면 고소함이 추가될 뿐 아니라 건강한 여러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견과류 버터 활용법 

1. 야채 스틱 쌈장 대신 견과류 버터 

내가 견과류 버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야채 스틱 먹을 때이다. 냉장고에 잠들어 있던 야채를 썰어주고 견과류 버터를 찍어 먹는다. 간식으로 입이 출출할 때 식욕을 억제하기에 그만이다. 건강한 술안주로도 추천한다. 


2. 피넛버터 바나나 아보카도 주스

견과류 버터 만드는 과정 매우 간단하지만 뒤처리는 좀 귀찮다. 설거지 때문이다. 믹서기 블랜더 곳곳에 견과류 버터가 끼어 있다. 양도 상당해서 그냥 버리기는 아깝다. 이때 믹서기에 남은 견과류 버터를 활용하고 설거지도 깔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유와 아보카도, 바나나를 넣고 스무디를 만드는 거다. 달콤한 바나나와 부드러운 아보카도 우유의 만남에 견과류 버터 한 스푼으로 고소함이 추가된다. 맛은 물론이고 단백질, 지방이 풍부한 든든한 영양 간식이 완성된다. 무엇보다 믹서기에 남은 견과류 버터가 스무디 속으로 들어가니 설거지하기가 수월하다. 



3. 월남쌈 땅콩 소스 

월남쌈 땅콩 소스 역시 견과류 버터로 만들 수 있다. 레몬즙과 올리고당, 간장으로 새콤 달콤함을 추가한다. 땅콩버터 3 큰술 (무염), 레몬즙 1 큰술, 간장 1 큰술, 올리고당 1 큰술 (취향에 맞게 가감), 다진 마늘을 넣고 잘 섞어준다. 물을 넣어가며 농도를 맞춘다. 


이외에도 빵에 발라 먹거나 쌈장, 비빔장에 한 스푼씩 넣으면 별미다. 


견과류를 갈면 버터가 된다는 믿음 

세상에는 믿고 따라 해보라는 말들이 넘쳐난다. 믿음은 행위로써 증명된다. 모든지 직접 해봐야 안다. 딱딱한 견과류가 부드러운 버터가 되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갈면 버터가 된다는 믿음이 필요했다. 믿음이 현실이 되려면 직접 갈아야 한다. 


나에게는 몇 가지 믿음이 있다. 글을 계속 쓰면 잘 쓰게 된다, 실패는 나를 성공으로 이끈다,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고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믿음이다. 믿는데서만 그치지 않는다. 믿으면 행동한다. 견과류 버터를 갈았던 것처럼 계속 글을 쓰고, 수많은 실패를 하고, 운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 실행하는 만큼 내가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다. 믿고 일단 해보는 것. 내가 견과류 버터 갈며 배운 인생 가치다. 


오늘 내용을 영상으로 확인해 보세요.

https://youtu.be/Uf_jceNyybg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 저를 계속 글 쓰게 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 작가 소개 : 닥터 키드니

내과 전문의 & 워킹맘이다. SNS에서 내과 의사의 건강한 잔소리 채널을 운영하며 건강에 대해 잔소리한다. 저서로는 에세이 <봉직 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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