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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6. 2024
야채 과일 주스 '조금' 갈아드세요
조금 (단어)
명사 적은 정도나 분량
명사 짧은 동안
부사 정도나 분량이 적게
부사 시간적으로 짧게
쉽고 편하고 빠르게! 요즘 과일과 야채를 갈아먹는 주스가 인기다. 넣는 내용물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ABC 주스, CCA 주스, 몽땅 주스 등등. 야채와 과일을 갈아먹는 스무디는 야채 섭취량을 채워주는 건강 식단이다.
시간을 절약해 주는 스무디를 나도 종종 만들어 먹는다.
ABC 주스
ABC 주스는 사과 1개, 비트 1/3개, 당근 1의 비율로 물을 넣고 갈아서 먹는다. 비트 주스는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비트의 질산염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면 산화질소로 바뀌는데, 산화질소가 일시적으로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량을 증가시켜 혈압을 떨어뜨려주기 때문이다.
2018년도 Biomolecule 에는 비트와 고혈압에 관한 11개 논문을 분석한 연구가 실렸다. 이 논문에 의하면 비트주스를 먹었을 때 수축기 혈압은 5~10 mmHg, 이완기 혈압은 5~6 mmHg 가 감소되었다. 혈압이 감소함으로써 뇌졸중 위험은 14~38%,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1%, 전체 사망 위험은 7%나 감소했다. 논문에 의하면 비트 주스는 혈압이 다소 높고 체중이 좀 나가는 (과체중 BMI 25 Kg/m2) 중년 남성에게 더 효과가 좋았다. 그래서 나도 배 나오고 혈압이 있는 남편에게 종종 먹이곤 했다.
아보카도 바나나 주스
주로 시간이 없는 아침 시간에, 출출할 때 간식으로 이 주스를 먹는다. 얼린 바나나와 아보카도에 우유, 견과류 몇 알을 넣고 믹서에 간다. 아이스크림 대용으로 먹기에 그만이다. 함께 넣은 바나나의 단 맛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이 주스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초록색이라면 질색하는 편식 쟁이 딸아이 역시 집에서 만든 아보타도 바나나 주스는 곧잘 먹는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만이다.
과일 야채를 갈아서 주스로 먹으면 병이 낫고 건강해질 거라는 이야기는 곤란하다. 과일 야채 주스는 하나의 음식일 뿐이고 약이 아니다. 모두에게 건강한 식단도 아니다. 대표적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 콩팥병, 당뇨 환자에서 그렇다.
과일 야채 주스를 갈아먹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들
1. 만성 콩팥병
야채와 과일 주스를 먹으면 주스 종류에 무관하게 칼륨이라는 전해질을 많이 먹게 된다. 칼륨은 정상적인 콩팥 기능을 가진 경우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칼륨이 풍부한 음식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는다. 혈압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 하지만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칼륨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한다. 칼륨이 쌓여 고칼륨혈증이 발생한다. 고칼륨혈증으로 인해 부정맥, 심장마비가 발생해 위험해질 수 있다. 특히 사구체 여과율이 30 ml/min 이하 만성 콩팥병인 경우 야채 과일 주스는 독으로 작용한다.
2. 당뇨병
당뇨병 환자에게 과일 야채 주스는 함께 넣는 과일류가 문제가 된다. 야채 과일 주스에는 맛을 과일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과일에는 과당이 많이 있어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있다. 또한 씹지도 않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주스는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게 할 수 있다. 특히 섬유질인 건더기를 모두 버리고 즙만 짜 먹는 주스 형태는 심각하다. 과일 야채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섬유질 때문인데, 건강에 유리한 섬유질을 버리고 즙만 먹는 주스로 인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3. 급성 옥살산 신장병증
생 시금치, 비트, 근대, 라즈베리 등의 베리류, 통곡물에는 옥살산염이 풍부하다. 보고에 의하면 옥살산염이 풍부한 시금치, 근대, 브로콜리, 라즈베리 등을 갈아서 지속적으로 먹는 경우 콩팥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논문에 실린 정도로 매우 드문 케이스이긴 하지만 여러 문헌에서 지속적으로 보고하는 것으로 보아 그냥 지나칠 문제는 아니다. ( 자세한 사항은 이전 글 그린 스무디 먹고 발생한 옥살산 신장병증 참고 ▶ https://brunch.co.kr/@doctorkidney/164)
.시금치, 근대, 브로콜리, 케일, 비트, 라즈베리, 블루베리 등을 넣고 갈아서 매일 1리터씩 마신후 발생한 급성 옥살산 신장병증야채 과일 주스 조금 갈아드세요.
어떤 환자들은 건강에 좋다고 하면 꾸준히 그것만 먹는 성실함을 보인다. 몸이 좋지 않아서 빨리 먹고 몸이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너무 많은 양을 지속적으로 먹게 되면 탈이 나게 될 수도 있다. 건강한 식단에는 한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후루룩 주스로 마시는 것 대신 다양한 음식을 꼭꼭 씹으면서 얻는 건강 효과도 크다.
나는 야채 과일을 조금 갈아먹는다. ‘조금’은 양이 적거나 시간이 짧은 걸 말한다. 야채 과일 주스를 야채와 과일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으로써 종종 사용할 뿐이다. 때로는 꾸준히 성실하지 않은 태도가 필요하기도 하다.
▼오늘 내용을 영상으로 확인해 보세요.▼
https://youtu.be/d87UkoNIWJs?si=r8TGgqom37f_RXu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