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투쁠 한우 등심과 비슷하다
COVID19 이후부터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주식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주식 시장의 월평균 거래 대금은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30대 이하의 투자자 비중도 늘고, 여성 투자자의 비율도 많이 늘었습니다. 주식뿐만 아닙니다. 부동산, 코인, 채권, 금 등 많은 자산에 사람이 몰렸습니다. 전 세계인들의 건강을 한바탕 휩쓴 COVID19처럼 돈에 대한 갈망이 전염병처럼 사람들 사이에 번졌습니다. 돈에 대한 위상이 바뀌며 사회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평생직장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더 높은 임금을 위해 직장을 수차례 옮기는 일이 당연해졌습니다. 임금이 비교적 적은 소도시들에서 젊은이들이 떠나가고 임금이 적은 직장은 대도시에서도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듭니다. 돈으로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판단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제 우리의 삶 모든 부분에서 돈을 배제하고는 논하기 힘든 세상이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돈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막연하게 돈은 많을수록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돈이 왜 중요한지,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돈이란 무엇인지, 돈이 어떻게 행복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화폐라는 개념이 처음 생겼을 때, 화폐는 단순히 물물 교환을 대체하는 수단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금, 은과 같은 물질을 사용하다가 은화와 같은 동전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전은 중세를 지나며 지폐로 바뀌었으며 근대에 들어서는 은행 시스템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은행에서 막대한 돈을 개인과 국가에게 대출해 주며 현대의 자본주의가 가속화되었습니다. 돈은 점점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입지를 공고히 해나갔습니다. 이제는 돈은 단순히 물물 교환의 목적을 넘어서서 사회적, 정치적 흐름을 주도하는 개념이 되었습니다. 이 개념은 마치 하나의 종교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추구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윤리적 기준이나 도덕적 가치보다 우선시 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세계무역이 확대되며 돈에 대한 욕심이 유난히 많아진 것은 아닙니다. 돈에 대한 갈망은 고대 시대부터 지속되었습니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돈은 좋은 종이지만 나쁜 주인이다’라고 하며 돈에 대해 경계하였음에도 결국 로마는 부유한 계층의 과도한 부 축적과 사치로 멸망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고려나 조선의 말기에도 지나치게 부에 집착하는 관리들이 등장하며 그들로 인해 많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물질, 그중에서도 돈에 대한 만능주의는 언제나 인간을 현혹시켜 왔으며 그로 인해 수많은 부작용을 만들어왔습니다.
물론 돈은 사람이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돈으로 의식주를 해결하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살 수 있습니다. 돈으로 사치를 부릴 수도 있고 원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도 도와줍니다. 우리가 돈으로 해결하는 일들을 자세히 보면 그 목적은 하나입니다. 바로 행복해지기 위함입니다. 즉 돈을 행복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때로는 이런 관계를 잊어버리고 배가 배꼽보다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의 축적이 생존의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살기 위한 축적이 아닌 축적을 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입니다. 이들은 주로 돈에 대해 여러 가지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질 만능 주의를 앞세워 돈이 많으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고 심지어 가족 간의 관계까지도 해결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싫어하는 일을 하더라도 돈을 더 받으면 만족스러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은 SNS의 등장과 함께 더 빨리 남녀노소 모두에게 들불처럼 옮겨 붙고 있지만 잘못된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정반대로 오히려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돈의 특성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지방이 가득한 투플러스 등급의 한우 등심과 같습니다. 단순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이는 이 음식은 인간에게 필요한 단백질과 지방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구이로 먹어도 되고, 스테이크로 먹어도 되고, 카레나 스튜에 넣어 먹어도 되는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재료입니다. 지방의 감칠맛으로 인해 한번 먹으면 그 맛을 잊을 수 없고 계속 먹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렇게 지방이 가득한 고기만을 매일 먹을 수는 없습니다. 과도한 지방이 축적되어 세포, 혈관에 쌓이게 되어 비만,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질병이 생깁니다. 등심은 신체적 건강에 돈은 정신적 건강에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그 특성을 잘 파악해서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