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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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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스윗비 Feb 25. 2022

멋진 다람쥐 쳇바퀴

매일 저녁 딱 10분만 운동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100일만 해보면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하지만 100일은 무슨, 바로 다음날부터 매일매일 유혹에 빠지기 시작했다.

오늘만 쉴까? 오늘만 건너뛸까? 내일부터 다시 할까?


매일 비슷한 운동이 벌써부터 지겹게 느껴졌다.

단 10분인데도 왜 이렇게 귀찮은 것인지, 매일 운동하는 사람들이 새삼 존경스러웠다. 조금이나마 지루함을 떨쳐 보려고 TV를 틀었다. 그러다 우연히 황선우 수영 국가대표 선수의 인터뷰를 만났다.


시합 끝나고 한국 돌아와서 자가 격리할 때
운동 시작한 이후로 가장 많이 쉬었던 것 같아요.
불안감 없이 맘 놓고 쉬어보고 싶어요.


운동을 시작하고는 그렇게 오래 쉬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긴 휴가도 다녀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가족들과 길게 여행 가는 일. 쉴 때도 '운동 안 하면 근육이 줄어들 텐데...' 걱정이 되었다고 하니, 정말 엄청난 노력이 이 사람을 만들었구나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는 매일 연습을 주 6일 하고, 일요일 딱 하루를 쉰다고 한다. 운동이 아무리 좋아도 어떻게 매일매일 쉬지 않고 할 수 있을까? 휴가도 없이? 지겹지도 않을까?

불현듯 갑자기 세계적인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말이 떠올랐다.


"하루 연습 안 하면 나 자신이 알고,
이틀 연습 안 하면 아내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청중이 안다."


무언가 이루고 싶다면 다람쥐 쳇바퀴에 올라타야 한다.

그것이 글쓰기든, 운동이든, 요리나 연주이든, 시험 성적이나 그 무엇이든.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은 꼭 필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지겨워 보이고, 매일 같은 자리처럼 보이는 그 쳇바퀴가 사실은 열심히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라니.


쉬고 싶은 유혹을 이기고 오늘도 그 쳇바퀴에 용기 내서 올라가 본다.

다람쥐 쳇바퀴, 정말 멋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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