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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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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스윗비 Mar 30. 2022

10년이라는 시간

10년이면 3kg로 태어난 아이가 최소 하나의 언어를 습득하고 사칙연산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10년이면 그 초등학생이 성인이 되어 자기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10년이면 대학생이 학부를 마치고 석사, 박사까지 마칠 수 있는 시간이다.

10년이면 일반인이 의사가 되고, 전문의까지 될 수 있는 시간이다.


20대 때는 30대가 되는 것이 막연하게 불안했다.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라며 25세부터는 헐값이라나 뭐라나,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듣고 자랐던 나이라서 그랬는지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40대를 바라보는 30대는 기분이 사뭇 다르다.

얼마 전 유퀴즈에서 김나영 씨가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


30대 때 너무 힘들었지만, 40대가 된 지금 너무 행복해요.
앞으로도 더 멋진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어요.


또 70이 넘은 나이에 오스카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전 세계를 무대로 인터뷰하는 윤여정 선생님을 보고도 마음이 뭉클했다.

저렇게 멋지게 사는 40대 언니와 70대 선배님을 보니, 왠지 나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 같은 것이 스며든다.

내게도 멋진 40대, 그리고 더 멋진 노년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나도 같이 자랄 수 있다.


나의 10년은 앞으로 어떠한 10년이 될까?

분명한 것은 10년 동안 뭐라도 꾸준히 쌓아간다면 무엇이라도 되어 있을 거라는 점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는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가는 것이 그리 두렵거나 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혹시 아는가?

지금은 30초도 허덕이는 플랭크를 10년 후에는 3분, 아니 30분도 할 수 있을지.


10년 후 더 멋진 40대를 보내고 있는 나를 상상해본다.

그리고 더 멋진 할머니로 나이 먹은 모습도 그려본다.


참 설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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