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말자

by 닥터스윗비

요즘 네가 아파.

네가 아픈 일은 언제든 적응이 되지 않는 일이야.

출근해서도 마음이 뒤숭숭하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어린이집 친구가 폐렴으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혹시 너도 증상이 나빠질까 걱정이 돼.

그럴 때 내가 놓치면 안될텐데, 잘 지켜봐야할텐데, 하면서 신경이 곤두서네.

집에서 너를 돌봐주시는 외할머니에게 괜시리 자꾸 연락을 해보고, 노심초사 하고 있어.

그나마 아빠가 재택근무하면서 집에서 간간이 너를 봐줄 수 있어 참 다행이야.


매일 밤 아빠와 자는 것을 택하는 너이지만 요즘은 몰래 엄마가 새벽에 교대해서 같이 자고 있어. 밤새 네 이마를 만져보고, 몰래 해열제 좌약도 넣어 보고, 기침 때문에 깨면 안아주고 다시 눕히고를 반복하다보면 신생아 시절로 꼭 돌아간 것 같아.

내 팔보다 작던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컸을까, 시간이 참 느리면서도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느껴.


요즘은 코로나 확진자도 하루에 몇 십명씩 나오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너의 코를 무자비하게 찔러 코로나 검사를 해야만 했어. 환자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일도, 너에게 하려니 참 마음이 아프더구나.


네가 아프면 코를 빼야 할때, 검사를 해야할 때, 스프레이를 뿌려야할 때, 너를 억지로 잡고 있어야 하는 일이 참 많아. 너는 힘이 갈수록 세지고, 덩달아 나도 너를 세게 잡아야 해. 그럴 때마다 내 아이가 아니다, 약한 마음을 굳게 다지며 너를 꼭 붙들어보지만 금방 미안한 마음이 몰려와. 너무 세게 잡은 것은 아닐까, 무서웠진 않았을까, 너를 안고 토닥이며 달래주게 돼.


잘 먹던 약들까지 모두 먹기 싫다고 버티는 너

하루 종일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너

그러면서도 책 읽어달라고 같이 놀자도 달려오는 너


사실 나도 체력이 부치고 참 힘들지만, 누구보다 아픈 네가 가장 힘들겠지?

엄마가 더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참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네.

시간이 해결해줄거라 믿어, 무사히 이 시기를 또 지나자.


사랑해, 우리 딸.


2022년 3월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형님반에 간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