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터튜브 Oct 30. 2022

크리에이터분들, 눈탱이 맞지 마세요.

  크리에이터 분들 중에서는 눈탱이 맞으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은 분들이 그렇죠. 영상은 많이 만들었어도, 살면서 계약서를 본 적은 많이 없으니까요. 부모님들도 미디어 쪽 관련 계약서를 보신 분이 드물고, 크리에이터 기반 시장이 생긴지 10년도 안되었습니다.

  크리에이터 분들 눈탱이 맞는 것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첫 번째로는 파트너 계약입니다. 크리에이터의 파트너십 계약은 크리에이터 본인(사람)과의 계약이 아닌, 유튜브 ‘채널’과의 계약입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분들은 엔터테이너죠. 그리고 이런 엔터테이너 사업에는 크리에이터 분들보다 먼저 발달한 사업이 있습니다. 엔터 사업, 즉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이죠.


  연예인은 대한민국 현행법상 ‘대중문화예술인’입니다. 드라마, 뮤지컬, 연극 영화, 음악 등을 매체(TV, 라디오, 공연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로애락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즉 연예인 소속사는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과의 계약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 분들의 계약은 사람과의 계약이 아닙니다. 크리에이터가 이제까지 운영해 온 ‘채널’과의 계약입니다. 그래서 ‘MCN(Multi Channel Network)’라고 부르는 겁니다. 채널과의 계약이니, 채널에 기반하지 않는 비즈니스 활동과 대외 활동은 당연히 크리에이터 파트너십 계약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지 않도록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예인과 크리에이터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연예인은 키울 때 엄청난 투자 비용이 듭니다. 특히 아이돌은 수년 동안 연습생 시절을 거치죠. 그러니 연예인 소속사는 강제성을 띨 수밖에 없어요. 오프라인 행사도 많이 다닐 수밖에 없고요. 리쿱해야죠.

  반면 ‘크리에이터를 키운다?’라는 말은 못 들어 보셨을 겁니다. 크리에이터 분들은 자체적으로 큽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영상을 만들고, 초반에 모든 것을 본인 혼자 알아서 했죠. 그래서 ‘1인 미디어’라고 불리는 겁니다. 그러니 크리에이터 파트너십 계약은, 연예인 계약에 비해 강제성이 없는 느슨한 계약이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다만 크리에이터 파트너십에 계약금을 주는 구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광고 독점권을 기반으로 하죠. ‘다른 곳과 하지 말고 우리에게 너 채널을 영업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한을 달라’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해당 채널이 광고 세일즈가 잘 될 것이라는 뜻이기에, 크리에이터 혼자 광고 영업과 실행을 하기 어려우신 분들은 MCN에 들어가라고 말씀드립니다. 광고 관련 모든 일은 MCN에 맡기고, 크리에이터 본인은 콘텐츠만 만들면 되니까요.


   다만 계약금을 주는 계약이든지, 일반적인 계약이든지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해당 채널과 본인이 만든 콘텐츠는 절대적으로 크리에이터 본인 소유입니다. 소유권을 건드는 순간, 그 계약을 절대 하면 안 됩니다. 몇 해전에도 일부 MCN이 크리에이터 채널을 뺏어가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죠. 그런 계약을 하는 순간, 본인이 일구어왔던 모든 것들을 한순간에 송두리째 뺏기는 겁니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소유권을 가져와도, 해당 크리에이터가 없다면 채널이 유지될 수가 없어요. 그런 계약을 해서 소유권을 가져와도, 하나도 쓸모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해당 크리에이터가 해당 채널에 안 나오는데, 기존 팬들이 볼까요? 안 봅니다. 

 예외적인 케이스가 있긴 합니다. 제작사 혹은 MCN 들과 채널 오픈부터 같이 한 거죠. 구독자 0명부터 전체적인 컨셉을 논의하고, 제작까지 다 해줬다면, 해당 채널은 공동으로 소유하는 게 맞습니다.
 
  두 번째로 눈탱이 많이 당하는 부분은 ‘광고 단가’입니다. 일부 대행사들이 크리에이터 분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보면, 도떼기시장 같습니다. 누가 더 싼지 따지고, 한 명 한 명이랑 엄청나게 흥정합니다.

 “200만 원 가능하세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럼 220만 원 어떠세요?”
 “죄송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300만 원! 300만 원에 광고하시죠!”
  이런 느낌입니다. 심지어 계속 거절하면, ‘앞으로 광고하기 싫으세요?’라고 협박하는 대행사도 봤습니다.


  그러니 잘 모르는 크리에이터 분들 입장에선 눈탱이 맞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크리에이터 분들의 단가는 현재 구독자별로 대략적인 금액이 있고, 카테고리나 평균 조회수의 차이로 단가가 플러스 마이너스 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 없이, 중간에서 많이 남기기 위해 단가를 후려치는 대행사들이 있습니다.

  특히 틱톡에서 넘어오신 분들이 후려치기를 많이 당하기도 하죠. 틱톡은 영상 제작이 쉽고, 플랫폼에서 직접 영업하기 때문에 단가가 좀 싼 편입니다. 그러니 틱톡에서 넘어와서 쇼츠 위주의 채널을 운영하는 분들은 ‘유튜브 광고 단가’에 대한 감이 없으신 편이죠.


  이런 상황에서 크리에이터 분들에게 눈탱이 안 맞기 위해서는 ‘딱 본인의 정단가를 정하시고, 어떤 상황에도 절대 네고 해주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립니다. 안 팔리면, 안 팔리는 것이라 생각하시고요. 어차피 대부분의 광고 영상은 조회수가 잘 안 나와서, 채널에 데미지를 입힙니다. 그러니 채널을 좀 더 빠르게 키우고, 더 높은 단가에 팔면 됩니다. 어차피 채널만 짱짱하면, 광고는 알아서 들어오게 되어 있어요. 중요한 건 ‘브랜드 → 대행사 → 크리에이터’ 구조 속에서 눈탱이 당하지 않는 겁니다.


  사실 이런 주제가 민감할 수도 있어서 글을 쓸까 말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전 크리에이터 분들이 노력한 대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채널의 초기 컨셉부터 영상 하나하나의 기획까지, 채널 운영을 안 해본 사람은 모르거든요. 그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를요.

  그러니 오랜 시간 애지중지 키워온 유튜브 채널을, 잘못된 파트너십 계약으로 소유권을 뺏기거나, 채널을 통해 보유하게 된 매체력을 후려치기 당해서 싼값에 제공하면 안 되겠죠?


 유튜브 크리에이터 기반, 디지털 광고 시장이 오래되지 않아서 생긴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직 시장 자체가 미성숙해요. MCN 사업보다 오래된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도 아직까지 소속사의 갑질 논란이 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그러니 크리에이터 분들도 눈탱이 안 맞는 법을 공부하셔야 합니다. 더불어 이 글을 보시는 업계 관계자분들도, 건강한 시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면 좋겠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402577

이전 22화 유튜브, 내 영상 부당하게 가져간 놈들 이렇게 조지세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