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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러닝

by 다큐와 삶

[에세이] 러닝



나는 달리기를 하지 않는다. 시작부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제목은 러닝에 대해 쓰면서 나는 달리지 않는다. 그 대신 빠르게 걷기를 하면서 운동을 한다.


자신은 러닝을 하지 않으면서, 러닝에 대하여 글을 쓰는 이유는 그 모습이 그 자체로 멋있기 때문이다. 한창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 공원에서 걷는 운동을 할 때, 나는 러닝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구령에 맞춰 하나, 둘, 셋, 넷을 리듬감 있게 버티는 사람들이 있었다. 혹은 웃통을 벗고 마치 우리나라가 외국 인양 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여자 혼자 가볍게 머리를 찰랑찰랑 되게 묶고 뛰는 사람들도 보았다.


그들은 더워도, 추워도, 비가 와도 뛰었다. 나는 내 속도대로, 그들은 그들의 속도대로 뛰는 그 모습이 참 좋았다. 물론 나는 빨리 걷다가 조금 힘들면 느리게 걷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인생은 각자의 속도와 방향이 있다고 한다. 그들의 속도와 방향은 러닝, 나는 걷기인 거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저들도 나처럼 갈등을 할까? 걸으면서 생각에 잠겨 때때로 울기도 할까? 아님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서 웃기도 할까?


너무 다른 스타일의 운동이지만 운동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러닝과 걷기는 같은 지향점을 갖는다. 그것은 건강. 마음과 몸의 건강. 잡념을 줄여주고 세상의 모든 나쁜 기운에 대해 절망하지 않고 버텨내는 힘과 용기를 주는 그 무엇. 그렇게 나는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보다 체중이 어느 정도 줄면, 나도 러닝에 동참해 보고 싶다. 왜 내가 운동하는 공원에는 멋진 러너들이 많은지. 나이가 많건 적건 멋진 러너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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