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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큐멘투니스트 Jan 24. 2022

(소설) 꼬뮤니까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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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성과는?”

팔자걸음을 걷는 사내가 무테안경을 낀 사내에게 말했다. 무테안경 앞에 동희 노트북이 펼쳐져 있었다. 그 옆에는 양꼬치 식당 뒷문에서 수거한 동희 배낭이 놓여있었다.

“일단 메일 주소록은 모두 다운로드했습니다. 받은 메일은 전부 파기해버렸고요. 복구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듯합니다.”

“벌써? 빠르군.” 팔자걸음이 말했다. 이번엔 웃지 않았다.

“배낭에 노트북 외에 별 다른 것은 없었습니다만……”

팔자걸음이 무테안경을 쳐다보았다.

“네, 오래된 필름 카메라가 들어있는데, 필름은 없습니다. 대신 카메라 안에서 이런 게 나왔습니다.”

무테안경은 손에 들고 있던 작은 회로판을 팔자걸음에게 건넸다. 팔자걸음은 회로판을 눈에서 멀찌감치 떼고 올려다보았다.  

“이게 뭐지?”

“전자 회로 같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카메라에 넣은 것 같아요. 카메라는 구식인데 회로는 최신이 거든요. 조금 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일종의 전파 차단 장치 같습니다. 현재로선 전파에 반응한다는 것만 알아냈습니다.”

“이 정동희라는 자도 분명 연관이 있어. 오케이! 계속 조사해 봐.”

거무스름한 팔자걸음 얼굴에 다시 쓴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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