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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큐멘투니스트 Nov 25. 2021

(소설) 꼬뮤니까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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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검은 그림자는 키 큰 남자 모습을 했다. 검은 그림자는 언제나 말이 없었다. 이번에도, 그녀가 다가가자 검은 그림자가 뒤로 물러섰다. 차가운 기운이 밀려왔다.


이번엔 더 다가가리라, 말도 걸어보리라, 다짐하지만 마음대로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다리를 내려 보았다. 아장거리는 아기 다리로 변해 있었다. 더군다나 성글게 짜진 그물 위였다.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로 변한 그녀는 흔들리는 그물 사이로 빠지지 않으려 안간힘 썼다. 그사이 검은 그림자는 저만치 가버렸다.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구멍에선 어떤 것도 올라오지 않았다. 대신 눈물이 흘렀다. 답답함과 두려움도 눈물이 되었다. 검은 그림자는 벌써 점만큼 작아졌다. 그러다 사라졌다.


눈물이 서러움과 분노로 변했다. 홀로 남겨진 공허함으로 주변이 밝아졌다.


“헉헉헉”

매번 꾸는 꿈이지만 깰 때마다 나오미는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물론 눈물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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