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리즈] 겨울 - 붕어빵과 눈사람.

차가움 속의 따뜻함.

by dodamgaon

찬 바람이 매섭게 불던 겨울밤, 골목 어귀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붕어빵 굽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번지자, 작은 발걸음이 멈췄다.


“하나 주세요.”


갓 구워낸 붕어빵을 두 손으로 꼭 쥐자, 바삭한 소리와 달콤한 팥 냄새가 온몸을 감쌌다.

얼어붙은 손끝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듯했다.


그때였다.

멀리서 친구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야! 얼른 와! 눈사람 만들자!”


붕어빵을 한입 베어 물고, 따뜻함을 안은 채 달려갔다.

친구들은 이미 눈밭에서 굴린 눈덩이를 한데 모으고 있었다.

함께 눈을 굴리자, 작은 눈덩이는 점점 커져 커다란 원이 되었다.

볼은 빨갛게 물들고, 손끝은 얼얼했지만 웃음소리가 눈밭을 가득 채웠다.


마침내 눈사람이 완성됐다.


누군가는 목도리를 둘러주고, 또 다른 이는 장갑을 씌워주었다.

눈사람은 그 모습 그대로 친구가 된 듯, 묵묵히 웃고 서 있었다.


차가움이 몰려오자, 아이들은 두 손을 모아 입김을 불었다.


“호—, 호—”


하얀 김이 밤공기 속에서 피어올라 작은 구름처럼 모였다.


그 순간, 달빛을 받은 눈사람의 입가가 살짝 미소 짓는 듯 보였다.

붕어빵 반쪽이 눈사람 앞에 조심스레 놓였다.

차가운 겨울밤, 작은 숨결과 따뜻한 마음이 모여 하얀 세상을 환하게 밝혔다.




※ 작가의 말

겨울은 차갑지만, 작은 온기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붕어빵 한 입, 눈사람 한 미소. 그 안에 겨울의 따뜻함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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