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째주
부끄럽지만 이전까지 우리는 너무 다양한 고객들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했다보니 우리 고객이 어떤 규모의 회사에서 일하고 계신지, 어떤 직군인지 전혀 알지 못 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가입시에 필수로 입력해야하는 폼을 탑재했고, 비로소 충분한 모수가 모였다.
이번 주는 그렇게 모인 데이터셋을 하나하나 비교분석해서 상관관계를 뜯어본 한 주였다. 회사의 규모, 고객들의 직군, 회사의 산업군을 비롯하여, 제작한 콘텐츠 유형까지 전부 뜯어보고 나니 우리 고객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페르소나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고객들의 총 지속 개월수와 고객들이 어떤 콘텐츠를 제작했는지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우리 서비스를 퀴즈 빌더로 사용하다가 리서치용 폼으로 사용할 경우 리텐션이 유의미하게 상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비로소 우리 고객들이 누구인지, 어떨 때 우리 서비스에 가치를 느껴 처음 돈을 내고, 어떨 때 우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고객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게 되니 그로스 전략부터 모든 것들이 착착 도출되었다.
이제는 드디어 실행만 하면 되는 순간이 왔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순간이 드디어 왔다. 할 수 있는 것은 총동원해서 해낼 것이다.
아산 보이저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 되어 최대 8주, 20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마음 먹고 나서 설렘도 많았지만, 출장비를 비롯한 비용과 전략에 대한 걱정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큰 선물을 받은만큼 걱정보다는 설렘을 가득 안고 더 최선을 다 할 수 있게 되었다.
2분기가 시작되었다. 팀이 공유하는 명확한 목표는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을 했다. 정해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건 쉽다. 공부만큼 쉬운게 없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이 뛰어넘어야 하는 장벽은 흐릿하고 외부 요인에 의해 정의되지 않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회사가 되고 어떤 프로덕트를 만들것인지는 세울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생각한다. 시장에서 찾아내야 하는 답이다. 드디어 해냈어를 외치는 순간은 영원히 오지 않을거라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모멘텀과 성장을 혼동하는 것보다 모멘텀으로 성장의 부재를 가리려는게 훨씬 위험하다. 후자는 이러한 프로세스로 발현된다. 스타트업이 정말 집중해야 하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들은 대부분의 경우 너무 어렵고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실패는 너무 무섭다. 이 공포에서 도망치기 위해 일을 위한 일을 만들어내는건 너무 쉽다. 그래서 하면 나쁠 것 없지만 그닥 중요하지 않은 업무를 하며 끊임없이 바쁜 상태를 유지한다. 우리 모두 이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스타트업의 여정은 질문과 답을 동시에 찾아내는 것임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이 함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번주의 질문은 이 시장에 대해 우리 경쟁자가 보지 못하는, 스모어 팀만이 알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가였다. 시장에 한계가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또 다른 질문이다.
우리가 우리의 유저로부터 배운것들은 무엇인가?
나는 이게 우리가 유일하게 물어야 하는 궁극적 질문이라 생각한다.
유저 데이터는 너무나도 마법같은 존재다. 들여다 볼때마다 새로운 빛을 발한다. 정량적 데이터만 본다면 가설밖에 세울 수 없고 정성적 데이터만 본다면 확증편향에 빠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과의 소통은 고객에게 질문 한 무더기를 던지는게 아니다. 질문하고, 그들이 들려주는 답변을 고민하고, 이해하고,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후 그제서야 다음 질문을 고객에게 물어보는 과정이다.
날이 따뜻해지니까 산책나온 동네 고양이들과 자주 마주친다.
오늘은 GTP 기반의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름은 “Copilot Hub”(https://app.copilothub.co/)이다.
가끔 너무 길어서 읽기 힘든 문서들을 읽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GPT가 대신 읽어주고, 궁금한 점에 대해 GPT에게 질문하고, GPT가 답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GPT는 context에 대해 토큰 제한이 있어 긴 글을 GPT에게 계속 던져주면 GPT가 전에 보낸 부분을 “잊게” 된다.
오늘 소개할 이 사이트는 위에서 언급한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텍스트, 링크, PDF 등 여러 자료를 추가해서 대화할 수 있는 봇을 만들 수 있다. 자료에 대해 궁금한 점을 봇에게 질문하면 된다. 주어진 자료의 인덱스를 미리 생성하고, 질문을 받으면 그 질문과 연관된 부분만 찾아내서 GPT에게 context로 주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면 context에 대한 토큰 제한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만든 봇을 공개로 공유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만든 봇을 내가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이전에도 ChatPDF등의 서비스들이 있었지만, Copilot Hub처럼 여러 포맷을 지원하고, 서로 만든 봇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서비스는 없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여러 만들어진 봇을 사용해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의 책, 이메일, 담화 내용 등으로 만들어진 “Steve Mind”봇도 있고, YC의 <How to Start a Startup>로 만든 “Startup Launch” 봇도 있다.
1분기를 회고하고 2분기에 대한 목표를 팀과 함께 논의하면서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
회고를 통해 1분기 동안 내가 해왔던 업무와 마인드셋에서 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하며 더욱 목표 지향적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 특히 내가 일련의 업무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한다면 파편적인 결과물과 인사이트만을 얻어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그리고 2분기를 시작하면서 업무적으로도 점점 변화가 생길텐데, 이에 대해서 기대 반, 그리고 책임감 반으로 임하려고 한다. 더욱 빠르게 실행하고 지표에 기반하여 결과를 책정하며 반복될 수 있는 그로스를 실행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