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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팀컬쳐에 대한 고민

도다스러움은 무엇일까?

안녕하세요 도다라는 초기 스타트업의 아빠 곽도영입니다.


‘다움'과 ‘스러움'의 차이를 혹시 아시나요?


저희가 브랜딩을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던 책, <그래서, 인터널 브랜딩>에서는  ‘다움'은 대상에 대한 기대 수준과 자격이 충분함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실제 오리지널로서 특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인정하는 표현으로, ‘스러움'은 대상에 대한 유사성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닮아있음을 뜻하고, 닮아있지만 실제 오리지널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지난번 <첫 브랜딩>에서 ‘도다 다움’을 설정했죠,

그러면 이제 ‘도다스러운’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해요.


‘도다스러움'은 ‘도다 다움'에서 비롯된 행동이나 태도와 같은 ‘일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언어와 말투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방법부터 출퇴근 방식, 회의방식, 규칙 등을 포함해요.


오늘은 도다팀의 핵심가치 ‘사람중심’, ‘빠른 실험’, ‘좋은 질답’에서 비롯된 ‘도다스럽게 일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려고해요.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을까?

제가 팀원들에게 매월 급여일마다 장문의 편지를 써드리게 된 데에는 네이버 초기 멤버 8인의 사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어요. 조직문화가 정말 중요하고, 대표가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지를 제대로 설정하고 알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솔직히 와닿지 않았거든요.


‘나는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을까?’
'나는 어떤 회사에 다니고 싶을까?'
‘우리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이 고민을 하던 중에 네이버 초기 멤버 8인의 사진을 보게 됐는데, 너무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성공해서 명예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싸우고 고통스러운 엔딩을 보는 것을 저는 원치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와 동고동락 초기 멤버들이 이 회사의 여정이 끝나더라도 서로 웃으면서 보는 사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팀원들이 도다에서 함께 노력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들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도다스러움’은 이 ‘팀원의 행복’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어요. 각 도다 다움에서 비롯된 ‘도다스러움’을 소개합니다.


<도다스럽게 일하는 방법>


팀원은 장기적인 관계

도다팀은 팀원 간의 인정, 칭찬, 신뢰, 솔직한 피드백을 중시해요. TMI 10이라는 이벤트가 매주 2번씩 있는데요, 100분 100답과 같이 매번 주제가 있어서 팀원이 자신에 대해서 말해주는 시간이에요. TMI 10은 스몰 토크할 수 있는 ‘화제'를 공유하기 위해서 시작했어요.


자신의 TMI를 말하고 나서 TMI 히스토리에 기록을 하면 팀원들이 기억을 해서 관련해서 이야기를 꺼내기 쉽게 만들었어요. 새롭게 들어오는 팀원도 원래 있던 팀원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계절을 좋아하는 지를 빠르게 알 수 있어요.


그리고 THX10은 Thanks 10의 줄임말이에요. 한 주의 주인공을 정하고, 그 주인공에 대한 칭찬을 익명으로 도다 폼에 마음껏 입력해요. 그러면 매주 수요일 오후 1시마다 제가 DJ를 자처해서 팀원들이 보내준 메시지들을 읽어주고, 마지막에는 그 주의 주인공인 팀원을 연결해서 소감을 들어요.


본 투 고객

저는 ‘스타트업은 사람이 전부다’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해요. 대부분 이 말은 팀원들을 빗대면서 하는 말이에요. 팀원들 한 분 한 분이 최선을 다 해줘야 자그마한 어린아이 같은 회사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거든요. 팀원도 너무 소중하지만 저는 ‘사람이 전부다'의 ‘사람'에는 고객도 포함되어있다고 생각했어요.


저희의 존재 목적 자체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이에 대한 가치교환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잖아요. 그렇다 보니 고객을 위하지 않으면 우리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정말 자주 말해요. 그렇다 보니 저희는 고객 의견이 최우선이고, 기능 개발에서도 고객들의 피드백, 서베이, 인터뷰가 가장 중요한 데이터였어요.


그렇다 보니 포지션에 상관없이 모든 팀원이 한 달에 최소 한 번 정도는 고객 인터뷰에 참여해서 고객을 직접 만나요. 아직 작은 팀이어서 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고객을 만나고 온 팀원들의 눈이 더 반짝이는 걸 볼 때마다 저희만의 좋은 문화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질문할 때는 맥락을 설명해주기

저는 MBTI가 T여서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질문이 공격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하더라고요. MBTI가 F인 분들 입장에서는 “왜 이런 걸 물어보지? 따지는 건가?”라고 느껴진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생긴 문화인데, 질문을 할 때 어떤 맥락에서 상대방이 말해주는 정보가 필요한지를 말해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제가 뜬금없이 “00님, 혹시 00은 왜 00 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면 공격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는데, 설명을 처음부터 넣어서 “00님, 00 하는 데에 00님이 00을 00 하신 게 의도가 있는지 알아야 수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서요. 혹시 00은 왜 00 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라고 하면 공격적인 느낌이 없어진다는 거예요.


다른 뜻이 없었는데 팀원에게 상처를 줘서 억울한 T팀원들도, 갑작스러운 질문에 상처를 받는 F 팀원들도 행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었어요.


스스로 설득 가능하게

질문도 중요하지만 업무 요청도 중요하죠! 팀원에게 업무를 요청하기 전에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변해보면서 상황 맥락과 목적, 필수사항, 레퍼런스 등을 함께 설명해서 서로가 바라보는 곳을 동일하게 맞춰요.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나중에 발생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요.

 스스로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고민할 수 있도록 스스로 찾아보고, 공부하며 발전해나 가요. 저희만의 용어로는 트와일라잇이라고 하는데, 계속 스스로한테 질문을 던지고 답변하면서 길을 찾아나가는 연습을 하고, 매월 가장 좋은 질문과 답변을 해낸 팀원을 우승자로 뽑아요.

회의는 30분 안에

저는 회의를 항상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30분 이내에 답이 안 나오면 다음에 다시 하고, 끌지 않는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어요. 물론 가끔은 긴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제 경험을 반추하면 회의가 길어지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일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대표와 같이 권한이 큰 사람들에게 힘이 실려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는 구조가 될 수 있고, 그럼 팀원들이 이 회사에서 주도성을 가지고 일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회의가 정말 필요할 때만 있는 대신 준비과정이 상대적으로 고된 편이에요. 회의록은 반드시 최소 2시간 전에 주최자가 안건 작성을 완료하여 팀원에게 공유해야 하고, 팀원들은 찬찬히 읽어보면서 각자 안건을 추가하거나 질문을 남겨요. 회의 시간에는 모두가 회의 안건 이해한 상태로 참석하고, 하나씩 안건을 부러뜨려서 결론을 정리하고 대부분 20 만에 끝내요.


 30분 안에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방향을 바꿔서 결론이 나오기 위해 필요한 선행조건을 찾고 선행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액션들과 일정을 픽스하고 다음 회의를 잡아요. 이렇게 정해진 회의의 내용을 기반으로 팀원들은 월요일부터 한 주 동안 열심히 실험을 해보고, 액션을 취해봐요.


힘들게 기억보단 기록으로

저희도 처음에는 얼굴을 맞대고 회의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근데 분명 결론이 잘 나왔는데, 그 결론을 시간이 지나서 다시 돌아보면 서로 기억하고 있는 게 달랐어요. 그래서 저희는 우리의 기억력이 생각보다 너무 나약하니까 기록을 기반으로 소통하는 걸로 바꿨어요. 구글 독스로 모든 회의에 회의록을 만들고 모두가 발표자이자 서기가 돼서 누군가가 말을 해주면 요점을 정리해서 메모를 해줘요.


그렇게 진행하면서 결론이 나오면 회의록 최상단에 결론을 정리해놓고 모두가 동일하게 이해했는지를 확인해요.


내가 편한 곳에서, 내가 편한 시간에

이렇게 회의가 최소화되어있고, 특히 회의록 기반으로, 텍스트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니 팀원들은 화, 수, 목에 재택근무가 자율이어서 지옥철을 경험하지 않아도 되고, 장마에는 집에서 보송보송하게 일할 수 있어요. 일하는 시간도 코어 시간인 1시에서 5시만 빼면 언제 출근하고 퇴근할지 아무런 눈치를 보지 않아요.


이처럼 도다팀의 도다스러움은 ‘사람중심’, ‘빠른 실험’, ‘좋은 질답’이라는 도다 다움에서 경험적으로 생성됐어요. 도다 다움이라는 정체성이 없었다면 이런 문화는 지켜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 팀원들이 행복해하고, 도다팀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걸 보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감을 느껴요.

도다팀 첫 인턴 선님의 책선물

앞으로도 도다팀은 저희만의 문화를 지키면서 도다스럽게, 도다팀답게 일할 거예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꿈꿔왔던 몰입할만한 팀을 찾고 있나요?

전 세계 고객 경험의 상향평준화의 꿈을 당신과 함께 이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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