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에게 평생 친구라는 타이틀을 바라는 건 본인들의 의지가 아닌 부모의 바람이다. 하나 낳아 잘 키우자는 요즘 둘을 낳는 이유의 대부분은 50년 이상 후에 있을 부모의 장례식 또는 장례 후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100세 시대라지만 일찍이 장례를 치른 지인들이나 부모님의 건강이 안 좋아진 경험이 있다면 더욱더 아이가 혼자서 이 모든 것을 감당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또한 그랬다. 나도 남편도 형제자매가 있을뿐더러, 장례 이후를 생각했던 것도 있지만, 형제자매는 친한 친구와는 다른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끈끈한 무언가, 내 편이라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다면 자라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싸운다는 것이었다.
매일 싸우는 소리에 예민해지고 대체 언제까지 싸우는 걸까? 고민에 휩싸였던 어느 날 나를 되돌아봤을 때, 우리는 결혼 전까지 싸웠다. 이렇게 싸울 날이 최소 20년 이상 남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친구가 되기를 바랐으나 평생 웬수가 될 것 마냥 싸우는 자매, 종종 이 싸움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서 막막하고 그 감정선이 성인이 된 후에, 혹은 결혼 후에도 이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자매 싸움도 칼로 물 베기이다. 싸웠다가도 까르르 웃고 밖에 나가면 서로를 찾고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들. 싸움한다고 해도 마음의 기본을 사랑으로 무장하면 순간의 미움을 튕겨내 버릴 수 있다. 그렇게 언제나 결론은 둘 낳길 잘했다는 것이다.
평생 친구 예정인 현재 웬수와 친구 그 어딘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집 자매들, 그리고 자매 육아를 하며 다시 한번 엄마라는 경력이 신입이 된 것 같지만 초심의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하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