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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다로미 Jun 17. 2022

다롱이, 첫째, 언니

나도 언니는 처음이라

이름: 김다롱 (엄마의 애칭)

나이: 6살 (만 4살, 17년 6월생)

언니 경력: 3년 차

엄마가 보는 다롱이는?

천진난만함이 매력적이며 신체발달이 뛰어난 울음이 많은 여전히 아가미가 느껴지는 귀여운 우리 아가.




"안녕? 나는 다롱이 언니야."

 엄마 뱃속에 아기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다롱이는 27개월이었다. 쪼쪼의 신생아 시절조차도 잘 기억나지 않듯 이제는 다롱이의 어릴 적 모습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5살부터 아가 티를 벗으며 어린이가 되어가는 모습에, 그리고 언니가 되면서 다롱이에게 우리 집의 아가 타이틀은 사라졌다. 이제 25개월이 된 쪼쪼의 귀여운 행동과 말에 '다롱이는 어땠더라?'하고 사진첩을 뒤적여보니, 우리 집 아가로 통하는 쪼쪼보다 겨우 2개월 더 지났을 때 다롱이는 언니가 되었다.


 다롱이는 언제부터 언니라는 말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을까? 처음 아기, 동생이 엄마 뱃속에 있다는 걸 알았을 때만 해도 크게 관심을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다롱이의 언니다운 의젓한 모습은 바로 조리원에서 나와 처음 쪼쪼를 만나고부터였다. 휴대용 아기침대 위에 있는 쪼쪼를 보며 "엄마, 아기가 나 쳐다봐!"라며 혼자 까르르 웃던 다롱이. 말도 못 하고 울기만 하며 꼬물거리는 아가의 모습이 퍽 신기하기도 하고, 본인도 아기면서 아기 동생이 귀여웠나 보다. 자신을 언니라고 소개하며 환하게 웃던 다롱이였다.


 34개월, 또래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기저귀를 뗀 다롱이는 배변훈련의 성공 계기가 동생 쪼쪼였다. 둘째가 태어나면 둘 다 기저귀 차고 있을 상황도 상황이지만 신생아를 데리고 배변 훈련할 자신이 없어 임신 중에 배변훈련을 세 번이나 시도했지만 늘 실패였다. 그런데 쪼쪼를 만난 다롱이는 "나는 이제 언니야."라며 일주일도 되지 않아 기저귀를 뗐다. 이때부터 다롱이의 언니가 시작되었다.

 


"나도 엄마한테 아가잖아."

 할 수 있는 일이여도 엄마랑, 엄마가라고 말하던 다롱이는 언니가 되고부터는 언니라며 스스로 하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세 돌은 앞두었던 4살 다롱이가 그저 기특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느새 나도 모르게 다롱이가 스스로 하는 일은 점점 자연스러운 일이자 당연한 일이 되었다. 다롱이가 엄마를 불러도 "혼자 할 수 있잖아."라고 대답하게 되었고, 어떤 일이든 다롱이는 스스로 혼자 해야 하는 일이 늘어갔다.


 쪼쪼 돌 무렵까지 다롱이는 "엄마는 쪼쪼만 사랑해. 엄마는 쪼쪼만 안아주고!"라는 말을 자주 했다. 쪼쪼는 아직 아가라서 혼자서 걸을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어서 엄마가 도와주고 안아줘야 한다고 여러 번 설명해주었지만, 다롱이는 '그래도'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동생 아가에게 쪼쪼라는 애칭이 생겨나기 전, 나는 쪼쪼를 "우리 아가"라고 많이 불렀는데 한 번은 다롱이가 "엄마, 그럼 나는?"이라고 물었던 적이 있었다.

"다롱이도 엄마의 아가지. 다롱이는 언제나 엄마의 아가야"


그리고 시작된 다롱이의 퇴행. 그다지 심한 수준은 아니었다. 아기의 행동을 따라 하며 종종 기어 다니거나 쪽쪽이를 무는 정도였다. 또는 계속 안아달라고 이야기하거나 혼자서도 잘 먹던 밥을 먹여 달라고 했다. 심한 퇴행은 아니었지만 손이 많이 가는 아가를 돌보면서 다롱이의 퇴행을 받아주기에 나는 늘 지쳐있었다. "다롱아, 너 혼자 먹을 수 있잖아."라며 탓하듯이 향한 나의 말에 다롱이는 "나도 엄마한테 아가잖아."라고 대답했다.


 다롱이의 말에 나는 아차 싶었다. 쪼쪼 돌 무렵 다롱이는 세상에 나온 지 겨우 3년 된 아가였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둘째 어린 아가를 돌보느라 엄마의 눈으로 아가로서 대하지 않고, 내가 덜 힘들고자 작은 어른대하듯이 아이가 많은 것을 스스로 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엄마가 다롱이에게 하고 싶은 말

"엄마에게는 언니가 아닌 아가라는 것 기억할게." 

 엄마의 첫사랑 다롱아, 언니는 처음이라서 아직 아가인 다롱이가 언니 역할까지 하느라 너무 어려웠을 텐데, 지금까지도 너무 잘해주어서 엄마는 네가 너무 멋지고 자랑스러워.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부족한 게 많아서 우리 다롱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때도 많을 것 같아. 엄마에게는 다롱이가 아가니까, 언니로서가 아닌 아가로 대하도록 노력할게. 널 사랑한다는 엄마의 한마디에 진심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어주는 네가 있어서 엄마는 엄마로서 너무 행복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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