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며, 기억한다
그리워하며, 기억한다
뜨거운 바람이 어느덧 서늘하게 느껴질 때
도로를 달리는 차창 밖의 논밭이 황금빛으로 물들 때
은행나무길이 노랗게 물들으며 은행이 땅에 떨어지며 냄새가 날 때
딸아이가 좋아하는 사과가 빨갛게 물들었을 때
나는 이 계절을 항상 기다린다.
사계절 모두 각자의 장점을 뽐내며 지나가지만
그중에 나는 이 계절을 가장 그리워한다
그리워했다. 이 계절이 내 눈앞에 온 순간 나는 느낀다
내가 늘 그리워했다는 것을
어릴 때 큰집 뒷마당에서 밤나무의 밤송이를 털어 밤을 주웠던 기억
긴 시간 버스를 타고 큰집으로 향하던 기억
용돈을 받아 신났던 기억
울긋불긋 산으로 놀러 갔던 기억
은행잎, 단풍잎 제일 이쁘고 큰 것을 주워 책갈피에 고이 넣어둔 기억
나는 이 계절을 기억한다.
어릴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기억하는 이 계절을
나는 가을을 가장 추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