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알려준 사람
향기를 알려준 사람
아로마.
아로마 오일.
안방과 안방 화장실엔 페퍼민트 향,
거실 화장실엔 라벤더 향,
아이 방엔 유칼립투스 향.
나는 석고방향제 위에 아로마 오일을 2~5방울 톡톡 떨어뜨린다.
집에서 꿉꿉한 냄새가 느껴질 때면
온 집을 돌아다니며 향기를 묻히고 다닌다.
그러고 나면 어느새,
우리 집은 향기로 가득 찬다.
꿉꿉한 냄새도,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나쁜 생각들도
그 향기 속에 천천히 녹아내린다.
그의 첫 선물.
그것으로 인해 나는 변했다.
사실 나는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향수 하나 없는 삶.
향이 왜 필요한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 남자는 늘 이상한 목걸이를 하고 다녔다.
긴 갈색 끈에, 작은 유리병처럼 생긴 펜던트.
가까이 다가가면 낯선 향이 났다.
처음엔 그저, 묘하게 신경 쓰였다.
투박한 그 목걸이가 그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물었다.
“그거, 뭐예요?”
그는 웃으며 답했다.
“아로마 목걸이야. 두통 때문에 잠을 잘 못 자는데, 향이 도움이 된대서.
계속하고 다니고 있어.”
“아로마 목걸이?”
“응.”
“그렇구나…”
그저 궁금증이 풀려서 기분이 좋아졌다.
아로마가 뭔지, 라벤더 향이 어떤 건지,
두통과 불면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그날 처음 알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다시 만났다.
그는 여전히 그 목걸이를 하고 있었고,
그와 함께 희미한 라벤더 향이 내게로 스며들었다.
그와 거닐던 거리에서
우연히 아로마 펜던트가 가득한 작은 가게를 발견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내 손을 이끌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에게 선물해 주었다.
나만의 첫 아로마 목걸이.
긴 갈색 끈에, 갈색 유리 펜던트.
겉보기엔 여전히 투박했지만
내 상태에 맞춰 아로마 오일까지 정성껏 골라 담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라벤더 향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향을 맡을 때마다,
나에게 향기의 세계를 처음 알려준 사람,
지금의 남편이 떠오른다.
그의 첫 선물은 향기였다.
기억과 마음을
오래도록 따뜻하게 적셔주는
그리움 같은 향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