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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주 Nov 05. 2020

정말 우리만 돈이 없는 거였다.

코로나 경제 불황은 다른 행성 이야기인가, 


토론토 부동산 거품이 세계에서 3위라는 기사를 보았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은 직장을 잃어가고 나라에서 보조되는 지원금은 점점 제한이 있어지고 고갈되어 가고 있다. 분명 집을 유지하기 힘든 사람들이 모기지를 견디지 못해 마켓에 올려놓는 일이 부지기수가 될 것이고, 마켓은 바이어 마켓이 되어 넘쳐나는 매물 속에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원하는 가격에 탁! 살 수 있을 것이라 지난 4월 초쯤 예상하며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바이러스가 만들어가는 공황들이 누군가에겐 요즘 말로 줍줍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기회를 잡는 자들 중 우리도 커트라인 주변쯤 겨우 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다. 얼마 가지고 있지 않은 돈에 적지도 많지도 않은 인컴으로 도전이라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적어도 6개월 전 나의 시나리오는 그랬다. 가을 즈음(그러니까 지금 정도)엔 집도 보러 다니고, 모기지 금액도 알아보며 남의 나라에서 내 집 마련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상황은 완전히 역전해버렸다. 재택근무로 돌릴 수 있는 업종들은 죄다 Work from Home (재택근무) 제도로 바꿔버렸고, 다운타운이나 도심에 몰려있는 직장으로 출근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빽빽하게 모여있는 콘도가 즐비된 곳으로부터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재택근무로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갈까 의심했던 사업장들도 생각보다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서인지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 형태를 유지하겠다는 발표를 이어나갔다. 일주일에 한 건 정도의 미팅으로 사업체들도 비싼 다운타운에 렌트비를 내어가며 유지비를 들일 필요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번식력이 강한 바이러스를 피해 사람들은 콘도나 아파트형 주거형태에서 하우스, 그것도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지역의 하우스로 집을 구매해서 나가기 시작했다. 거기에 정부의 지원금, 모기지 6개월 유예 등 사회의 긴급 복지 지원책들이 쏟아지면서 하우스 구매를 부추기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경제가 올 스탑 되었다는 기사들과는 반하게 집 값은 작년 대비 (최소) 20% 정도가 올랐다고 한다. 20 퍼센트라면 감이 잘 올 것 같지 않지만, 웬만큼 살만한 타운하우스가 작년에 70만 불(6억 정도)이었다면 지금은 84만 불(7억 정도)은 줘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져서 마켓은 완전히 셀러 마켓으로 파는 사람이 양도소득을 짭짤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버렸다. 


사진 성주


아, 정말 우리만 돈이 없었구나. 



바늘구멍만 한 확률을 통과해서라도 나는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오리라 믿었건만, 부모 찬스는 전혀 없는 우리에겐 그 기회는 다시 한번 물 건너 가버렸다. 집 살 돈이 어딨냐며 앓는 소리를 내뱉던 이들도 하나둘씩 집을 알아보기 시작하고 대출 이자가 싼 김에 샀다는 둥, 렌트비가 아까워 샀다는 둥 배 아픈 소리만 해댔다. 돈이 없다 없다 하면 정말 없는 줄 알았는데, 다시 한번 느꼈다. 아, 우리가 정말 돈이 없었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더 돈을 모으는 사이 집 값은 분명히 또 오를 것이기에 지금이라도 살 수 있다면 사라는 의견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결국에 포기하는 길로 선택을 했다. 아니다 포기보다는 잠정 유예라고 해두자. 지금이 기회인지라 너도나도 달려드는 마당에 같이 달려들기엔 우리의 총알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억지로 받은 모기지를 감당할 자신도, 주식도 아닌데 괜히 고점에 물려 들어갔다가 지금도 푸어인데 리얼 하우스 푸어가 되어 몰락하는 길이 불 보듯 뻔해 보여서라고 해두고 말이다. (고단한 이민생활, 자기 미화 스킬은 끝없이 늘어만 간다.)


아니다 사실은 눈 깜짝할 새에 20퍼센트 올라버린 집 값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을 더 초라하게 만들어 한번 비벼볼 만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눈을 낮춰서 작고 좁더라도 내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이 맞을까, 억지로라도 대출을 갚는 사이에 집 값이 어느 정도 올라주지 않을까 기대해보지만, 너무 애쓰진 말자. 그래 운명이라면 나도 집을 살 수 있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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