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거스러미 굳은살
오늘의 글은 조금의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누군가 내 손끝에 주목하면 당황스럽다. 대부분은 놀라거나 걱정스러워한다. "손이 왜 이래요?" 숱하게 들어왔던 질문이지만 속 시원히 답하지 못했다. 21년 동안 손톱을 뜯었으나 나는 내 손이 이 모양 이 꼴인 이유를 아직 잘 모르겠다.
내 손과 관련된 가장 오래된 기억은 내가 5살 때 있었던 일이다. 이빨 자국이 나서 톱니바퀴처럼 일어난 내 손톱을 보고 엄마가 울음을 터뜨렸다. 어른이 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으므로, 나는 갑자기 빨개진 엄마의 코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엄마가 그렇게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했던 이유는 당신도 30년 동안 손을 뜯어왔기 때문이다. 엄마는 당신의 '못된 버릇'을 어린 내가 그대로 따라 해서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5살의 나는 특출 나게 크고 두꺼운 앞니를 가졌고, 그 굴삭기 같은 이로 아무거나 파내 버리고 싶었을 뿐이니까.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손을 뜯는다. 처음에는 이의 모서리를 이용해서 거스러미를 절삭했으나, 손톱깎이라는 도구를 학습하고 나서는 정말 여러 가지를 사용한다. 모세 혈관을 터뜨리지 않도록 예리하게 또 절묘하게 집도한다.
초등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 내 손에 대해 물으면 '비타민 A가 부족해서 그래'라는 대답을 하곤 했다. 스펀지에서 봤던 잡지식이었다. 나는 어렸지만 손을 뜯는다는 행위가 나의 정신적 부족함과 쉽게 연결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비타민'이라는 단어로 엉망이 된 나의 손을 최대한 중립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훌륭한 과학 사기꾼의 자질이 보였다.
손을 뜯으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당황하게 된다.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야 해서 까만 잉크를 머금은 솜에 열 손가락을 눌렀다. 잉크가 덕지덕지 붙어 이빨 자국이 난 내 손끝이 더 끔찍하게 보였다. 지문을 찍었으나 당연히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지문이 좀 안 좋으세요?" 동사무소 직원이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주민등록증은 어떻게든 발급받았지만 나는 범죄를 저질러도, 실족사해도 지문으로 신원을 인식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항상 손끝에는 빨갛게 피가 몰려 있고, 하얀 거스러미 몇 가닥이 촉수처럼 일어나 있다. 거스러미가 툭 건드려지면 뿌리채소처럼 자리 내린 신경이 울린다. 이렇게 손끝이 예민하면 섬세한 작업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내 손끝을 노출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에 계속 손을 부산스럽게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내 손에 이목이 집중되는 일을 할 때, 예를 들어 비즈를 꿰거나 신발끈을 묶어야 할 때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남에게 평생 내 손끝의 잔상만을 보여줄 수는 없다.
곤혹스러운 건 다른 사람이 '손이 왜 그래?'라고 묻는 말이고, 더 곤욕스러운 건 거기에 답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우울하고 불안해서'라고 답하기엔 나는 딱 인류의 평균치만큼 우울하고 불안하다. 게다가 나는 최고로 행복할 때도, 주변 소리가 멎어버릴 정도로 집중했을 때도 손을 뜯는다. 손을 뜯는 것은 숨 쉬는 일과 같아, 나도 모르게 일어나기도 한다. 어느 순간, 검지와 중지는 피가 방울방울 맺히는 고장 난 수도꼭지가 되었다.
나는 나를 소중히 하지 않는 것인가? 불필요하게 손이 불타는 고통을 겪게 하고, 일상에서 곤욕을 치르게 하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자신을 둘로 나누어 하나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주체가 되고, 다른 한쪽은 사랑받는 객체가 되는 사고방식을 배우지 못했다. 혹은 나는 이미 사람이 둘로 나뉘는 이인증을 오래 겪었고, 주체인 나는 이미 잡아 먹혔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내 손끝에 맺힌 자기 연민은 날아간 지 오래다. 오히려 이 버릇이 지구가 돈다는 사실만큼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열 손가락 중 하나에게 미안함을 표현해야 한다면, 중지에게 해야겠다. 연필이 닿는 동그란 살을 오랫동안 뜯어왔다. 피부의 육각형 조직은 이제 더 이상 관찰되지 않고, 둥글게 뭉친 굳은 살만 보인다. 그 부분을 건드릴수록 조직이 더 딱딱하게 결착했다. 이제 얇게 뜯어진 중지의 굳은살을 보면, 피부라기보다 투명한 플라스틱 같다. 21년 동안 뜯은 굳은살을 쌓아 올리면 중지보다 더 길어질 것이다. 밀푀유처럼 쌓아 올라갈 텐데, 아마 내가 살아 있는 한 계속 길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