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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시탐탐 Aug 19. 2021

다시 또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 남과 여 사이의 '거리'


사랑받고 싶어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나를 사랑해?'라고 묻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

상처 받고 싶지 않아

'나를 사랑해?'라고 묻기 전에

그 사람으로부터 한 발자국 물러섰다.


사랑받고 싶어

상처 받지 않을 만큼의 거리가 되기까지

그 사람과 아주 조금씩 천천히 거리를 두었다.


사랑받고 싶어

거리를 두었는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거리가 되었을 때

나는 그 사람의 사랑이 더 이상 궁금해지지 않았다.


그렇게 이별했다.




남녀관계란 게 참 신기하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던 두 사람이

'연인'이되기로 한 순간부터

30년을 함께 산 가족보다

10년을 알아 온 친구보다

가까워진다.


전혀 좁혀지지 않을 것 같던 거리가

'연인'이라는 울타리가 씌워지는 순간

순식간에 좁혀진다.

그리고 익숙해진다.


그런데 결코 멀어지지 않을 것 같던 그 거리도

'연인'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순간

함께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

어제 만나 사람보다 멀어진다.


거리는 멀어지고 함께했던 시간만 추억으로 남는다.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도 순식간에 거리가 좁아지겠지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도 무색하게 거리가 멀어지겠지

다시 또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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