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내 인생은 어떻게 살 수 있는 걸까
통제한다는 건 뭘까? 사는 동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 매번 벌어지는 일에 대처하기 급급해서.
나 자신을 알고 경영하기. 관리하기. 그런 걸 떠올리기만 해도 두려움이 앞선다. 만약 내가 틀리면 어떡하지? 내가 잘못해서, 실수해서 인생을 망치면 어떡하지? 불안이 번번이 온몸을 옥죄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 앞에서는 어떻게 의연해질 수 있을까. 자유로운 인생을 가졌음에도 무섭다는 이유로 그것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잘' 살고 싶기 때문이다. 도대체 잘 산다는 게 뭘까. 나는 어디에 갇혀 있는 걸까.
겁이 나는 것이다. 엉망이 되어서 아무도 나와 함께 있으려고 하지 않을까 봐. 나조차 내가 싫어질까 봐. 나는 버려질까 봐 떨고 있는 것이다. 남들 보기에도 '잘' 살아야 하는데, 해내야 하는데, 그런 무의식으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낸다.
가족을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죽도록 싸웠고 심지어 어느 날은 아예 영영 떠나버리려고도 했으나, 사랑하기 때문에 끝내 다시 돌아가게 되었던 그곳. 우리 집. 우리 가족. 그런 이름으로 나와 묶인 사람들. 마음이 울렁인다.
살아가려면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날부터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내게 그것을 건네줄 사람을 항상 찾고 있었다. 간절함으로 두 눈이 빛나고 있다는 것도 느껴질 정도였다. 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당당히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지지대였다. 두 발을 디디고 설 땅이었다. 그게 없으면 어디로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었다. 나중에 벌일 기상천외하고 유일무이한 도전들, 놀라운 일들을 시작하려면 나 자신을 믿을 수 있어야 했다. 실패하고 무너지고 창피당해도 멋쩍게 웃으며 돌아갈 곳이 있었으면 했다. 그러면 훨씬 쉬워질 테니까. 이렇게 숨 쉬는 것마저도 불안하지는 않을 테니까. 나 자신을 항상 방어하고, 특별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필요 없을 테니까. 조금 더 마음을 놓고 흘러갈 수 있게 될 테니까.
네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무언가 해내지 않아도, 잘하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냐. 중요한 건 여기에 우리가 함께 있다는 거야.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거야. 이런 말들이 듣고 싶었다. 그 말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과 아늑함, 따뜻함과 다정, 여유와 해방, 자유와 수용, 그리고 살아있다는 감각. 지금 내가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는 감각. 그런 받아들여짐이 너무나 간절했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다 괜찮아. 네가 너라서 이미 다 됐어. 그러면 이제서야 비로소 살 수 있게 된다. 삶이 눈앞에서 열리고 있다. 진짜 나의 삶을 살아볼 거야. 원하는 거 다 해볼 거야. 누가 뭐라 하든, 나는 이미 나로 충분하니까, 중요한 건 오직 나의 의사뿐이야. 내가 어떤 사람이든 말이야. 특출나지 않아도. 나로 산다는 것. 그걸 해볼 거야.
그래서 알아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내 몸이 어떤 상태인지, 마음은 어떤지, 뭘 잘하고 못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한계와 부족한 점이 있으니 그걸 보완하기 위한 경영도 필요하다. 성취하고 달성하는 것만이 목적이던 예전과는 다르다. 이제는 나를 살피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도전해 볼 수 있게 보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정말로, 뭐든 해보자. 가슴 뛰는 일을 해보자. 생각에 잠겨 깊이 침잠했던 심해에서 올라와 육지를 밟고 서자. 그리고 벗어나자. 자유로워지자. 해방되자. 나를 얽매는 모든 것들에 작별을 고하자.
내가 조금씩 더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긴장도 내려놓고. 숨도 깊게 쉬고. 내 속도에 맞추어 여유 있게. 마음 편하게. 편안하게. 살아있다는 사실을 매 순간 온몸으로 느끼면서 말이다. 혹여라도 인생을 걸어가는 몸이, 너무 괴롭거나 힘겹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