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늘 느닷없이 뒤통수를 친다

뭐 하자는 건지

by 앨리스 W



어제 패혈증으로 ㅡㅡ씨(*친구남편) 중환자실에 있어...

나 무서워.

중환자실.jpeg




명절 연휴가 시작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친구의 카톡 메시지가 와 있었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고 내가 무슨 말을 본 건지 이해되지 않았다.

이게 무슨 말이지?

정신 차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일단 무슨 일인지 확인해 보는 것부터 시작했다.


내가 가족들과 즐겁다고 좋다고 허허실실 웃고 떠드는 동안

친구는 갑자기 상태가 악화된 남편을 엠블런스를 불러 태워 응급실로 달려갔고

그 밤동안 급격히 나빠지는 남편의 상태를 보며 지옥과 같은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다

그래, 얼마나 무서웠을까. 지금은 또 얼마나 힘든 시간을 홀로 견뎌내고 있을까.


평소 지병이 있거나 했다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건강했고 운동도 하고 활기차게 잘 살아가던 사람에게 갑자기 이런 일들이 생긴다는 것.

정말 너무나 놀라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친구는 남편이 있는 중환자실 앞에서 벌써 며칠 밤을 홀로 지새우고 있다.

도와줄 일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무엇을 해 준들 위로가 될까.

그저 친구의 얼굴을 봐야 안심이 될 듯하여 얼굴을 보고 왔다.

어쭙잖은 위로와 응원. 참 스스로가 한심했다.


살면 살수록 삶이란 게 한편으로는 참 무섭다.

이만하면 나 참 많이 겪고 살지 않았나... 이보다 더한 일이 또 있을까

생각하기 무섭게 뒤통수를 후린다.

예측할 수 없는 삶.

희망이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늘은 너무나 무섭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희망 쪽보다는 좌절이나 충격 쪽의 사건이 더 많은 것 같다.

지뢰밭 안에서 한걸음 한걸음 옮겨 걸어가는 게 삶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불안하다.


이 긴긴밤 동안 중환자실 앞의 조그만 창을 바라보면서 친구는 홀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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