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단 100m의 산책일지라도.
강아지에게 산책이 순찰의 의미가 되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보호자가 리드하는 산책을 해줘야 한다. '우리 집 주변은 안전해, 다른 무리가 지나다닐 수는 있지만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아' 라는 것을 강아지에게 제대로 전달만 할 수 있다면 많은 산책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행동을 예방할 수 있다.
강아지들이 인사할 때 상대방의 생식기 냄새를 맡으며 서로 정보교환을 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다른 강아지들이 남긴 소변(마킹)을 냄새를 맡음으로써 우리집 주변에 살고 있는 강아지들의 정보를 알 수 있으며, 나의 존재도 알리기 위해 이미 남겨진 마킹 위에 자신의 소변으로 덧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강아지에게 이러한 행동을 용납하면 할수록 배타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조경수 냄새를 맡는 것에 너무 집착하는 강아지나 마킹의 횟수가 높은 강아지의 경우 이 행위를 즉시 멈춰줄 필요가 있다.
배타성을 줄이는 산책을 위해:
✔️마킹의 대상이 되는 기둥들 (나무, 전봇대, 조경수) 등에 끌려가지 않아야 한다.
(냄새를 맡으러 가는 행위, 마킹을 하는 행위를 차단)
이미 산책 때마다 마킹하도록 따라가 줬던 것들이 반복적으로 학습되고 습관화되어 있는 경우 단번에 그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강아지가 줄을 끌고 가더라도 절대 멈춰서지 말고 (뜸도 들이지 말고), 보호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그대로 걸어가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소변은 어떻게 보게 할 수 있을까?
강아지가 잘 따라와줬을 때 보호자가 랜덤으로 지정한 위치에서 냄새를 맡도록 하고 소변을 보는 습관을 만들어주면 된다. 그리고 그 장소는 랜덤으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한 곳을 지정해서 마킹과 소변을 보게하는 것보다 보호자가 장소를 계속 바꿔줌으로써 순찰의 의무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걸음 마다 타견의 흔적을 찾는 강아지, 산책이 너무 힘들다면 이렇게!
습관처럼 타견의 흔적을 찾아다니던 강아지의 경우 그 흐름을 효과적으로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똑같은 속도로 걷는 것보다 산책의 템포를 계속해서 바꿔주는 것이 좋은데, 빠르게 걸었다가 천천히 걸었다가를 반복함으로써 강아지가 집중하려던 것의 흐름을 힘을 덜 들이고 끊어줄 수 있다.
간혹 산책 자체가 너무 공포인 강아지들도 있다. 이 강아지들은 순찰조차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일단 앞만 보고 줄을 당기며 걸어가거나 계속해서 집 방향으로 줄을 끌고 가는 행동으로 두려움을 표현한다.
흥분도가 너무 높은 강아지의 경우, 혹은 너무 무서워서 산책이 힘든 강아지의 경우,
너무 다른 두 상황이지만 이 두 강아지 모두 밖에서 올바른 식이활동을 하기 어렵다. 아무리 간식을 이용하여 산책 교육을 하려고 한들 이미 보호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없는 정신상태라는 것이다.
흥분도가 높은 강아지의 경우(순찰의 목적):
"주인! 지금 간식 따위를 먹을 때가 아니라구! 저기 어떤 개의 흔적이 있어. 가보자 가보자!"
산책이 두려운 강아지의 경우(생존의 목적):
"이렇게 무서운 곳에서 어떻게 간식을 먹냐구요.. 생존이 먼저예요.."
이 두 강아지는 너무 다른 상황이지만 걸어다니는 산책보다 보호자와 중간중간 산책의 길에 멈춰서 여유를 갖는 교육이 필요하다. 때로는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즐기는 보호자의 모습에서 강아지가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렇게 쉬어가고 보호자가 식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집이 아닌 곳에서도(안전하지 않을 수 있는 곳에서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순찰의 의무로 흥분도가 높았던 강아지가 여유를 학습할 수 있다면 차분한 산책을 할 수 있고, 무섭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태연하게 먹고 즐기는 보호자를 보며 강아지도 경계를 풀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