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스를 들면 나 잡아봐라? 가자는 거야, 말자는 거야.
강아지들이 너무 좋아하는 산책, 그런데 하네스를 들면 좋아하는 것 같기도, 도망가는 것 같기도..
대체 우리 강아지는 왜 그럴까?
기초 콜 교육을 아는 사람이라면 강아지를 부르면서 잡으러 따라다니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선 빨리 산책을 나가야활 것 같은 조바심에 집 안을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쫓아 따라다니고 있지는 않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네스 착용을 거부하는 강아지의 행동에는
이런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산책은 너무 좋지만 하네스 착용을 무서워 하는 강아지
✔️하네스 특유의 "딸칵!" 하는 버클 소리를 무서워 하는 강아지는 의외로 많다. 하네스를 채울 때 강아지의 귀를 유심히 보면 버클이 채워질 때 귀가 움찔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청각에 예민한 강아지의 귀 가까이에서 행해지는 큰 소리가 싫은 것은 당연할 수 있다.
✔️요즘 하네스는 정말 다양하지만 머리부터 씌우는 타입의 하네스를 싫어하는 강아지들이 있다. 옷입기를 거부하는 강아지들과의 공통점이기도 한데, 안전을 위한 하네스의 특성상 얼굴을 넣는 부분의 구멍이 작거나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강아지의 귀에 닿으며 입힐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귀를 스쳐지나가는 그 과정을 극도로 싫어하는 강아지들이 종종 있다.
✔️그리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하네스를 얼굴 가까이에 들이대는 행위 자체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나보다 수십배 큰 사람이 나의 얼굴 앞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무언가를 가져다 댄다고 했을 때 우리도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산책은 그 후의 일이고, 하네스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기 힘든 과정들 뿐이다.
✔️이뿐이겠는가. 하네스는 단순히 씌우기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씌우고, 덮고, 채우고 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털이 끼이지 않도록 강아지의 몸을 훑어야 하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포박하는 행위가 들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마침내 불편한 무언가가 나의 몸을 타이트하게 감싸는 이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네스를 채우고 난 후 너무 신나 방방 뛰는 강아지의 행동은, 이 무섭고 싫은 과정이 모두 끝나고 난 후의 해방감과 산책을 나간다는 기대감의 복합심리일 가능성이 있다.
만약 하네스를 들고 오는 보호자를 보고 도망다니거나 구석에 숨는다면, 이미 강아지가 거부감을 표하는 기존 하네스를 당분간 치우고, 착용이 비교적 간편하고 생김새가 다른 하네스로 긍정화 교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나 잡아봐라 깐족깐족 잡힐듯 말듯 약올리는 강아지(?)
도망가거나 숨는 강아지 외에도 하네스를 들고오면 신나게 돌아다니며 나 잡아봐라를 시전하는 강아지들도 있다. 그러다 막상 하네스를 채우려고 잡으면 잔뜩 움츠려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하네스에 대한 비슷한 거부감으로 시작된 행동이 산책 전 일종의 의식처럼 습관화된 경우라고도 볼 수 있다. 이때는 강아지를 따라다니며 하네스를 채울 것이 아니라 강아지를 두고 보호자 혼자 나가는 강단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나는 아쉬울게 없어. 산책을 못나가는 네가 아쉬운 거야' 라는 것이 전달만 된다면 이 의식화된 행동에 '뭐 때문에 나 혼자 남겨지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만약 강아지가 스스로 체념하고 하네스를 들고 있는 보호자에게 온다면 강한 칭찬으로 보상을 해주고 즐거운 산책을 나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