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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견유치원 kim원장 Dec 31. 2022

Chapter24 반려견 훈련사 효과?

내 말은 안듣고 훈련사 말을 듣는 이유



와, 훈련사님 대단하세요.
줄만 잡아도 말을 듣네요!
얘가 원래 이런 애가 아니거든요!



가끔 이런말을 들으면 괜히 으쓱할 때도 있지만, 사실 개가 처음보는 훈련사의 말을 잘 따르는 듯 보이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개가 훈련사임을 알아보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제3자이기 때문에 말을 듣는 것 처럼 보이는 것 뿐이다.


나는 강아지를 교육할 때 침착함, 인내심과 더불어 '말을 최대한 아껴라' 라고 강조를 하는데 이는 위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강아지가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보호자가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게 되면 소리에만 집중한 나머지 생각에(교육의 원리에) 집중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리와 이리와, 아니 거기 말고. 이리오라고. 이리와 이리와" 라고 말하는 행위는 지금 당장 원하는 장소로의 강아지 이동에 성공했을지는 모르나, 근본적으로는 그 자리로 왜 와야했는지 목적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냥 많은 '부름'에 와서 간식을 먹었을 뿐이니까.


쉽게 이야기하면, A라는 교육을 위해 하루에 10분씩 며칠 동안 교육을 해야할지라도 강아지의 머릿속에 '아하!' 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교육은 근본이 탄탄한 교육이고, 반대로 5분만에 강아지를 혼란시켜 어찌어찌 만들어낸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 교감으로 만들어진 교육이 아니라, 강아지가 간식을 먹기 위해 원하는 것을 해주거나 간식이 없으면 안 하면 되는 그런 장기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훈련사와 일반인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그리고 강아지가 처음 보는 훈련사를 잘 따르는 듯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는 본능적으로 처음 만난 대상에 대해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냄새도 맡아보고 이 사람이 말하는 말투와 행동을 모두 관찰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강아지가 함께 살아온 가족구성원들은 하나하나 파악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행동이 평상시와 180도 달라진 것이 아니라면 강아지는 평소 땡깡쟁이 모습 그대로, 필요할 때만 선택적 복종을 하게 될 것이다.


강아지의 줄을 잡은 훈련사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강아지에게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눈빛과 필요한 리드줄 컨트롤, 그리고 짧게 원하는 단어 하나만 입 밖으로 뱉을 뿐이다. 그렇게 되면 이 강아지는 아직 이 훈련사를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섣불리 반항이라는 행동을 하기는 어렵게 되고, 파악이 안된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행동에 굉장한 집중을 하게 된다. 집중을 잘 하다보니 훈련사가 원하는 행동을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칭찬으로 보상이 돌아온다면 '아하! 이걸 원하는 거였어?' 라는 깨달음을 빨리 얻게 되는 것일 뿐이다.


비록 몇년을 함께 살아온 보호자가 갑자기 강아지에게 제3자의 사람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평상시와 뭔가 다른 보호자의 행동 변화와 말수의 줄임이 있다면, 강아지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들고 교육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이 이 글의 요지이다. '음소거 교육'은 강아지의 집중을 도와 보호자가 원하는 것을 캐치할 수 있도록 하는 큰 원천이므로, 깨방정스럽게 말하는 교육보다는 말을 줄인 상태에서 교감할 수 있는 교육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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