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울리는
영원한 것에도 시작이 있을까.
사람들은 영원한 건 대게 나의 존재 이전부터 있어왔을거라고 생각하잖아.
인간은 유한한 삶을 살기에 영원이 있다고 믿어도,
그러한 영원을 인식하는 인간의 삶이 유한하기에, 인간이 발딛고 사는 현실 삶 내에서 영원이 있을 순 없고…
어떤 식물이든 물질이든 상상속의 생명체든, 그리고 붉은 실로 연결된 사람간의 관계든,
영원한 건 나의 존재와 관련 없이 태초부터 존재하는 거잖아.
그런데 누군가와의 만남의 순간, 그 사이에서,
둘이 만남으로써 생겨나는 영원은 없는 걸까.
그때부터 시작되는 영원은 없는 걸까.
무엇이든 태초의 시작은 존재하잖아.
그 시작이 두 인간의 사이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까.
큰 목소리를 내고 있진 않아도 이 세상에 어느 순간 부터 존재하기 시작한
영원한, 그리고 소중한 것들은 모두 그렇게 시작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우리 사이에서 일어난 일도 영원하길. 오래오래 이어지길.
이 지구상에선 전개되지 않은 시나리오지만, 어디에선가 그들만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