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선한 의도

당신 잘되라고 같은 소리

by 견과류

선한 의도는 무딘 칼과 같다.


상대에게 가 닿지만 매끄럽게 스윽- 하고 들어가지는 않는다.

찌르지 않으므로 상처 주지 않는다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반드시 상처 입는다.

그 칼을 쓴 사람도 받은 사람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뿐.

상처는 겉으로 보이지 않으나 안으로 곪아 든다.

오래 낫지 않으며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찌른 적이 없는데?"

핑계보다 확신이다. 단단한 믿음이다.

아픈 사람만 괴롭다.


"당신 잘되라고 그런 거야."

혹 상처를 확인해도 죄책감이 없다.

도리어 선한 의도를 곡해했다는 비난에 주저함이 없다.

충고나 조언을 받아들일 줄 모른다며 실망감을 드러낸다.


사람이 악해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상처를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게 믿고 싶고, 그래야 할 것이다. 다만)

멀쩡한 사람도 선한 의도를 맹신하게 되면

잘못된 판단과 반응을 하기 쉽다.


내 의도는 선하므로,

잘못은 상대에게 있다.


선한 의도의 프레임이다.

소통을 방해하는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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