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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팔이 누나 Sep 07. 2020

Hey 30대, 연애천재가 되고 싶나?

준비물이 뭐가 필요해, 여유와 배려만 챙겨 오면 됨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위에 즐기는 놈이 있다는 말이 있다.

들어는 봤나?

못 들어봤겠지 아마.

왜냐면 내가 방금 만들어낸 말이기 때문이다.


※ 찾아보니 이미 많이들 한 말이므로 출처가 내 뇌라는 것은 잊어주길 바람.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일을 함에 있어서도 우리는 늘 즐기는 자가 승자라는 말을 배워왔다. 그런데 그 고난의 과정을 어떻게 즐기란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공부를 정말 싫어하고, 노오오오력과 신의 한 수로 인 서울을 겨우 겨우 통과한 입장에서 공부는 좋아할 것도 못되고, 즐길 것은 더더욱 아니올시다 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건대, 대학교는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1도 도움 안된다. (타이틀은 이력서에 1줄을 채워줄 뿐, 결코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


최근 들어 나와 함께 남은 30대 노처녀 노총각들을 (머리로는 아니라고 우기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Our time is ticking and we are 빼박 노인들) 심도 깊지 않게 분석해본 결과 20대 때의 우리에겐 있었지만, 30대 때의 우리한테는 더 이상 없는 아주 중요한 요소를 알게 되었다는 말씀. 그것은 바로 연애를 즐기는 태도였다.  


20대 때의 우리는 가진 게 시간뿐이었다

잘 생각해보자. 20대 때의 우리는 연애에 있어 그다지 감정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감정적이라고 하더라도 뭔가 조급함에 쫓기면서 허덕거리는 연애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남자 친구를 만나지 않는 날이면 친구를 만나면 되었고, 어학연수에, 자기 계발에, 동아리 활동에 몰입하느라 연애보다는 나, 나, 나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한 삶의 패턴을 꾸려 왔었을 것이다. 이때 당시 했던 연애는 만났을 때는 최선을 다하되, 떨어져 있더라도 딱히 서로를 들볶지 않는 건강한 관계였던 거로 기억된다.


이별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타격감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슬픔에 잠긴 나의 구구절절한 이별 이야기를 밤새 들어주며 같이 눈물 콧물 흘려줄 친구들에 둘러싸여 있고, 학교와 외부 활동을 하다 보면 눈물 흘릴 시간조차 사치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슬픔이 희석된 자리에는 추 후 더 나은 사람으로 채워지는 결과로 나타나고는 하였다. 그렇다, 그래서 20대 때의 연애는 급하지 않았다, 여유가 있었고, 생각이 없었고, 결과적으로는 어떤 유형이든 최선을 다한 기억과 즐거웠던 기억뿐이다.


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회로가 고장이 나기 시작한 걸까?

직장이 생기고, 안정적인 나만의 것들이 생기면 그다음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바로 결혼이다. 결혼이 뭐길래 사람을 이리 힘들게 하냐면, 소개팅을 함에 있어서 상대를 나도 모르게 평가하는 지표로 만드는 요소이자, 연애를 함에 있어서도 끊임없이 내 마음의 속도에 브레이크를 거는 존재이자,  그리고 무엇보다 여자의 입에서 먼저 튀어나오게 되면 자존심이 아주 아주 아주 많이 무너지는 말이기도 하다. '자기야 우리 언제 결혼할까?'라는 말을 하기까지 상당한 자존심의 패배 과정을 (그리고 그것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정신승리의 과정을) 겪게 된다.


무엇보다도 결혼의 ㄱ자를 꺼내는 순간 대부분의 30대 남자들은 식겁하며 슬금슬금 뒷걸음치기 마련. 여자는 30대에 접어들면 화려했던 + 받기만 하던 20대 때의 연애경험과 과정을 더 이상 겪기 귀찮고, 실연에 대한 타격감이 커져 '이제 설렘 따위는 제발 꺼져!'를 외치며 안정을 찾고 싶어 하지만, 반대로 남자들은 20대 때 연애를 위해 너무 머리를 많이 쓴 결과 + 충격과 타격에 익숙해진 결과 30대 때에는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내가 하기 쉬운, 편안한 연애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자산이라는 든든한 친구도 생기고 나면 더욱더 '이렇게 괜찮은 내가 꼭 지금 당장 결혼을 해야 하나?' 하는 반감마저 생기기 마련.


최선을 다하면 후회는 없다, 하지만 이 연애가 마지막일 거라고 기대하지 말 것

그러기 때문에 30대 남녀의 연애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이 변수들은 사실 너무나도 사소한 것에서 비롯된다. 바로 상대에게 묻지 않고 바랬기 때문이다. 나의 사례였기도 하고, 남의 사례기도 한 다양한 망한 케이스에 대한 예시와 이에 대한 팩폭을 몇 개 던져보자면...


Case 1. 마음과 속도가 같은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합디다.  

→ 당신은 상대방의 마음과 속도를 물어봤나요? 아니면 추정했나요? 속도가 같지 않다고 짜증 내진 않았나요? 짜증내고 나서 사과는 했나요?


Case 2. 우리 정말 잘 맞았는데 결정적인 요소 (결혼) 앞에서 의견이 갈려서 이별했어요!   

→ 당신은 상대가 결혼할 재정적 준비가 아닌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지 진지하게 물어보았나요? 상대가 결혼하기 싫다고 하는데 왜 밀어붙였죠? 그렇게 겁을 준 후 사과는 해봤나요?


Case 3. 여자/남자 친구와 사귄 지 1년, 결혼 얘기를 안 꺼내서 밀어붙였다가 이별했어요!

→ 당신은 상대와 결혼하려고 연애를 시작했나요? 밀어붙이면서 본인 마음은 편했나요? 상대가 불편해하는 감정은 생각해봤나요? 그런 마음이 들게 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은 해봤나요?


공통적으로 때리는 팩폭에 대한 답을 읽었는지요? 당신은 상대에게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해보고 무작정 밀어붙이기만 했을 것이다. 여유가 없어서, 내 맘이 급해서. 내가 우선이라서!


혹시 이 글을 읽다 뜨끔 했다면, 감히 조언하건대 당신은 잠깐 마음을 좀 가라앉혀보고 여유를 가질 생각이 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이 상황을 관망할 때, 비로소 상대의 생각과 마음이 보이고 갈등에 대한 답이 보일 것이다. 여유를 가지면서 상대를 배려하자.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도 상대를 위한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잊지 말자. 지금 만나는 상대가 행여나 당신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라고 해서 감정을 덜 쏟는 대상으로 푸대접받아야 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마음을 주는 것에 있어서는 짜게 굴지 마요, 그 누구에게라도!

그럼 오늘도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연애를 하길 바라며

9편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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