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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icaldh Sep 14. 2024

호감으로의 길

방송 촬영 후 뒤풀이에서

방송에서는 J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있었고, J는 1부 나는 2부로 나눠서 촬영했기 때문에 J와 단둘이 대화를 할 기회는 없었다. 러닝에서 몇 번 스쳐간 인연이라 생각했는데, '신기한 경험도 해보는구나' 정도로 머물러 있었다. 촬영을 모두 마친 후, 사람들 중 몇 명 모여서 뒤풀이를 했다. J는 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뒤풀이를 가겠다고 한 사람 중 J와 나를 제외하면 서로 오랫동안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그의 마음을 잘 알았다. 나도 그 사람들이랑 많이 달렸지만 그들만의 단단한 우정을 뚫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면 내가 '정기런이나 번개런 이후에 뒤풀이를 가지 않아서 친해지지 못했나'라는 마음에, 고민하고 있던 J에게 '원하시는 대로 하시면 되죠~ 저는 갑니다'라고 했다.


정기런을 하는 장소에서 한 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서 과일 안주와 함께 간단하게 맥주 한잔씩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J에게 호감이 있었던 건 아니다. J는 대부분의 대화에서 간단한 리액션만 했고, 나도 J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더 많이 했기 때문이다.


해산하기로 한 새벽 1시, 지하철이 모두 끊겼을 때, 집 근처까지 같이 걸어가 준 J의 행동 때문에 설렜다. 뒤풀이에서 많이 대화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다음에 꼭 같이 뛰자고 어린이대공원에서 했던 약속 그대로 했는데, 이루어지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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