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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화 Feb 13. 2024

독백, 나의 회고록. 06.

알 수 없는 우울.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그저 깊고 깊은 곳으로 나는 계속해서 가라앉는다, 조용히        잠긴다.


언제쯤 바닥에 닿을 수 있을까.

끝을 알 수 없어 무섭고 두려웠던 부유감이

이제는 누군가의 품에 안긴 것처럼, 오히려      감싸진 느낌이 들어

       아, 나는 가라앉는 중인 걸까 아니면 그저 떠있는 걸까.


주변을 둘러봐도 이 안은 너무나도 컴컴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어쩌다 들어온 빛 한줄기는 나에게 너무   포근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워


그럼 다시 눈을 감아 이유를     생각해

나는 아직도 여전히 도무지

                   모르겠어


나는 가라앉고 부유하고 흘러간다.

     데굴데굴 굴러간다.


모나서 아팠던 곳은 이제 많이 깎여서

더 이상 모나지 않아 둥글해져서 아프지 않아


참는 거니 아니면, 정말 이제는          아프지 않아?


      모르겠어 나는 그저 데굴데굴 굴러갈 뿐이야

어쩔 땐 가라앉고 어쩌다 부유할 뿐이야


이유가 없는 걸까, 이유를 모르는 걸까

                그것마저 모르겠어, 나는 알 수가 없어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알 수 없는 잠수를 계속 이어가


너는 다시 그 숨을 내뱉고 싶은 거니

   작게 일다 사라지는 이 물기포를 내뱉는 것이 아닌 

뜨겁고 강렬한 바람을 불고 싶은 거니

 숨을           쉬고 싶은 거니



  나는 지금 숨을 뱉고 있어

한 글자 한 글자 

     보글보글 그리고 톡

사라져 버려 나의 숨은 의미를 남기지 않고


물거품이 되어 빈껍데기의 문장만이 남아


  너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니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어?



다시 또 알 수가 없어

    그럼 나는 눈을 감고 부유하듯 가라앉아



이건 알 수 없는 우울

        많은 걸 담고 많은 걸 무의미하게 만드는


벗어날 수 없는 나의 바닥





쓰고 싶지 않았어. 나는, 글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정말?

응, 하지만 결국 다시 돌아와 이렇게 또, 부끄러움을 하나 더 남긴다.

                  고요 속의 외침,                일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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