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에는 쓰임이 있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냄비 받침도
제 기능을 톡톡히 해야만 한다.
‘선물’도 제 쓰임이 있다.
다른 점은 그 쓰임이 변한다는 점.
선물을 구매할 때 기대하던 올바른 쓰임.
그 쓰임을 다하지 못하면 그저 쓰레기일 뿐.
전해지지 못한 선물.
전할 수 없던 선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한 마디 말이라도 들었다면
적어도 쓰레기로 놔두진 않았을텐데.
결국엔 냄비 받침으로 변해버린
책 같은 존재.
그 쓰임이 다해버린 순간엔
쉽게 지지 않는 새까만 자국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