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나쁜 리더도 언젠간 퇴사를 한다.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세상에 '좋은 리더는 없다'
그래서 나와 잘 맞는 리더를 만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1년 전부터 새로운 리더와 일을 하고 있다.
정말 세상에 이렇게 안 맞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안.맞.다.
모든 업무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부터 생각하는 방향, 결론까지 싹~다 다르다.
한효주가 아무리 이뻐도 나랑 사사건건 생각이 다르고 부딪힌다면 그 사람과 결혼하고 살 수 있을까?
어렵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나의 리더가 그렇다. 똑똑하고 부지런하고 성격도 모나지 않은데 생각이 너무 다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미팅'을 하자는 말에 경기가 일어날 정도다.
정말 오랜만에 '회사에 가기 싫다'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서 이직을 알아보기도 하고 술마시고 화남, 짜증남을 표현하기도 했다.
직장생활이 즐겁지 않고 상사와 마찰이 생기니,
그 짜증과 화가 부하직원에게 가거나 가족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생활을 계속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회사의 A 임원은 '기쁨, 행복'이란 단어로 항상 표현되는 분(이하 기쁨 임원)이 있다.
이 분은 항상 유쾌하고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상대방에 대한 무한 배려는 기본이고 모든 이에게 에너지를 뿜뿜 불어넣어 준다.
그런데 얼마 전, 기쁨 임원의 밑에서 일하는 팀장과 저녁을 먹었다.
기쁨 임원이 겉으로 보기에는 유쾌하고 밝은 것 같지만,
업무적으로 대하면 다른 임원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한다.
짜증도 심하고, 업무 결과물을 비꼬면서 마음에 들지 않음을 표시하고,
업무역량이 부족하면 자존감을 깍아 내리는 말도 서슴치 않는고 한다.
회사도 밖에서 보면 좋아보이는데
입사해서 보면 별반 차이가 없는 그냥 '회사'아니던가.
그렇게 보면 사람도 겉으로 보는 것과
진짜 함께 일하는 것이 다른게 당연할 것이다.
결국
내가 어디에 가서 어떤 일을 다시 시작하든
나는 리더와 똑같은 마찰을 겪게 될 것이다.
그나마 리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더라도
다른 것 때문에 힘들 것이다.
예를 들어 부하직원, 업무량, 조직문화, 동료직원 등등
리더가 마음에 안드는 것은 그나마 낫지 않은가?
리더는 언젠가는 회사를 나보다 먼저 떠날 가능성이 더 크니까.
전 직장에서는 업무량이 정말...어마무시했다.
그래서 회사를 떠났다.
얼마전까지 '부하직원과의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로 퇴사를 하고 싶었다.
1년을 고통에 힘들어하다보니 그 부하직원이 퇴사를 하더라.
결국 반년의 평화를 마음껏 즐겼다.
새로운 리더가 왔다. 힘들다.
하지만 최대 3년만 견디면 된다.
그럼 다시 평화가 조금은 다시 찾아들 것이다.
오래 전에 점을 봤다.
새로운 리더 때문에 막 힘들어하던 찰나였다.
점쟁이가 그랬다.
"언젠간 떠날 꺼다. 참아라"
엄마가 얘기했으면 '으레 엄마들이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근데 점쟁이가 나의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하는 말이다.
그래 그 분도 언젠간 떠나겠지. 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