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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학교는 감옥 같은 곳이 아니라 감옥이다.

교육 환경의 중요성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뉴욕에서 3+1년간 NYU에서 그리고 뉴욕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얻은 경험을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지난 3년간 3권의 책을 출판하며 떠올랐던 감정, 그리고 대치동에서 프로젝트 중심의 영어 학원을 운영하고 가르치며 알게 된 현장과 이론의 차이, 그렇게 일상을 통해 배워온 내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성인 학습자를 위한 강의와 영어 공부 방법은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로 검색해주세요.


학습 능력의 반은 유전자가
나머지 반은 환경이 정한다.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현재 학교가 200년 전 감옥 디자인을 그대로 카피했다는 것을요. 학생의 수업 능력과 흥미를 높이기 위해 지금처럼 교실이 디자인된 것이 전혀 아닙니다. 왜 학교 복도는 오직 한 줄로 우측통행을 해야만 겨우 이동할 수 있도록 좁게 만들었을까요? 복도가 좁으면 학생의 창의력이나 학습 효과가 증가할까요? 당연히 아니죠.

감옥처럼 폭동이 일어나면 복도를 좁게 만들어 적은 수의 간수가 많은 수의 죄수를 쉽게 진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학습적인 고려는 전혀 없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선 서로 장난도 치고 얘기하면서 4줄로 다닌다고 창의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지죠.


뿐만 아니라 각 교실의 천장은 왜 낮게 만든 걸까요? 창의력이나 딴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갑갑하게 만든 겁니다. 그래야 앞에 한 사람 교사/간수 말에 더 집중하고 그 말이 절대적으로 들리며 따르도록 집중시키는 구조인 거죠.


관련 기사: http://themindcircle.com/prisons-high-schools-built-way


실제로 19세기 그리고 그보다 전인 16세기에 감옥 디자인은 중앙의 몇 명이 전체를 손쉽게 통제하는데 최적화된 구조입니다. 그리고 형을 실제로 받기 전까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초기 감옥은 더욱 중앙에서 쉽게 통제하도록 설계되었다

우리도 10년 ~ 20년 전에는 학교 담장에 감옥처럼 가시철조망이 있었습니다. 높은 담을 쌓아 올리고 거기에 철조망이나 깨진 유리병 조각을 두어 마치 가두는 듯한 모습으로 만들어졌죠. 지금은 철조망은 제거하고 벽의 색상이라도 밝게 했지만, 여전히 그 뼈대인 감옥의 모습은 남아 있습니다.


학교뿐 아니라 학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학원 복도라고 창의력과 학습효과가 높아지도록 넓게 만들거나 교실에 일조량이나 책상 의자의 디자인이 바뀐 적은 없죠. 그냥 복사 붙이기 하듯이 똑같습니다. 어떤 학생이 무엇을 왜 배우던 전혀 상관없이 똑같죠. 목표가 다르면 당연히 교재도, 교사도, 환경도 달라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 시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일어납니다.

반대로 아래 사진처럼 최근 만들어진 일본의 교실이나 미국의 사립학교의 복도는 교실과 연결된 완전 개방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운동장과 교실이 바로 연결되어 언제든 뛰어 나가 놀 수 있으며, 천장도 완전히 뚫어 놓습니다. 당연히 이것은 학생의 수업 능력과 창의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학생을 중심으로 디자인한 겁니다.

일본 Fuji 학교/유치원

*참고: 천장이 높으면 창의력과 자유로운 생각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은 아래 기사와 논문을 통해 자세히 확인 가능합니다.

http://www.theshorthorn.com/life_and_entertainment/study-hack-ceiling-height-affects-creativity/article_006d3c78-d03a-11e5-8cde-b759adb09583.html

관련 논문 링크: 

http://www.sauder.ubc.ca/Faculty/Divisions/Marketing/~/media/Files/Faculty%20Research/Publications/Zhu%20-%20Ceiling%20Height.ashx


저도 늦게나마 이러한 환경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NYU 대학원 시절 New York에 있는 한 아트 하이스쿨 도서관을 다시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였죠. 특히 같은 반 일본인 친구가 교육가구 디자이너였고, 그녀로부터 교육 환경에 대한 내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저에게 너무나 생소했던 내용, 벽과 가구의 모양, 색상, 위치, 높이, 그리고 공간 분리와 일조량까지 모두 고려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여기에 기술이 어떻게 학습을 더 즐겁고 효과 적이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제 역할이었고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환경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몰랐다면 어쩔 수 없지만, 알게 되니 이러한 요소를 최대한 직접 적용시켜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처음 학원을 시작할 때도 교실은 open-space로 유지하고 2.7m 이상 높은 천장, 누워도 될 정도의 넓은 책상, 어린 학생에게 적당한 높이인 65cm 의자를 고르며, 그리고 교실에 식물과 최대한 햇빛이 들도록 디자인했죠. 이를 통해 학습 능력은 향상되고 창의력을 더 많이 끌어낼 수 있다고 배웠으니까요.

지난달엔 추가로 학생들과 더 다양한 주제로 그리고 더 정교하게 수준별 수업을 나누기 위해 학원에 칸막이 공사를 했습니다. 칸막이가 있어도 감옥같이 학생을 가두지 않도록 환경에 최대한 신경 써서 진행했습니다.

물론 강연에 가서 이런 얘기를 하면 학원에 교실을 더 쪼개고 학생수는 동시에 더 많이, 교사수는 더 적게 해 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수익을 최대로 높일 수 있다고요. 저도 압니다. 저도 돈 엄청 좋아해요. 그런데 그러면 학습 최적화와 새로운 교육 시스템 디자인이라는 원래 목적은 퇴색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거죠.


아쉽지만 한국은 아직 교육 콘텐츠나 교사에 대한 고민은 해도 그 환경에 대한 고민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완전히 오픈된 공간은 교실로서 불법이라 허가도 안 나옵니다. 법이 그렇게 되어있죠.

저도 처음에 제가 만든 학원 디자인 초안을 가지고 갔다가 단 방에 교육청에서 오픈 교실은 불법이라는 말을 듣고 분노를 금치 못했죠. 미국에선 상상도 못 하였던 터라 이러다 학원 열지도 못하는 줄 알고 걱정했던 생각이 나네요.


결국 참을성 없는 저 같은 사람은 변하길 기다리지 못하고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년간 기다려도 그 날은 오지 않았고 그래서 앞으로도 절대 그런 날은 오지 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지지해 주시고 직접 참여해 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해볼 생각 합니다. 좋은 의견, 충고, 조언 언제든 부탁드립니다.


Be the change that
you always wish to see in the world.
당신이 세상에서 그토록 보길 바라던
그 변화가 바로 당신 자신이 돼라.
-마하트마 간디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https://www.newmediaengli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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