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대치동 영어 원정기 #1
뉴욕에서 3+1년간 NYU에서 그리고 뉴욕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얻은 경험을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지난 5년간 4권의 책을 출판하며 떠올랐던 감정, 그리고 대치동에서 프로젝트 중심의 영어 학원을 운영하고 가르치며 알게 된 현장과 이론의 차이, 그렇게 일상을 통해 배워온 내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성인 학습자를 위한 강의와 영어 공부 방법은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로 검색해주세요.
[ 저자의 책 ]
2019년 저의 네 번째 책, '불완전한 영작: 틀리지 않는 영어가 아니라 틀렸을 때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유일한 책.
'불완전한 영작' 소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rLC8TlDllCI
미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 2년 동안 웅진과 교원과 같은 교육 전문 회사와 함께 새로운 영어 교육을 소재로 인터뷰와 강연을 계속 해왔습니다. 작년에는 EBS에서 영어 수업을 하거나 CCTV같은 해외 방송국에서 직접 와주셨죠.
한국에선 스마트 교육으로 알려진 뉴미디어 학습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직접 수업을 진행해왔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iPad, 스마트 폰, 앱, 비디오 게임 등과 같은 뉴미디어 기술을 적용한 프로젝트 중심의 미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뉴미디어 학습에 대한 최근 인터뷰 웅진과의 인터뷰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GapVVhMe9yg
하지만 오늘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화려한 '미래 교육'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대치동 '현재 교육'에 대한 겁니다. 제가 지난 3년 동안 한국에서 느낀 교육에 대한 두 가지 감정에 대한 거죠.
우선 제가 느낀 희망 적인 부분은 훌륭한 선생님과 부모님들이 "아직" 많이 계시다는 겁니다. 그분들의 도움으로 저도 이렇게 책을 여러 권 출판해서 펀딩을 받고 연구를 하고 학원도 운영할 수 있는 거죠. 저희가 새롭게 디자인해 나가고 있는 시스템이 옳다고 믿어주는 사람과 회사가 후원해 주시고 도와주시니,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가 배움에 대해 얼마나 좁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죠. 특히 영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곳에서 오직 영어 스킬만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생각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저는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대치동 현장에서 영어 학원을 운영하고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이 더 큽니다. 이런 걱정 때문에 저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반드시 아래 두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자신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왜 좋아하나요? 그리고 만약 영어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면 왜 영어를 배우고 싶은가요?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현장에 있으면 학생이 왜 교실에 있는지 학생도, 부모도, 선생님도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들기 때문입니다.
배움에서 학습자가 무엇을 그리고 왜 좋아하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선 아무도 물어보지 않고 있죠. 아무도 묻지 않으면, 인간은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인간은 답을 주면 즉시 생각을 멈추지만
질문을 하면 생각을 시작한다.
강조합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왜 좋아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영어라는 도구는 내 삶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질문을 하고 반드시 답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변은 기다리고 있으면 어느 날 갑자기 "그래! 나 이거 좋아해"하고 우연히 만나지는 것이 아닙니다. 몽둥이를 들고 쫓아가서 잡아와야 하는 일에 가깝죠. 즉, 끊임없이 탐구하고 배우며 오랜 기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영어를 왜 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하라고 하니까요", 또는 "좋은 직장에 취직 하려고요"라고 답합니다. 즉, 싫어도 해야만 하니까 억지로 한다는 의미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담는 언어를 배우는 시간조차 아무도 학생의 생각이나 감정 따위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가르치는 사람도 가족도 심지어 학생 본인도 이러한 부분을 고민하거나 묻지 않죠. 시키는 데로 움직이며 10년 간 우리는 아주 효과적으로 수동적인 사람을 만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능동적이던 아이들이 어떻게 수동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지 보여주는 그림
영어를 잘하게 만드는 최고의 그리고 제가 아는 한 유일한 방법은 좋아하는 것을 찾도록 도와주고 이를 영어로 같이 해주는 겁니다. 단지, 영어라는 언어적인 어려움을 교사가 넘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누군가 매일 물어보고 관심을 가져주면 학생들도 생각을 시작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좋아하는 것을 하면 잘할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는 거죠. 이러한 경험을 함께 함으로써 교사도 학생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신뢰를 쌓아가는 겁니다.
갑자기 영어 교육을 말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하고 학생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할까요?
영어는 언어입니다. 언어란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담는 그릇이죠. 학생이 지금 내 수업에 왜 오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이 모든 걸 배우는지 전혀 모르면서 언어인 영어를 가르친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지하거나, 거짓을 말하고 있는 거죠.
억지로 시켜서 영어를 "그냥 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 "잘 하게"는 못 만듭니다. 이건 영어 교육을 하는 모든 분이 아는 비밀이죠.
중요해서 다시 말합니다. 억지로 시키는 것이 영어를 그냥 하게는 만들 수는 있지만 절대 잘 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영어를 잘 한다는 건 영어로 학위를 받고, 직장 생활을 하고, 나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금전적인 문제가 없도록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일상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은 작가가 쓴 원문을 그대로 읽고, 영화는 자막 없이 보면서 배우의 표정을, 그리고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되는 거죠.
진실을 말합니다. 좋아하지도 않고 왜 하는지도 모르면서 같은 일은 10년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린 학생뿐 아니라 성인도 마찬가지죠. 불가능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한국에서는 마치 철학 수업에나 나올 것 같은 주제 라며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영어 교육도 분명 교육의 한 부분이죠. 모든 교육은 한가지를 목표로 합니다. 바로 사람을 기르는 일이죠. 사람이 중심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 영어 교육에는 영어만 있고 사람은 빠져 있습니다. 기계처럼 가르치고 규칙만 외우다가 끝나죠.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서 100개의 단어를 외우던 것을 200개 외우도록 했다며 자랑합니다. 즉,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학생들을 더 기계처럼 가르쳤다고 말하는 거죠. 심지어 한국에서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가족과 학생 본인의 희생을 강요합니다. 왜 영어를 배우는데 누군가 희생 해야 하나요? 정말 열심히 잘 못된 길로 가고 있습니다.
Speed is irrelevant,
if you are going in the wrong direction.
방향이 틀리면, 속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 마하트마 간디
저는 잘못된 방향으로 끊임없이 내달리는 교육에 대한 태도와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싶었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이론만 떠들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 해결하고 싶었죠. 이를 위해 교육 현장에서 직접 가르치고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했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면 스스로 그 가치를 현장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교육이라고 예외는 아니죠. 저도 이를 증명하기 위한 장소로 가장 경쟁이 심하다는 대치동을 선택했습니다. 우리가 맞다면 빠르게 성장할 것이고, 틀렸다면 시장에서 아주 빠르게 사라질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시작할 때는 대부분 사람들이 입시 위주의 수업을 하지 않는 대치동 학원은 1년 안에 망할 거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학원에 찾아와 빈정대듯이 말하는 분들도 있었고요.
그러나 외국에서 교육을 받아본 부모와 학생, IT업계에서 일하며 기술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들, 그리고 압도적인 비율로 현직 교사 자녀들이 수업에 참여해 주셨고 결국 저희는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죠.
여기서 성장이란 수치적인 부분뿐 아니라 수업의 질적 향상도 의미합니다. 영작 수업을 위해 iPad pro를 사용하고 더 다양한 매체와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여러 명의 교사가 동시에 지도하는 코티칭(co-teaching) 방식의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을 더 강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iPad Pro를 통해 영작수업을 하는 모습 사실 새로운 영어 교육의 핵심은 "티칭(teaching)"이 아니라 "코칭(coaching)" 하는 겁니다. 학생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해주고 관심을 가져 주는 거죠. 기술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찾는 도구로서 그리고 더 깊은 지식을 얻기 위한 통로 역할을 하는 겁니다.
기술을 통해 좋아하는 주제를 찾고 해당 주제의 영상을 보거나 시뮬레이션을 해 볼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거죠. 미리 준비되지 않은 책은 즉석에서 e-book을 다운로드하여 읽기도 하고 필요한 경우 사전 앱을 이용하거나 디바이스가 책을 읽어 주기는 오디오북 기능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기술 + 공부 간에 강한 연결성이 생기는 거죠. 기술을 오직 여가 시간이나 재미를 위해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생산적인 일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인지하게 되죠. 또한, 학교나 학원이 오직 시험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닌,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주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프로젝트 수업의 중심은 무엇을 가르치는지가 아니라 "왜" 가르치는지 아는 겁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무엇을 배울지가 아니라 "왜" 배우는지를 아는 거죠. 그래서 프로젝트 중심 교육에선 프로젝트의 목적은 있지만 어떤 주제를 가르치고 배울지 정해놓지 않고 진행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찾아 친구들에게 영어로 소개하기', 또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선택해 가이드 북을 만들기'처럼 주제를 정해놓지 않습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모든 학생에게 iPad를 제공하고 앱을 사용해서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제작하죠. 아래 사진처럼, 빵을 만드는 방법, 나니아 연대기, 온라인 게임 오버 워치, 마인크래프트 집짓기 등으로 주제는 다양합니다.
Book creator 앱에 저장된 학생들의 책들 초등부 2학년 여학생 - 그림일기 형식의 책 초등부 5학년 여학생- 소설 형식의 책 학생이 쓴 책을 직접 종이 책으로 만드는 모습 학생들이 직접 만든 미니 북 영어를 굉장히 잘하는 학생의 경우 그 수준에 맞게 논문 수준으로 책을 쓰거나 실제 애플 스토어에 정식 출판을 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실제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고, 부모님들이 보통 걱정하는 대학 진학도 단순히 시험공부만 하는 것보다 학생에게 더 유리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좋아하면 잘하게 됩니다. 이 것을 현장에서 매일매일 확인하는 것은 굉장히 멋진 일입니다.
초보 애완 동물 주인을 위한 가이드 북 중3 프로젝트 요리사가 되고 싶은 중2 학생에겐 요리책으로 수업 종이 책을 읽고 만드는 것뿐 아니라 뉴미디어 기술을 통해 영상 편집과 영어 능력을 연결하는 것은 새로운 교육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수업에서 뿐 아니라 실제 삶에서도 중요하죠.
예를 들어, 현재 초등학생들에겐 유튜브가 새로운 TV이며, 유튜브 스타가 그들에겐 헐리우드 스타보다 더 중요합니다.그래서 본인도 그러한 활동을 실제로 하고 싶어 합니다. 유튜브 스타가 되는 꿈을 꾸는 거죠. 마치 우리가 가수가 되고 싶어 백댄서를 동경하거나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오디션을 보러 가는 마음과 같습니다.
이런 문화와 관심을 배움과 연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iMovie'와 같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고 영어 자막을 넣기도 하죠.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자신의 감정을 영상과 음악을 통해 더 정확히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드는 기술과 활동을 영어로 감싸 주는 거죠. 너무 좋아서 그걸 심지어 영어로도 하고 싶도록 이끄는 겁니다.
영어가 중심이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고 학생의 흥미를 채워주기 위한 활동으로 교육이 필요한 겁니다.
유튜브 영상 제작 영상에 들어갈 영어 자막 작업 영어를 하기 위해 억지로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영어 공부하려고 영화 보고 책 읽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려고 영어 공부도 하는 거죠. 강조합니다. 공부가 중심이 아닌 조력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잘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도구로서 영어를 배우는 거죠.
지적 호기심이 생략된 교육은
예쁘게 잘 정리된 잔소리일 뿐이다.
생각해 보면, 영어공부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영어 공부 자체가 아니라 영어라는 그릇에 담겨 오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거죠. 그리고 그 스토리를 통해 얻은 감정을,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언어가 사용되는 겁니다.
물론 말처럼 간단하게 프로젝트 중심 교육을 바로 진행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매주 다양한 프로젝트를 디자인하고 모든 자료를 직접 학생에 맞게 개발해야 하니까요. 아직은 선생님 혼자 그 역할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거의 불가능하죠. 그래서 저희도 한 수업에 3명의 연구원 선생님이 동시에 들어가는 코티칭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겁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 공학과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한 저는 교육 기술을 정하고 미디어와 교육을 연결하는 일을 주로 담당합니다. 종이에 쓰고 책을 읽는 전통적인 수업 방식도 중요하지만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전통적인 방식은 전직 미국 초등부 교사분이 지도합니다. 또한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한 반에 공존하기 때문에 아동 심리학 전공자 선생님까지 총 3명의 교사가 같은 반에 동시에 들어가서 협업을 하죠.
그리고 매주 금요일 오전에는 관련 내용을 리뷰하고 새롭게 프로젝트를 디자인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업은 현장에서 바로 적용되고 그 실패와 성공의 결과는 다시 프로젝트에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과 내용도 모두 문서화하고 있죠.
매주 금요일 교사들이 모여 진행하는 영어 회의 시간 저희도 이렇게 하는 것이 더 힘든 길 인지 압니다. 비즈니스 모델로도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방식이라는 것도 알죠.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좋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아니고 학생 중심의 교육이라고 했습니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하나씩 진행하면서 한 명의 사람으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고, 이것이 교육의 핵심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뉴미디어와 전통적인 방식을 조합하는 학습 방식을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라고 하며, 현재 학습 효과와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교육 방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로선 제가 아는 한 기존 교육 방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죠.
[특강 영상] 뉴미디어 영어 학습 적용 프로젝트 실제 사례 소개
강의 전체 보기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6Wicr5F4cVY
영어 스킬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목표는 언어 교육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가 "영어만" 열심히 하면 어느 날 영어를 잘하게 될 거라고 믿는 겁니다. 그러나 영어라는 언어적인 스킬만 성장시키는 방법은 없습니다. 사람으로서 성장하면 언어가 따라 성장하죠.
즉, 언어는 절대 자신이 담을 수 있는 능력보다 더 커지지 못하고 한글 실력보다 영어 실력이 더 앞설 수 없으며, 자신의 생각의 그릇보다 더 큰 지식을 담지 못합니다. 사람으로서 경험하고 성장하는 것이 먼저고, 영어는 이를 따라가는 거죠.
영어를 정말 잘하고 싶다면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활동과 경험을 해야 합니다. 단지 교사는 영어로 이러한 활동과 경험을 감싸서 더 즐겁게 만들어 제공할 뿐이죠.
기존 영어 학습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점을 과학적으로도 설명해 보죠.
영어 공부를 할 때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단어를 외우는 데 사용합니다. 그러나 10년 동안 공부하고 나서 왜 영어를 못하냐고 물으면 어휘력이 부족해서라고 하죠. 뭔가 많이 이상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전환되기 위해선 반드시 감정 정보가 같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감정 없이 단순 정보가 머릿속에 기억되는 시간은 단 6초. 우리가 영어 단어를 단순 리스트처럼 외우면 안 되는 이유죠.
그래서 영어 스킬만 배우고 억지로 다니며 영어 공부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영어에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고도 가장 못하는 분야가 된 겁니다.
information + emotion
= longterm memory.
-세계 기억력 대회 우승자, Jim Kwik
아직도 영어 단어를 리스트처럼 외우고 있을 겁니다. 20년 전에 인지과학에서 이미 그 문제와 이유를 정확히 밝혔지만 고쳐지지 않고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고 있죠. 물론 외우는 것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학습의 기본이 외우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우리 학생들은 "외우기만" 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겁니다. 외우고 그다음이 없다는 거죠.
실제로 들어오는 모든 정보는 단기 기억력에 의존하고 임시 저장을 하죠. 이 중에서 장기기억으로 옮길 것인지 아닐지는 뇌가 선별하게 됩니다. 즉, 필터링을 하는 거죠. 그 필터링을 통과하는 기준은 바로 자신에게 중요한 정보인지를 아닌지를 확인 하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지 아닌지를 가르는 기준은 감정과 관련이 깊죠.
부모님과 놀이동산에 갔던 기억, 자전거를 처음 타던 날, 친구와 헤어진 날, 군대 입대하는 날 친구들의 표정, 처음 합격 통지서를 받아들고 소리치던 순간, 이러한 날들의 정보는 감정과 이어져 장기기억으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10년,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생생기 기억 할 수 있게 되죠.
이러한 현상을 영어 학습에 적용해 설명해 보면, 우리가 어휘를 배울 때 아무런 감정 없이 단순 암기만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예를 들어, 'school'라는 단어를 들으면, '학교'라는 한글 뜻뿐만 아니라 실제로 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선생님의 뒷모습이, 그 장소의 냄새 등 경험이 단어와 같이 연결되면 더 잘 기억되고 실제로 사용할 때도 더 빠르게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각 단어에 연결되는 감정이 다양하고 클수록 기억속 정보에 접근하는 길도 크고 강하게 만들어지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자리 잡게 되죠.
그러나 지금처럼 "영어 단어 = 한글 뜻"으로만 배우게 되면 종이 시험지에는 적을 수 있을지 몰라도 실제 강의나 업무를 위한 대화에선 사용할 수 없는 반쪽자리 능력이 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커뮤니케이션에서 텍스트와 같이 언어적인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 30%이기 때문이죠. 반대로 색상, 감정, 맛과 같은 비 언어적인 정보가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즉, 비언어적인 정보인 감정, 관심, 흥미, 색상, 표정, 맛 등을 입력하지 않으면 필수 정보가 누락되었기 때문에 실제 세상에서도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언어 적인 정보는 주로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만 제공되는 것이고요.
입체적인 입력을 해야 실제 세상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걸 설명해주는 이론 모델 역설적이지만 글로 언어를 다 배울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즉,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배울 수 없고 오직 경험으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습득해야 하는 거죠. 영어도 마찬 가지고요.
그런데 많은 경우 "영어 교육 = 영어 공부"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좁은 의미로 교육을 이해하고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결국 70%를 차지하는 비언어 적인 정보를 채워줄 기회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혹시, 영어 수업에서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고 읽어 본 적 있으세요? 영화를 본 적은요?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본 적 있으세요? 원어민이 매일 매 순간 하는 활동을 우리는 평생 단 한 번도 하지 않으면서, 영어는 원어민처럼 하고 싶다고 하죠.
학교에서 교과서로만 영어를 배우는한 우리가 원어민 처럼 영어를 하는 날은 절대 오지 않습니다.
[특강 영상] 영어 학습에서 비언어적인 정보가 중요한 이유
[특강 영상] 뉴미디어를 통한 입체적인 독서가 필요한 이유와 방법 소개 #1
https://www.youtube.com/watch?v=Vvk2Gs891vk&t=23s
뉴미디어를 통한 입체적인 독서가 필요한 이유와 방법 소개 #3
https://youtu.be/Mq3mx3RlH6o
강의 전체 보기 링크: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jexctfgjv5mPwy6xVi19NoTc7BLXIU_S
앞서 언급한 문제들로 인해 이제는 가장 늦게 변한다는 교육까지 기술 변화 앞에 더 이상 예외일 수 없는 상황에 왔습니다. 예전에는 교육에서 기술을 사용하면 좋은 것이라는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기술을 교육에 적용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사라지는 상황까지 온 거죠.
한국 외국어 대학교를 포함해 언어 관련 대학은 최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의 발전 속도를 보고는 영어 학과의 이름을 Language Technology로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외대는 기존 영어 언어학과를 ELLT학과, English Linguistics & Language Technology, 로 변경하고 언어공학 분야를 2018년부터 도입할 예정).
그렇다고 학생들을 더 기계처럼 공부하게 만들려고 더 많은 기계와 기술을 사용하려는 건 아닙니다. 저는 학생을 '더 사람답게' 가르치기 위해 더 많은 기계와 기술을 사용해야 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현장에서 뉴미디어 기술의 도움 없이는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영어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경험을 적절히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죠.
기술의 도움 없이는 교실에서 좋아하는 것을 찾아 관련된 내용을 리서치하고, 영상을 보거나 만들 수 없습니다. 또한 학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배우고 싶은 내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기도 힘들죠. 더 나아가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대면 토론을 해야 할 경우도 있지만 모두 외국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외국어 수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를 종이 매체만으로는 구현이 불가능합니다. 즉, 보고 듣고 먹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감각의 정보는 새로운 매체와 기술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죠. 그래서 배움을 더 즐겁고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강조하죠.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배움은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이 배우고 싶다는 감정을 이끌어 내 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교사와 부모가 해야할 일의 전부이기도 합니다. 단지, 역할을 조금 추가하자면, 매일 매순간 하고 싶은 잔소리를 조금 더 참아 주는 것뿐이죠.
사실 학생들도 교사의 말을 들어주는 이유가 교사가 영어를 멋지게 하거나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학생들과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사람은 옳은 사람 말 안 듣습니다. 좋아하는 사람 말 듣죠. 이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굳이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영어 선생님을 좋아하면 학생도 영어를 좋아하고 결국 잘하게 된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저도 프로젝트나 시험이 끝나면 학생과 같이 비디오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고, 피자도 시켜먹습니다. 왜 원장인 제가 이런 짓을 할까요? 만약, 영어만 가르쳐도 학생들이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된다면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영어를 싫어하게 되더군요.
비록 저에겐 우연히 이루어진 일들 이지만, 최신 기술과 교육의 혜택을 지난 10년간 받아 왔습니다. 특히 2012년 ~2015년 까지 교육 기술에 가장 많은 펀딩을 받았던 지역인 뉴욕에서 유학 중이었고 NYU에서 해당 연구도 마음 것 할 수 있었죠. 이러한 혜택이 다음 세대 학생에게는 우연이 아닌 시스템적으로 제공되길 바랍니다.
제가 그랬듯이, 우리 학생들도 배움이 즐겁다는 걸 느끼고 경험하길 원합니다. 그리고 결국 학생들이 우리가 맞았다는 걸 증명해 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함께 믿어주는 분들이 주위에 있어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 위대한 사람은 없다.
단지,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
-윌리엄 홀시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https://www.newmediaengli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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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원정기 #2:
https://brunch.co.kr/@dohyunkim/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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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기를 싫어하는 학습자가 뉴미디어를 통해 영어 원서를 즐겁게 읽도록 도와주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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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배우는 모든 사람이 알고 실행해야 할 기본 수칙을 알려주는 강의:
https://brunch.co.kr/@dohyunkim/68
[ 저자의 책 ]
네 번째 책, '불완전한 영작’은 '완벽한 영어'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틀리지 않는 영어가 아니라 틀렸을 때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책. 'iPad Pro + Apple Pencil'에 최적화된 유일한 책입니다. 쓰기 활동을 위해 책에 직접 문장을 쓰며 배울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차별화는 새로운 생각이 아니라 새로운 행동으로 완성됩니다.
불완전한 영작 소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rLC8TlDllCI
단순 규칙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와 늬앙스 중심으로 디자인된 문법 책:
단순 해석이 아닌 입체적인 입력을 통해 영어 원서를 습득하며 읽도록 돕기 위한 책:
https://brunch.co.kr/@dohyunkim/136
구문 동사를 통해 어휘력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을 소개한 어휘 책:
https://brunch.co.kr/@dohyunkim/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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