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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영어 원정기 #2 미래교육

'교육적'이라는 말의 함정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대치동 영어 원정기 #2


- '교육적'이라는 말의 함정


뉴욕대(NYU) 그리고 뉴욕 스타트업에서 3+1년간 일하며 얻은 경험을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지난 5년간 4권의 책을 출판하며 떠올랐던 감정, 그리고 대치동에서 프로젝트 중심의 영어 학원을 운영하고 가르치며 알게 된 현장과 이론의 차이, 그렇게 일상을 통해 배워온 내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아이폰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15분 정도 길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성인 학습자를 위한 강의와 영어 공부 방법은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로 검색해주세요. 


대치동 영어 원정기 #1: https://brunch.co.kr/@dohyunkim/165



한국의 낮은 교육 수준이 저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교육, 특히 영어 교육이 훌륭했고 그래서 학생들이 실질적인 영어를 할 수 있었다면, 교육 사업을 하는 저에게 이런 기회는 오지 않았을 겁니다. 


한국의 실용성 없는 교육이 지난 30년간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어 준 덕분에 흔히 미래 교육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제가 빠르게 명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세상을 변화 시키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이 변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 톨스토이 -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중심 교육이 종이 책만 읽고 시험지에 쓰는 것보다 더 좋다는 걸. 즉, 전통적인 방식인 종이 매체뿐 아니라 뉴미디어 매체인 아이패드 등을 사용해 직접 만들며 배우는 것이 무조건 더 좋습니다. 단지 아무도 하지 않고 있을 뿐이죠.


그럼 왜 좋은 걸 아무도 하지 않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프로젝트 학습은 교육자에겐 훨씬 더 힘들고 원장에겐 돈을 벌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죠.


학습 효과가 떨어지거나 학생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닙니다. 프로젝트를 한다는 것은 높은 수준의 학습 디자인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진행할 수 있는 교사를 찾기 힘듭니다. 또한 학원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겐 여러 교사가 동시에 들어가는 코티칭(co-teaching) 방식은 인건비가 높아져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2000개가 넘는 학원이 있는 강남, 서초, 대치동에서 조차 아무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돈이 되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면 벌써 모두 하고 있을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연구에서 이미 프로젝트 중심의 학습이 더 좋다는 걸 알아냈지만 교육 현장에선 구현하지 못하고 있죠.


비유하자면, 연구를 통해 푸시업이 식스팩을 만드는데 굉장히 효과적이라는 걸 알아낸 겁니다. 단지, '알았을 뿐' 실제로 푸시업은 하지 않고 있는 거죠. 그래서 현실에선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겁니다.

The problem is ideas are like knowing
you should do pushups. So what?
There is zero practicality in that.
아이디어라는 건
푸시업을 하면 좋다는 걸 알았다는 정도죠.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죠?
알았다는 것만으론 단 1의 실용 성도 없어요
- 게리베이너 척 -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이론과 교수법을 매년 학회에서 발표하죠. 서로 상도 주고 난리를 칩니다. 저도 초청을 받았고 논문도 여러 번 미국 학회에 실렸습니다. 해당 논문으로 MIT 박사를 추천을 받아 면접도 봤죠. 근데 거기까지입니다. 이론만 있고 아무도 직접 그 이론을 현장에서 구현 하진 않습니다.


정말 모두가 새로운 교육을 원합니다. 반드시 변해야 한다고 하죠. 그러나 본인이 나서서 손에 흙을 묻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사교육은 돈이 안돼서, 정부 부처는 새로운 거 시도하다 욕먹을 것이 뻔하니 하지 않게 됩니다.


혁신을 위해선 행동가가 필요합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전문가가 잘하지만 이전에 없던 일을 하기 위해선 욕먹고 손을 더럽힐 행동이 더 요구되기 때문이죠.


이전에 일어난 적이 없는 일, 혁신을 실제로 일어나게 만드는 건 아이디어 따위를 생각해내는 것이 아닙니다. 행동이죠. 당신이 식스 팩을 만들기 위해 푸시업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아냈다고 해서 식스팩이 생기는 건 아닌 것처럼요.


저도 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교수가 되어 교대 학생들에게 교수법을 가르치려는 목표를 수정했습니다. 그렇게 계획에도 없던 대치동에 학원을 열게 되었죠.


만약 한국 교육이 이렇게 처참한 수준이라는 걸 몰랐다면,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알고는 못하죠. 제가 직접 교수법을 연구하며 프로젝트 교육이 더 좋다는 걸 알았는데 한국에 없다고 나중에 제 아이에게 한국의 주입식 교육을 시킬 부모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직접 그 일을 하기로 결정한 거죠.


외국으로 도망치는 대신에 한국 교육을 작게나마 직접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자신의 아이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직접 만들기로 하고 이번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대치동에 연구소 겸 학원을 열게 되었죠.


많은 사람들이 입시 위주의 수업을 하지 않는 학원은 대치동에서 1년 안에 망할 거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1년 안에 망하는 모습을 보려고 사람들이 치킨 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죠. 그런데 저희 학원은 지금 3년째 두 배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우리는 살아남았고 그렇게 내 아이와 같은 소중한 학생들이 우리가 있는 곳으로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프로젝트 학습의 중요성을 알렸고 사람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방문자가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블로그 방문자 수의 증가

올해는 중국 CCTV 촬영, Apple 이사와 엔지니어의 방문, 그리고 Amazon 본사에서 온 prodcut 사장과 2시간 정도 미팅도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미래 교육에 대한 콘텐츠 제작과 방향에 대한 얘기도 깊이 해볼 수 있었죠.


동시에 우리가 가는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러한 회사의 방문으로 확인시켜 줬습니다. 촬영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자신의 선택이 맞았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경험이었을 겁니다.


아마존 애플 그리고 CCTV의 방문

지금은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 이상으로 성장했습니다. 학생들이 교실을 모두 채우고 부모는 저희를 믿고 학생이 성장 할 때까지 오랜 기간 기다려 주고 계시죠.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주어졌습니다. 1차 목표였던, '대치동에서 살아남기'라는 미션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죠.


그렇지만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교육의 끝은 아닙니다. 사실 뭐 대단한 것도 아니며 그저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었다는 정도입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혁신과 발전을 이루어 내야 할 시기이며, 그 책임도 져야 하는 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제 대치동 원정기의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 교육을 더 구체화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글은 그 두 번째 시즌의 시작과 진행 과정을 소개하고 잠재적인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기 위한 겁니다.


자, 시작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이
당신은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한일을
해내는 것이다.
- 월터 -


지난번 저는 대치동 영어 원정기#1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학생 중심의 교육, 미래 교육은 어떤 모습일지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점잖게 앉아 이론이나 얘기하는 사치를 벌이고 싶지 않다고도 했죠. 그래서 새로운 방식의 교육을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하는 일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공유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도전이 주는 즐거움도 얘기했죠. 처음 시작할 때는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이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주위에 지지해 주는 분들과 따라주는 학생을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이란 학생들이 지적 성취감뿐 아니라 감정적인 행복을 모두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 걸 의미합니다. 공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잘, 그리고 즐겁게 하도록 도와주는 활동이라는 걸 경험을 시켜 주려는 거죠. 사람으로 한 단계 성장시키는 것이 모든 교육의 목표이며, 이는 경제적인 자립까지 포함하는 겁니다.


문제는 어떻게 이것을 가능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거죠. 우리는 바로 그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시작, Back to the Beginning!


2018년 5월 저희 학원은 10일간의 방학을 억지로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교사와 함께 우리가 처음 미래 교육을 말했던 장소인 뉴욕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입니다. '대치동 원정기' 시즌 2의 시작을 알리는 일이었죠. 다시 뉴욕에서 지인들과 만나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조언을 얻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NYU 교수 그리고 어느덧 학교에서 교장이 된 선배 친구의 특별 도움을 받았습니다. 직접 학교에 방문해서 수업을 참관하고 관련 교재도 받을 수 있었죠.

학교 교장이된 친구와 NYU 교수, 뉴욕에 초등학교 방문

뿐만 아니라 과학 교사, 소프트웨어 개발자, 요리사 친구를 만나 새로운 기술과 놀이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고 직접 체험도 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학습에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할 수 있었죠.

뉴욕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과학, 수학 선생님, 미슐랭스타 쉐프가된 친구들

친구들의 도움으로 그렇게 다음 2-3년간 우리가 시도할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도 하나씩 구체화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작으로 뉴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을 모든 학생에게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동시에 아마존 알렉사와 같은 음성 인공지능을 학습에 이용하기로 결정했죠.

아이패드 애플펜슬, 아마존 알렉사

이러한 결정은 저희가 영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제로 수업에서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영작을 많이 하다 보니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단순 스펠링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급 인력인 우리 선생님의 에너지는 높은 수준 토론이나 논리, 리서치 등을 알려주는 데 사용되어야 하죠. 선생님들의 에너지를 단순 작업에 낭비하지 않고 학생은 더 즐겁게 배울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은 학생들에게 단순 철자, 그리고 기타 궁금한 점들을 아마존 알렉사에게 물어보도록 했죠.


예를 들어, "Alexa, How to spell 'different'?" "Alexa, Who is the first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와 같은 질문을 하도록 이끄는 겁니다.


단순 스펠링이나 질문은 알렉사에게: https://youtu.be/9DJ5Hv7CPsY

이 것은 단순한 스펠링 학습도 기술의 도움으로 흥미를 높이고 마치 공부가 아닌 놀이처럼 느끼도록 만들기 위한 학습 디자인입니다. 학원에서 영어로 말하라고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하고 싶도록 이끄는 거죠.


인공지능 알렉사의 사용은 교과서 속에 영어가 아닌 실제 세상에서 필요한 영어를 말하고 싶게 합니다. 궁금한 내용을 물어봤으므로 그 답을 듣는데도 집중하게 되죠. 스피킹뿐 아니라 리스닝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게 됩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구글 음성인식 + 영어 발음(phonics)을 학습을 연결시켰습니다. 모든 영어 학습자에게 가장 힘들고 지겨워하는 작업 중 하나인 발음 연습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0f84bVCWews

구글의 voice dictation 기능은 자신의 영어 발음을 구글에게 들려주고 이를 비주얼 정보인 문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리가 정확하지 않으면 음성 인식되지 않거나 다른 단어로 인식하게 되고 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발음이라는 음성 정보를 문자라는 비주얼 정보로 전환 해주는 겁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발음 소리가 의도와 달리 상대방에겐 어떻게 들리는지 정확히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죠. 뉴미디어의 도움으로 그 지겹던 발음 수업이 이제는 서로 해보겠다고 뒤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활동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다음 계획은 발음 연습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음성 커멘드와 구글 서치를 연결시키는 겁니다. 음성인식 + 인공지능을 통한 구글 음성 검색을 통해 리서치를 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할 예정이죠.


왜냐하면 다음 세대의 켜뮤니케이션 방식의 the next big thing은 의심의 여지없이 '음성인식과 인공지능의 연결'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알렉사를 시작으로 애플과 구글같은 회사가 음성 비서 개발 전쟁 벌이고 있는 이유죠.


우리는 이미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었고 학생에게도 소개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음성인식과 인공지능을 학습에 연결하는 방식을 실제 학원 현장에 적용했고 학생들의 흥미나 학습 효과가 더 높다는 것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영어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스펠링이나 문법처럼 공부가 아니라 인공지능 같은 기술을 영어 학습을 위해 적용하고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겁니다. 그래야 우리가 없는 곳에서 필요한 내용을 스스로 배워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혼합학습(Blended Learning)의 필요성


물론 우리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새로운 문제도 함께 나타납니다. 기존에 주로 소프트 웨어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데 집중했는데요. 디지털 교육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손에 만져지고 직접 경험을 강화시킬 방법을 고민해 왔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혼합학습(Blended Learning)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현존하는 최고의 학습방법은 의심의 여지 없이 '혼합학습(Blended Learning)'입니다. 디지털 매체와 아날로그 매체를 모두 사용해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아날로그와 디지털 매체를 혼합하는 것이 디지털 매체나 종이 매체 중 어느 하나만 사용한 경우보다 효과가 높다는 것이 밝혀졌죠. 이는 여러 논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리딩 능력에서 혼합 매체를 사용하는 리딩에 대해서 더 효과가 좋았다는 내용의 논문입니다.

이렇게 뉴미디어와 전통적인 매체를 조합하는 것이 더 유리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 손흥민이 축구에서 한쪽 발만 사용하는 것보다 양발을 다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한 이유와 같죠.


더 쉽게 말하면, 우리가 중국 음식에서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고민을 짬짜면으로 해결한 것과 같습니다.


둘 다 먹을 수 있다면 당연히 둘 다 먹는 것이 무조건 만족도와 효율이 더 높습니다. 짜장면은 얼큰한 국물이, 짬뽕은 달달한 짜장이 서로 맛의 단점을 보완하는 거죠.

여기서 주의할 부분은 짜장면과 짬뽕 두 그릇을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한 그릇 내에서 두 가지를 적절히 조합하여 벨런스를 잡는 것이 핵심이죠. 이를 통해 비용과 효율이 급격히 좋아지는 겁니다.


같은 접근 방법을 학습에 적용한 것이 바로 블렌디드 학습입니다. 블렌디드 학습에선 새로운 매체나 방법이 전통적인 방식을 죽이거나 대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균형있게 장점을 조합해 학습을 최적화하는 거죠.


전통적인 방식인 종이 책을 읽거나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그것만 하는 것이 나쁘다는 거죠. 전통적인 종이 매체를 더 활용하기 위해 디지털 매체가 도와줘야 하니까요.


예를 들어, 종이 매체는 동영상이나 인터렉션을 줄 수 없고 디지털 매체는 아날로그 감성을 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배움에선 둘 다 필요하죠. 전통적인 방식과 뉴미디어 방식은 상호 보완 적인 관계인 겁니다.


여러 매체의 조합으로 우리는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 진행할 수 있게 되었죠.


한 가지 예로 저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30대 보드 게임 중 10 가지를 선정해 직접 플레이하고 분석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실제 보드 게임 플레이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영어로 된 설명서를 팀 별로 분석하고 토론을 하는데요. 이를 통해 게임에서 부족한 점을 말하거나 승리를 위한 꿀팁 등을 담은 책이나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죠.


당연히 분석 중에는 선생님과 함께 직접 영어로 보드게임을 플레이하며, 게임이론, 규칙을 배우게 됩니다.

게임 방식을 영어로 배우고 분석하고 설명

사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보드 게임이 있습니다. 단지 한국어로 없을 뿐이죠. 저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제대로 그리고 즐겁게 하려면 반드시 영어가 필요하다는 걸 경험시켜 주고 싶었던 겁니다.


예를 들어, '만약 네가 어느 칸에 도달한다면, 행운 카드를 한 장 가져라.' '만약 가장 긴 기찻길을 만들었다면, 3 포인트를 받아라.' 등을 설명하기 위해 '조건문 if'를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여기에, '나의 점수가 너보다 더 높다, 내가 만든 기찻길이 더 길다'처럼 상대방과 비교해야 하므로 '비교급'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죠.


문법 책에서 배우라고 해서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함을 먼저 느끼게 하고 필요할 때 가르쳐주는 거죠. 학습 골든 타임을 연결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영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더 잘 즐겁게 만드는지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아래 사진처럼 학생들이 직접 'if 구문'을 사용하여 게임 방법이나 분석을 통해 자신만의 의견 평점을 주는 블로그나 책의 형태 또는 영상을 직접 제작하기도 합니다.

학생이 작성한 게임 이론과 팁 draft

1. 보드게임 카탄 영어 소개 영상: 초등부 5학년 촬영, 자막, 영상 편집

https://youtu.be/ILLG9B_TwRE

2. 보드게임 Photosynthesis 영어 소개 영상: 초등부 1학년 + 3학년 자막, 영상 편집

https://youtu.be/W_ke_IuopX4

여기서 디지털 매체는 리서치를 하고 책을 디자인하는 곳에서 그리고 종이 보드게임은 손에 만져지는 아날로그적인 감각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얼굴을 맞대고 게임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협업 능력을 동시에 키워 줄 수 있죠. 다양한 경험, 매체, 놀이가 블렌디드 되어 있습니다.


자신을 표현하고 배우는 방식에 있어서도 블렌디드 되어있죠. 어떤 학생은 iPad 같은 뉴미디어 매체를, 다른 학생은 종이에 손글씨를 쓰기도 하죠. 자신이 선택할 수 있으며, 이 둘을 조합하는 것이 어느 한쪽만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매체와 학습 방식의 조합을 통해 단편적인 입력이 아니라 입체적인 입력을 진행하는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재밌습니다.


강조 합니다. 필요하지 않은 그 어떤 정보도 교육이라는 예쁜 이름의 '잔소리'일 뿐입니다. 우리는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좋아하는 걸 더 잘 그리고 즐겁게 하도록 코칭 하는 사람이죠.


좋아서 한다는 것의 가치 그리고 교육적이라는 말의 함정


제가 이렇게 프로젝트 학습을 하는 이유는 돈을 많이 벌수있거나 명성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저는 명성도 돈도 아주 좋아합니다. 주시면 넙죽 받을 겁니다. 그러나 그 것만으론 부족하죠. 한 사람으로서 그냥 좋아서 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뉴욕에 출장 갔을 때도 어린 학생의 시선으로 무엇이든 호기심을 갖고 직접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제가 그런 사람 인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뉴욕에 갔을 때도 닌텐도 게임 워크숍에 참여하는 일정을 넣었죠.

학원에 배치된 닌텐도 Labo

Nintendo Labo 소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P3Bd3HUMkyU


참고로 위에 영상에서 처럼 Nintendo Labo는 닌텐도 스위치라는 뉴미디어 기기와 카드 보드라는 아날로그 종이 매체를 조합한 겁니다. 직접 경험 + 간접경험 이것을 아날로그 + 디지털 매체를 혼합 방식으로 구현하는 거죠. 새로운 기술과 생각의 방식인 블렌디드 메이커스 교육을 위한 것이죠. 당시에는 한국에서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뉴욕에 가서 직접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뉴욕 닌텐도 Labo 워크샵

중요한 건 제가 이걸 좋아서 하는 겁니다. 위에 사진 속 저는 일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닙니다. 노는 사람의 모습이죠. 배움은 최고의 놀이입니다.


저는 학생들도 배움을 제가 일하 듯 즐겁게 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이 전적으로 가능하다는 것도요. 단지 많은 사람들이 아직 잘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제가 한 번도 교육장소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비디오 게임이나 태블릿, 인공지능 같은 도구를 '일부러' 보란 듯이 사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존에 '교육'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포장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죠.


왜냐하면 교육에서 교육적인 효과를 주지 못하고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적'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해서 다시 말합니다. 교육에서 교육적인 효과를 주지 못하고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는 무시하고 온통 "가르치려고만" 하기 때문입니다. 배움은 즐거운 활동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이는 현장에서 쉽게 무시되죠.


흔히 부모나 교사가 말하는 아이들의 집중력이 낮은 게 아닙니다. 사실은 너가 재미없기 때문이죠.


공부할 때는 10분도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이 좋아하는 활동은 2시간을 넘도록 밥도 안 먹고 합니다. 어떻게 같은 사람이 이렇게 다른 걸까요?


진실을 말하면, 여러분의 수업이 재미없습니다. 여러분의 잔소리가 싫은 겁니다. 이것이 현실이고 대부분의 부모와 교육자가 모른 척하고 있을 뿐입니다.

 

교육적인 콘텐츠로만 가르치면 대부분 실패합니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며, 교육자는 교육적인 콘텐츠를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반대로 누가 봐도 재밌는 콘텐츠를 가져와 이를 교육적으로 사용해야 성공하죠.


교육적인 모든 걸 사용하려고 하지 마라,  
모든 걸 교육적으로 사용해라
Do not use every educational thing  
but use everything in educational way


교육적인 것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무엇이든 재밌는 것을 가져와 교육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죠.


예를 들어, 저희도 마인크래프트나 유튜브를 사용하지만 이 것을 개발한 사람이 아닙니다. 비디오 게임이나 유튜브도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죠. 단지 우리가 교육적으로 활용할 뿐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교육적으로 만들어진 그 어떤 콘텐츠나 툴보다 훨씬 더 교육적이고 창의적이며 또한 실용적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세상에 나가 실제로 사용할 도구를 그대로 교육에서 사용하기 때문이죠.


저희는 단지 뉴미디어 매체의 사용방법, 즉 'How'에 대해서만 새롭게 디자인하는 겁니다.


학생은 수업을 통해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입력만 하지 말고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내용을 출력해야 하죠. 영상이나 책처럼 콘텐츠를 만드는 창의적인 활동을 공부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능력을 키우는 것이 현재 교육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 일 겁니다. 암기를 더 많이 해서 단순 정보의 양을 늘리고 시험지에 빈칸이나 채우는 것이 아니겠죠.


학생들을 어리석은 존재로 인식하고 학교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닌 교실 밖 세상과 연결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교육,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교육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한 미래 교육의 방식은 더 열심히 힘들게 공부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신나게 노는데 교육적인 효과가 있도록 만드는 거죠.


많은 분들이 여전히 미래교육이 오기를 기다리며 예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날 미래교육이 마중이라도 나올 것처럼 생각하죠. 아무리 기다려도 여러분이 생각하는 미래교육은 절대 오지 않을겁니다. 미래교은 기다리면 오는 것이 아니라 가서 직접 노력을 통해 잡아와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이죠.

교육은 상대적입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좋은 수업을 제공하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살고 있지만 모두 다른 수준의 교육을 받게 됩니다.


2018년 매일 매 순간 모두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시대지만 30년 전 교육과 시스템적으로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아직 한국에 그 어떤 학교나 학원에서도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 같은 뉴미디어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은 없습니다. 


마치 스마트 폰 같은 미디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척합니다. 학생들에게 스마트 폰이 있으면 모두 뺐어서 보이지 않는 곳에 두려고 하죠. 즉, 방해물로만 여기고 있는 겁니다. 과연 이렇게 하는 것이 미래를 살아갈 어린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인지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피하지 말고 시대에 맞게 제대로 사용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독서도 교육을 하듯이, 디지털 매체도 디지털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시도 조차 하지 못하죠.


학생들을 기술의 경쟁자가 아닌 지배자로 키워내야 합니다. 이는 제 개인적인 주장만은 아닙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은 강연에서 여러 번 교육 변화의 필요성과 기술혁신에 대해 언급해왔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죠.

모두가 기술 발달을 두려워하고 걱정한다고 해도 기술 혁신은 여러분의 의견 따위는 단 1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조건 기술혁신은 옵니다. 그리고 더 강화될 겁니다.


만약 이것이 두렵다고 걱정만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다면 저는 매일매일 끝도 없이 걱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은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죠. 걱정은 걱정을 더 키울 뿐입니다. 오히려 밖에서 남들이 걱정만 하고 있을 때 그 걱정 속에 들어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단언 합니다. 기술혁신은 반드시 옵니다. 그리고 더 강화됩니다. 그러니 피하는 것이 아닌 그러한 변화를 정확히 바라보고 이를 준비시키는 교육을 진행해야 합니다.


역량의 함정(Competency Trap)


놀 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해야 한다는 옛날 생각, 과거엔 맞고 지금은 틀립니다. 현재의 아이를 자신의 과거에 가두지 마세요. 과거의 성공이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성공도 가져올 거라는 역량의 함정(Competency Trap)에 빠져선 안됩니다.


지금은 놀이가 배움이고 배움이 즉 놀이입니다. 이것이 연결되어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좋은 학습 디자인이란 학생이 수업에서 열심히 공부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잘 된 겁니다. 오히려 재밌게 한 판 놀고 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교육적인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더 높은 수준의 학습디자인이죠.


또한, '재미'나 '놀이'에 대한 가치를 낮게 보지 마세요. 현재 구글이나 애플 개발자의 80%는 어릴 때 부모로부터 컴퓨터(게임) 중독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컴퓨터를 가지고 놀수 있어야 나중에 커서 모두가 되고 싶어하는 구글 개발자가 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학원에 가서 공부로는 개발자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냥 사용자가 되죠.


우리가 원하는 그 '글로벌 인재'라는 구글이나 애플의 개발자가 되려면 컴퓨터를 공부하는 것이 아닌 가지고 놀아야 합니다. 절대 학교나 학원에서 책으로만 배워서는 개발자 수준으로 못 갑니다. 좋아서 하지 않는 사람은 시키는 것 이상으로는 절대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창의력이 나올 여지가 없죠.


영어도 마찬 가지입니다. 영어를 도구로서 가지고 놀아야 잘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고 영어를 공부로만 해서는 그냥 하는 사람이 될 뿐 절대 잘하게 되지 않죠. 10년 넘게 수천 만원의 비용을 들여 겨우 시험 점수만 높이고 결국 내가 좋아하는 영어 원서 한 권, 영화 한 편 자막 없이 보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영어를 가지고 놀아야 잘하게 된다는 사실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잔지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모르는 가장 큰 비밀 중 하나죠.


공허한 개인의 주장으로 남기지 않기 위해 저희는 이를 현장에서 증명하고 있습니다. 실제적인 사례를 들면,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을 영어로 하면서 학생들의 영작 실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믿기 힘들 수 도 있지만 데이터와 학생의 결과물을 보면 이것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든 말든, 원하는 그렇지 않든 상관없습니다. 저희들의 데이터는 이것이 가능함을 보여줬고 우리는 이를 학생, 그리고 부모와 함께 이미 확인했습니다.

위에 사진은 저희 학생들이 매일 하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마인래프트 같은 게임을 함께 하고 여기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영어로 쓰는 거죠. 마치 저널이나 매거진처럼 문서를 기록하고 꾸미는 겁니다. 스크린 샷부터 저널 디자인까지 모두 본인이 합니다.


특히 'day #1 ~ day #20' 이렇게 계속 2~3달 정도 자신의 글이 쌓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day #1과 2~3개월이 지난 day #16을 보면 자신의 성장과정 그리고 부족한 부분과 잘 한 부분을 스스로 인지하게 되죠.


물론 사람마다 성장 속도는 다 다릅니다. 어떤 학생은 6개월이 걸리기도 하고 1년이 걸려야 한 단계 성장합니다. 중요한 건 다른 곳에선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방식을 우리 학생들이 즐겁게 하고 있다는 거죠.


몰론 여기에는 우리가 숨겨놓은 여러 장치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모르겠지만 책부터 게임까지 모든 콘텐츠는 다 영어로 하는 것이므로 영어를 더 잘 할수록 좋아하는 게임도 더 잘 그리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있죠.


이렇게 배움이 쌓이고 스스로 학습적으로 그리고 활동에서 성장했다는 걸 경험하게 되면 그때부터 배움은 재밌는 활동으로 전환됩니다. 그리고 영어를 더 잘 가지고 놀게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되죠.


이 외에도 영화 만들기, 영어로 명상 하기, 단어를 골든벨 퀴즈처럼 진행하는 수업,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을 영어로 보고 토론하는 수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당연히 종이로 된 책도 읽습니다. 필요하면 시험도 보고 퀴즈도 풉니다. 그러나 그 차이는 시험의 목적입니다. 즉, 시험 점수만 높이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험의 원래 목적인 진짜 영어를 하기 위한 확인 과정으로 들어가 있죠.

영어로 보는 일본 애니매이션

사실 한국에선 이런 프로젝트 교육은 유럽이나 미국 사립학교, 국제 학교 같은 곳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한국에서 가능합니다. 단지 더 힘들고 돈이 안돼서 하지 않고 있을 뿐이죠.


부탁 드리고 싶은 건 새로운 매체를 통해 수행 가능하니 시도 하라는 겁니다. 자신의 손에 흙을 묻히기 싫다면 그 혜택도 볼 수 없습니다. 멋진 몸매는 갖고 싶지만 푸시업은 하지 않는 상황을 경고했습니다.


이렇게 미래 교육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방법까지 설명해도 많은 분들은 여전히 내신 점수나 걱정할 겁니다. 통계적으로 전체의 약 5% 정도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고 대부분은 시도조차 하지 않으니까요. 저도 알고 있습니다. 역량의 함정 속에서 싫어도 억지로 열심히 하다 보면 내신 점수도 올라가고 좋은 학교와 직장에 취직해서 행복할 거라고 믿고 있을 겁니다.


시간을 아껴드리겠습니다. 실제 결과는 이렇습니다. 80% 이상의 학생들은 재미없고 힘들게 공부하고 결국 영어도 못하게 됩니다. 제 개인의 주장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 지난 30년 동안 직접 경험한 일이죠. 알고도 계속한다면 당연히 그 결정을 한 사람은 그 책임도 가져가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실제 저희 학원에도 중2, 중3 부모들이 급하게 상담을 옵니다. 아이가 커서 이제는 말도 안 듣고 영어도 못해서 걱정이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죠. 빠르면 유치원에서부터, 또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억지로 영어를 시켰을 겁니다. 이제 그 학생은 좋아하는 것도 없고, 영어도 싫고, 수동적인 사고와 행동이 습관화되어 있을 겁니다. 근데 이제 와서 저희에게 해결해 달라는 부탁을 저는 들어줄 수가 없습니다.


저희 학원 중학교 수업은 중1 여름을 넘어가면 중학생을 절대 받지 않습니다. 초등부를 거쳐서 올라온 학생만 중등부 수업에 갈 수 있죠. 실제로 해결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시간과 비용이 초등부 보다 훨씬 더 많이 듭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부모님은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끝나게 되죠. 이는 이미 제가 경험을 통해 확인한 겁니다. 자신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결정은 자유입니다. 단지 결정을 했으면 그 책임도 가져가는 겁니다.


영어 '공부'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영어 '교육'


새로운 도구는 새로운 생각의 확장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학원 수업, 즉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험을 제공하는 거죠. 영어를 두렵고 힘든 존재가 아닌 가지고 노는 도구로서 경험을 제공하는 겁니다.


이렇게 기술적 도구와 영어라는 언어적 도구를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학습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것이 삶 속에서 얼마나 재밌는 일인지 알려주는 거죠. 여기서 재미라는 건 수업에서 하루 종일 웃고 떠들다가 집에 가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배움에서 재밌다는 것은 작은 교실 속에서도 학생들에게 세상의 '드라마'를 경험시켜주는 것을 의미하죠.


때로는 즐거움에 숨을 못 쉴 정도로 웃다가도 잘못한 학생은 아픔에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힘든 시기를 지나 스스로 성장했다는 걸 알고 기쁨에 소리치는 날도, 부끄러움에 도망치는 날도 있기 마련이죠. 그러나 아픔을 극복하고 웃으며 한 단계씩 성장해나가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영어를 못했던 여학생이 단어 퀴즈에서 1등을 하던 날

실패 없이 살 수 있다면 저는 이를 엄격히 가르칠 겁니다. 하지만 인생에선 반드시 실패 하도록 되어 있으며 항상 행복할 수도 없죠. 저는 교육이 실패를 피하는 것이 아닌 극복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이를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이 교육의 가치입니다. 사람으로서 성장하고 스스로를 믿게 되는 것. 이 모든 희로애락을 통해 ‘재밌다'라는 감정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배움의 목표죠.


저는 학생이 강해지길 원합니다. 그래서 주저 없이 학생을 혼내기도 합니다. 사실 저에게 가장 많이 혼나고 집에 갔던 학생이 지금 가장 많이 성장한 학생이며, 수업 중 가장 많이 웃는 학생이 돼있기 때문입니다.

학생 중에는 어느덧 졸업을 하고 유학을 가거나 기숙사 학교에 들어가 더 이상 못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다시 찾아오거나 남겨놓은 쪽지를 보면, 최소한 우리가 학생들에게 공부 했던 기억뿐 아니라, 다시 돌아보고 싶은 추억 하나는 만들어 줬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학고에 결국 합격한 남학생
쪽지를 남기고간 여학생, 우리 학원이 지나가는 길에 들리고 싶은 장소가 되어서 다행이다.

제가 한 일이 아닙니다. 학생이 만들어 낸 거죠. 저는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있는 그대로 학생에게 공유했을 뿐입니다. 제가 했던 조언 중에 최악의 조언은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했던 조언입니다. 내가 아니라 학생이 부모가 듣고 싶은 말을 그냥 해줬을 때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저는 더 이상 학부모나 학생의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학원 운영을 통해 돈을 벌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그런 이해관계를 따지지도 않죠. 협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잃을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억지로 학생을 어르고 달래서 학원에 오라고 하지 않으며 반대로 혼내는 것도 마다 하지 않습니다.


옳지 않은 일에는 혼내고 잘한 일에는 칭찬하는 것. 기본을 지키고 학생과 부모에게 솔직해지는 것. 진심으로 그 사람을 대하는 것. 이것이 제가 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삶은 간단합니다.
진실이 항상 승리하죠.
Life is simple,  the truth wins."
- 게리 베이너 척 -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www.newmediaengli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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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로 출판된 저자의 책]

불완전한 영작: 틀리지 않는 영어가 아니라 틀렸을 때 대처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유일한 책. 영작을 위해 iPad Pro, Galaxy Note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LC8TlDllCI


[저자의 책]

단순 규칙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와 늬앙스 중심으로 디자인된 문법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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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해석이 아닌 입체적인 입력을 통해 영어 원서를 습득하며 읽도록 돕기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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