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내용을 자세히 보면 단순 암기가 아닌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실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과정이 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학교에서도 종이 시험 보다는 수행능력 평가 방식을 더 강화할 겁니다. 이번 교육부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은 초등부에서 시작돼겠지만 중학교까지도 영향을 줍니다.
현재 초등부 학생에게 중학교 내신 대비 선행 학습이나 하고 있다면 당장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내용을 읽으며 '왜' 배우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결국 살아 남는다. - 찰스 다윈 -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제 개인적인 일화로 현재 그리고 앞으로 올 상황을 설명해보죠.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은행에 취직이 잘 된다고 해서 주산을 배웠습니다. 당시에 많은 학생이 주산 학원이라는 곳을 다녔고 저도 다녔습니다. 그러나 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뒀습니다. 왜냐하면, 컴퓨터가 나왔기 때문이죠.
친구 집에서 처음으로 컴퓨터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부모님을 졸라 컴퓨터를 갖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며 온종일 시간을 보냈죠. 그렇게 새로운 미디어, 컴퓨터라는 도구를 사용해본 경험은 그 후에도 삶의 곳곳에서 저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었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당시 저의 어머님 주위에는 이런 결정을 비판하던 사람이 많았다는 겁니다. 다들 왜 그런 걸 사주냐며 온갖 비난을 했죠. 컴퓨터로 놀기만 하다가 아이가 바보가 될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이는 은행에 취직이 잘 될 거라며 주산 학원에 보내고 있었죠.
학교에 가면 제 옆에는 주산 배운 친구랑 컴퓨터 배운 친구가 같이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 컴퓨터는 새로운 매체였고 혹시나 제어 못 할 어떤 일이 벌어질까 두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아이에게 시킬 수 없었던 거죠.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을 넘어서는 결정을 하지 못합니다. 원래 하던 방식, 안전해 보이는 길을 따르기 마련이죠.
더 효율적인 방식이나 도구가 나와도 기존의 방식을 버리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예전 방식을 더 숙달시키려고 하죠. 이를 비효율의 숙달화라고 합니다.
즉,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지만 그러느니 비효율적이지만 이미 익숙한 것을 더 숙달시키는 겁니다. 그럼 비효율을 감출 수 있으니까요.
30년이 지난 지금도 매체와 방식만 다를 뿐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주판에서 컴퓨터, 지금은 비디오 게임이나 태블릿 기기에 대한 사용 자체를 비난하죠. 학습 방식에서도 100년이 넘은 시스템을 조금 수정해서 문제를 가릴 정도로만 숙달시킵니다.
즉, 단순히 '내신을 준비하느냐, 수능이냐, 시험에서 몇문제 낼 거냐, 절대 평가냐 상대평가냐' 같은 얘기만 하죠. 비효율의 숙달화입니다.
문제는 시험 문제나 평가 방식같이 성적으로 어떻게 더 정교하게 줄 세울지를 고민하는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성적으로 더 공정하게 줄세우는 방법은 훨씬 좋게 만들어도 교육 자체의 질적 향상은 이루어 낼 수 없기 때문이죠.
이제 비효율의 숙달화는 버리고 학생들 미래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도 학생들은 학교나 학원에서 하루 12시간 책상에 앉아 가만히 문제집에 빈칸 채우기만 합니다. 그러면서 부모와 교사는 학생들에게 창의력을 발휘해 꿈을 키우라고 말하죠.
진실을 말하면 빈칸 채우다가 창의력이 발현되는 일은 현실에선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글로 배우기만 하고 실제 세상에서 사용할 수 없다면 죽은 지식입니다. 머릿속 내용을 밖으로 꺼내어 구현할 수 있어야 진짜 능력이죠.
그리고 이런 능력은 절대 글로는 배울 수 없습니다. 반드시 경험해야 하죠. 그 경험을 얻기 위해 교실에선 기술과 매체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모든 걸 직접 가서 경험할 수는 없으니까요.
생각해 보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 합니다. 영화를 좋아하면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죠. 그런 감정이 드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러한 감정은 배움을 진행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학습의 동기가 되죠. 그런데 학습 현장에서 그 ‘하고 싶다는 마음’은 너무 쉽게 무시됩니다.
작은 경험은 배움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어린 학생이 어떤 것을 경험하기 위해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면 어떨까? 좋아하는 활동을 작게나마 당장 해볼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면 배움이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고민했습니다.
물론 저 자신뿐 아니라 언젠간 제 아이에게도 그런 교육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육을 하는 곳이나 선생님이 계실까 하고 찾아 보기도 했죠. 그런데 당시엔 아무도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필요한 사람이 우물 판다고 하죠. 결국 저는 교대 교수가 되어 프로젝트 학습을 연구하고 선생님을 교육하겠다는 계획을 접었습니다. 대신 계획에도 없던 대치동에 프로젝트 중심의 영어 학원을 운영하며 학생을 직접 가르치게 되었죠.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가 더 잘났으니 나를 따르라는 게 아닙니다. 저는 세상에 좋은 예를 남기고 싶습니다. 솔직히 프로젝트 학습 방식이 현재 교육 방식보다 학생들에게 더 좋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단지 아직 많은 분들이 시도하기에는 어렵고 두려운 부분이 있죠.
때문에 이러한 학습방식을 더 알리고 실제로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면 다른 분들도 용기를 내어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 자극과 용기를 주는 예가 세상에 존재해야 합니다.
저 혼자 한국 교육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 교육 관련 분들이 참여하고 부모와 학생이 새로운 교육을 계속 요구해야 가능합니다. 이는 특정 집단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될 겁니다.
그 일이 가속화 되도록 저는 대치동 현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경험들을 계속 공유할 겁니다.
가능하면 모든 자료를 공개하면 좋겠지만 개인 정보 등의 이유로 자료는 일부만 공개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립니다.
아래 사진과 영상은 프로젝트 학습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추가로 아래 사진을 간단히 소개하면, 최근에 영화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입니다. 한국에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토이 스토리'로 유명한 픽사(Pixar)는 자신들의 영화 제작 과정과 방법에 대한 자료를 모두 공개합니다. 저희는 그 자료를 직접 가져와 학생들과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좋은 영화를 선정해서 같이 보면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를 기준으로 영화를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 보는 과정입니다.
다음 사진은 학생들이 영상을 촬영하고, 효과음과 자막 그리고 음성을 영상에 입히는 모습입니다.
영상 촬영
사용된 도구는 iPad, 그리고 iMovie 같은 영상 편집 앱입니다. 레고 블럭과 작은 피규어 등을 촬영에 사용하기도 했죠.
아래는 저희 4학년 학생이 실제로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를 하며 기록한 내용입니다.
단어, 문법, 영상 촬영, 특수효과는 언제 배웠고 어떻게 적용했는지 그리고 스토리는 어떤 내용이고 왜 썼는지 모두 영어로 기록되어 있죠.
물론 학원은 영화 스튜디오가 아니기 때문에 엄청 멋진 영화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직접 좋아하는 걸 해보면서 어떻게 외국어 능력이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과 연결되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재능과 흥미가 있는지 스스로 발견하게 되죠.
초등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다양한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보드게임 프로제트를 했을 때는 영어로 분석하고 플레이하며 직접 소개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아래 사진과 영상을 보시면 어떤 방식으로 보드 게임이 영어 학습과 연결 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