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신도. 그렇게 믿는다.
그만큼 지치고 슬프고 우울할 줄 안다면, 또 그만큼 기쁘고 행복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내가 그랬다. 내가 증명한다.
깊고 어두운 낮.
세상이 버린 몸 가죽.
그날을 글로 꺼낼 때면, 여전히 마음 한쪽이 쓰리다. 내겐 이불 속이 숨구멍이었다. 대학교 3학년, 남들 다 취업 준비를 하고 학점 관리를 할 때. 나는 시험 전 날 아홉 시간을 이불 속에서 견뎠다. 남들에게 공평하다던 시간은 내겐 날카로웠고 나는 매 초 베였다.
너처럼 낙관적인 사람은 보기 드물어.
늘 행복해 보여.
그 말, 자주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보이는 내 모습에 만족했다. 그랬던 내가 처음으로 스스로 육신을 버린 누군가의 마음에 공감했다. 참... 애석하다.
평소에 내 감정을 타인에게 공유하는 것에 인색했다. 늘 이 정도는 스스로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지만 그땐 처음으로 내 마음을 토했다. 그래야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내겐 신경 써주는 지인이 있었다. 직접적인 해결은 아니지만 매일 내게 "오늘은 어때?"라고 전한 그 안부가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이제는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고 싶다. 넘어져서 울고 있는 사람을 직접 일으켜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옆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응원해 주는 사람.
그날만큼 힘들긴 하지만, 그날보다 힘들진 않아!
내게 남은 그날의 기념이다. 이 생각을 떠올리면 당장 힘들던 마음도 이길 용기가 생긴다. 시련을 견딘 나무는 더 단단하고 견고해졌다. 여전히 아픔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글로 꺼낼 수 있게 됐다. 취업도 늦어졌고, 여전히 다른 고생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곳곳에서 행복을 본다. 그리고 이 행복에 과장과 거짓은 없다. 할 수 있다. 나도, 당신도.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