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시쯤 침대에 누워 창 밖에서 들어온 햇살에 얼굴을 맞대는 것을 좋아했다. 세상이 주황이던가. 무용한 마음은 그 색에 살아남지 못한다. 그날은 그렇게 잠들었고, 해가 질 즈음에 일어나 기꺼이 저무는 하루를 배웅했다. 그 정도, 여유가 있었다.
오늘은 뭐랄까. 햇살보다는 그림자가 더 눈에 띈달까. 슬픔이 바다와 같다면 난 지금 어디쯤일까. 이렇게 갑갑하고 깜깜한 것을 보니 분명 깊은 곳이다.
세상에 널린 미소마저 거꾸로 보이는 날. 이런 날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여전히 모르겠다. 나를 어쩌지 못한 마음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 테니 이대로 두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굳이 견디지 말고 치우는 것이 맞을까.
⋯. 여전히 어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