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감정은 왜 늘 숙제일까

감정에 도착하지 못한 날들

by 도이안





대체로 따라가지 못하는 감정들.

따라가려다 포기하게 되는 감정의 흐름들.


하지만 그 순간이 나에겐 침묵보다 무거운 여운이 된다.

따라가기 벅차지는 않지만, 눈앞에서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된다.


나는 그렇게, 조용한 사람이 되어간다.




숙제란,
결국엔 나에게 필요한 것이며, 그러니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을 숙제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반감이 드는 건 왜일까.

단순히 ‘숙제’라는 말 때문일까?
아니면, 감정을 그런 식으로 대하려는 태도 때문일까.




숙제는 여전히 하기 싫다.

뭐, 과거 운동부 특성상 학교도 얼마 나가지 않았지만.

이건 그냥 본능이다.


여러 모임 중

모인 사람이 적건, 많건

사람들은 각자의 감정을 쏟아낸다.

그 속에서 나는 리듬게임 중이다.


슬퍼야 할 때, 웃어야 할 때, 화내야 할 때.

그 감정들을 예측하고 적당히 흉내 낸다.


그마저도 친밀감이 높은 친구들에게는

흉내조차 내지 않는다.


무리하지 않는 게

날 것의 나이기 때문이다.


사계절로 친다면 지금 내 나이대는 한창 뜨거운 여름.

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늦가을.

이미 낙엽들도 다 졌다.


남들보다 분위기는 더 빠르게 달리는데도

같은 여름에 물장구는 못 친다.


숙제란,

있는 것만으로도 지치게 만든다.


사람들은 내가 '지쳐있는 모습'이 매력이라고도 말한다.

생명을 갉아먹는 게 매력이라니,

모두에게 항의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마저도 말하기를 포기한다.


포기하는 감정,

이것이 나를 이루는 제일 큰 감정이기 때문이다.




소외감이 드나?

겉돌고 있나?

그 감정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하고,

의문이 남나?


그러면 그 감정을 포기하는 게

나를 만들었다.



청개구리 심보가 올라온다.

굳이 따라가야 하나요?



마지막 질문을 하면서 이미 포기했다.

나는 내 길만 간다.


더 설명할 것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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