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김, 고요함 그리고 비

고요할 때 비로소, 마음에 새깁니다

by 도이안





손을 때리는 비가 좋다.


두 손을 오므려서 빗물을 받아보기도 한다.


고개를 위로 들어

떨어지는 비들을

느리게 보려는

쓸데없는 노력도 한다.


괜히 비 오는 날은,

마음이 눅눅해져서

그 기분에 취해

노래를 찾아 듣는다.


스읍 -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쉰다.




멍하니 앞을 보며

비에 초점을 맞추거나,

맞은편 건물에 초점을 맞추거나.


물 웅덩이를 한 번,

젖은 나무를 두 번 -

가만히 새기듯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다시 뜬다.




차가운 공기에

창문을 닫으면

내 앞에 고요함이 앉는다.


만약

그 고요함이

빗소리에 속는다면.


나의 고독함도

외로움에 속을 텐데.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는 왜 혼자일수록 편안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