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년차 커플이다
이렇게 오래 사귀면 다들 물어본다
권태기는 없었냐고
왜 없었겠나
싫고 미운건 아니지만
매번 똑같은 데이트에
비슷한 대화에
지루해진 적은 있었지
그런데 고작 그 순간에
헤어질 관계가 아니라는 걸
그 감정 너머 바라볼
깊은 마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지나갈 감정이다.
그 사람이 견뎌준 나의 시간을 생각하자 했더니
정말 권태기는 지나갔고,
사이클처럼 이 시기는 반복이 되었다
권태기는 모든 영역의 사랑에 적용되는 것 같다.
일, 관계, 취미 등 사랑하는 모든 것에.
무엇이든 처음엔 불타오르는 감정이 든다.
너무 재밌고, 즐겁고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매일 반복되면
어느 순간 지루해지고
다른 생각이 파고드는 때가 있다.
괜히 했나
다른 거 할까
그때부터가 나는 진짜 사랑이라 생각했다
지루함
다른 것의 유혹
사람들의 소리
내면의 합리화
아무도 봐주지 않는 시간
이것들을 모두 뚫고 견뎌낼 수 있는 사랑.
내 안에도 지금 싸우고 있는 사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