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 넣는 날

도예가의 독일 한 달 살기

by 도자기로드

와.

일주일간 죽다 살아났다.


몰드 만들기가 끝나고 이제 남은 것은 월화수목 단 4일이었다.

지난주 내내 몰드 만들고, 말리고 하는데 힘을 다 뺐는데 이제야 시작이라니. 여러 가지 여건이 잘 갖추어지지 않은 곳이지만, 그래도 예술가이면 도구 탓을 하는 게 아니라며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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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쉬는 시간도 없이 하루에 12시간씩 내리 작업했더니 손에 흙 독이 올랐다. 사실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12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평소에 나는 하루에 20시간도 일하니, 이쯤 되면 일을 하도 많이 해서 나도 모르게 항상 일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 하루에 20시간씩 일하고 있는데 뉴스에서 52시간 근무 관련해서 기사가 나오면 나 혼자 헛웃음이 나온다. 내가 뭘 위하여 스스로 힘든 길을 선택해서 스스로 혹사시키고 있나. 하지만, 뭐 이러더라가 도 금세 잊어버리고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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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와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프랑스 작가 카리마 뒤샹(Karima Duchamp)의 작품이다. 유명한 예술가 뒤샹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이 작가는 하루 이틀 만에 스톤웨어 흙으로 저 많은 플레이트를 다 만들고 현재 드로잉에 힘을 더 쏟고 있다. 작가들마다 작업하는 방식이 다 다르므로 페이스 또한 다르다. 그녀는 이 그림들은 일주일째 그리고 있다. 도예가보다는 페인터라고 스스로 정의하니 놀랄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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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독이 며칠째 올라서 건조하고 가렵고 다 텄고 빨갛게 올라왔다. 수분 핸드크림으로는 해결이 안 되어서 바셀린을 사려고 드러그 스토어 Rossman 로즈만이라는 곳에 갔더니 그 흔한 바셀린이 없었다. 그 대신 코코넛 밤이 있어서 샀는데 다행히 내가 집에서 사용하던 것이랑 비슷해서 듬뿍듬뿍 발라주었다.


포셀린이란 흙이 작업하기가 힘들다. 특히 이렇게 납작한 것을 만들 때는 더 그렇다. 타일을 제대로 안 해보았는데, 그것도 포셀린으로 덤벼댔으니 안 휠리가 없다. 마르면서 대부분이 다 휘어버렸다.

안 휘게 하려고 이것저것 다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실패. 100% 마음에 다 안 들지만, 지금 내가 가진 시간과 노력으로부터 나온 결과물을 가지고 또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아티스트의 숙명으로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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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달 밖에 시간이 없는데, 새로운 프로젝트를 한다고 덤빈 나도 나지만, 그래도 선애킴 성격에 하던 것을 새로운 곳에서 하기도 싫었다. 같이 온 프랑스 작가는 자기 작업의 연장선으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너무 시간이 없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각자 다른 작업의 속도가 있지만, 이렇게 짧은 레지던시는 여행은 고사하고 때로는 위층에 있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한다.


독일에 온 것인지, 이 빌딩에 있는 것인지 ㅎㅎㅎ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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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초벌 가마를 넣었다. 솔직히 이 프로젝트를 가지고 6개월, 1년 동안 천천히 할 수도 있는 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손을 떼어야 할 때. 가마를 넣으면서도 이것저것 고치고 더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내 작업실에 돌아가면, 작품을 더 발전시키면서 천천히 이어나가고 싶다.


아주 조그만 가마에 40개 정도의 타일을 이런 식으로 ㅎㅎㅎ 다 넣었다. 감탄이 나온다.

큰 가마를 쓴다고 했지만, 정말 테스트 가마 같은 곳에 다 들어갈 줄이야. The Art of Loading Kiln 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 한국말로는 '재임 예술' 정도가 되겠다.


아직 안 마른 타일이 꽤 있어서 주말 내내 천천히 가마를 떼기로 하였다. 물론 전기가마이다. 가마 안의 코일처럼 생긴 것이 빨갛게 달구어져서 온도가 올라간다. 온도는 온도계(컨트롤러)로 조절할 수 있다.


덕분에 주말에 함부르크나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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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김선애 도예가에 대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dojaki/7



독일 도자기 로드에 대한 포스팅 시작은^^

https://brunch.co.kr/@dojaki/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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