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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일기 'Taiwan Everyday'

시작은 반이라지. 작업시작

by 도자기로드

이 쯤되면, 나는 한 달내내 대만여행만 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물론 작업을 하고있다. 리서치 기간이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대만에 온 지 3주만에 작업을 시작했으니 나쁘지 않다.


레지던시 지원서는 작년 2018년 9월인가에 냈으니, 대충은 뭔지 기억이 나나 자세한 것은 다 잊어버릴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대만의 문화와 직접 살아보며 느낀 바가 있으니 또, 작업을 발전시켜야한다. 그동안 하고 있던것, 했던 것을 또 할바에야 굳이 대만까지 와서 작업할 이유가 없으니, 내 작업을 justfy 할 명목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나를 담당하고 있는 Mr. Chu 매니저가 보고해야한다고 이것저것 요구한다. 튜터가 따로 없다. ㅎㅎㅎ 그런데 도자기 전공도 아닌데, 작업과정을 잘 이해해준다. 대만 이외에는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도 없다고 하는데 영어도 참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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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던 나는 레지던시 주제 중 Funtional ware를 선택했다. 설치작품과 식기 중에 선택할 수 있었는데, 설치보다는 이번에 무엇인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보는,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었다. 18년동안 흙을 만지며 작업을 하며 식기를 참으로 많이 만들었지만, 대부분은 학생때 만들었거나, 물레 연습하면서 만들었거나 하는 것들이고, 진짜 그릇을 만드는 작가들과는 나는 아이덴티티가 너무나 다르다. 알고보면 도자기 그릇만드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대만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발전시킨 생각들을 정리해서 프로젝트로 만들었다.

레지던시가 끝나는 4월에는 워크숍도 해야하는데, 나는 워크숍을 하나의 작업의 일환으로 연결해서 하나의 퍼포먼스이자 이벤트로 기획하기로 했다.




'Taiwan Everyday'


작업의 큰 골격은 이러하다. 타이베이, 잉거의 곳곳을 다니다보니, 도자기가 삶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경험했다. 단순히 식기가 아니라 건축물에서도 볼 수 있고, 도자기를 care하는 문화적인 인식이 오늘 내가 주로 살아가는 한국사회와는 많이 달랐고, 그러한 문화를 테이블로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시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큰 프로젝트를 정하고, 이제 그 안에 2-3개의 서브 프로젝트를 정했다.

오래된, 그리고 지금의 건축물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1) 루창?이라는 뚤린 창을 이용한 프로젝트

영국 윌로우패턴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2)잉거패턴 프로젝트

그리고 대만음식을 먹으며 향, 색이 정말 강했는데, 그런 것을 어떻게 커틀러리에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 3)스푼 프로젝트.


물론, 지금 이 단계에서 아무도 이해가 안될 것이므로 ㅎㅎㅎ 차근차근 포스팅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어쨌던 시작을 했다. 이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흙도 테스트를 하려고 우선 조금 달라고 했더니 테크니션 KEN이 이렇게 주었다. 맘에 드는 친구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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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흙은 대만 레드클레이 라는 것인데 한 번 잘라 봤더니, 완전 부드럽다. 일반 테라코타와 차원이 달라.

너무나 설렌다. 이런 흙을 만난 것이 너무나 설렌다. 꺅.


사실, 대만에 오면서 RED 리서치를 시작하고자 했다. 잠깐 나누자면, 도자기의 색 (BLUE, RED, GREEN, WHITE)리서치를 장기간 동안 계획하고 있다. 4가지 색을 선택한 이유는 빛의 색 RGB에 가운데 빛이 모여 만나서 생긴 화이트 색상이기 때문이다. BLUE 리서치는 16개월 동안 월간도예를 통해 연재했고, 작년에 리서치의 중간 결과로 작은 개인전도 선보였다.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천천히 다른 색들을 연구하려고 한다.


그래서, 대만에 오고 싶었다. 중국에도 다시 가보고 싶다. 도자기는 이래서 재미있다.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다.

이런 앎의 기쁨,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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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라고, 시작은 했는데 왠걸 재료를 안가져왔다. 드로잉북도 안 챙겨온 MY BAD. 그래서 방문한 화방. 들어가니 홍대의 호미화방같다.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화방구경 진짜 잼있다. 단지 마구 살수 있으므로 극도로 조심하고 또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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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은 세번째 방문. 첫번째는 설날 연휴라 문을 닫았더랬다.

두번째 방문했는데, 영수증이 잘못되어 또 방문. 무언가 대만 영수증이 복잡스럽다. 레지던시 작가에게 주는 재료비를 환불 받으려면, 영수증에 박물관 인보이스넘버가 있어야 한다나 뭐라나.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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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북을 꼼꼼히 보고 있는데, 옆에 지키고 앉아계시던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딛고 일어서서 이건 어떻고 저것은 어떻고 엄청 열심히 설명해주신다. 아.. 어떡하지. 중국어 못한다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너무 열심히 설명해주셔서 대충 알아듣는 거만 리액션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 화방의 주인인 듯 했다. 다른 손님들한테도 정말 열정적이시다.


(앞으로 작업 어떻게 발전시키는 지 열심히 올릴예정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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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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