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생각’, 그리고 그것을 선택하고 밀고 나가는 ‘결정’
회사에서 일한다는 건,
결국 몇 가지 동작의 반복이다.
생각하고, 메모하고, 정리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일.
예전엔 그 모든 과정을 사람이 했다.
회의 끝나고 회의록을 쓰고,
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구성하고,
기획 초안을 머리 싸매며 혼자 끄적였다.
그런데 이젠 좀 달라졌다.
회의는 자동으로 요약되고,
기획 초안도 AI에게 부탁하면 그럴듯한 문장이 나온다.
숫자도, 트렌드도, 경쟁사 분석도…
손품 대신 키워드 몇 개만 넣으면 제법 괜찮은 결과물이 쏟아진다.
이쯤 되면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지점에서 막힌다.
그런데, 사실 이 질문은 리더만이 던져야 하는 게 아니다.
기획자도, 전략 담당자도, 재무팀도, 스텝 조직의 누구나 마주할 질문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제 우리가 정말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아주 어렴풋한 물음에서 출발하는 생각.
그게 실마리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설명도 어렵고 근거도 부족하지만 왠지 해야 할 것 같은 그 감각.
그걸 붙들 수 있는 사람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AI는 아주 유능한 비서다.
하지만 비서는 주제를 정하지 않는다.
무슨 일을 할지, 어디에 시간을 쓸지는
여전히 사람이 정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
기계는 망설이지 않지만,
사람은 망설인다.
무엇이 맞는지, 누가 피해를 볼지,
혹시 지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까지.
조직은 이제 ‘실행’을 잘하는 사람보다
생각과 결정을 잘하는 사람을 더 필요로 한다.
왜냐면 실행은 곧 자동화되기 때문이다.
로봇이 기계를 돌리고,
시스템이 일정 관리와 발주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세상은 이미 도착 중이다.
그런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할지 생각하는 능력”과
“그걸 하자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그 자체로 아주 귀한 능력이 된다.
아직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아직은 기계가 대신 못하는 게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은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