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가와 AI가 함께 그리는 미래지도
시장과 기술이 뒤엉키고, 변화의 속도는 직관을 앞지른다.
이제 벤치마킹은 “따라 하기”에서 “해석하고 재구성하기”의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AI 전략가가 있다.
전통적인 벤치마킹은 주로 ‘성과 비교’에 머물렀다.
매출, 영업이익률, 시장 점유율 등 눈에 보이는 지표를 기준 삼아 우등생을 찾아내고 따라잡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과 그 자체보다 ‘성과가 만들어진 맥락’,
즉 전략의 설계도와 그 작동 방식이 중요해졌다.
수치는 결과일 뿐, 경쟁우위의 메커니즘은 수면 아래 있다.
AI는 수많은 기업 데이터를 연결해
‘누가 잘했는가’보다 ‘어떻게 잘했는가’를 보여준다.
텍스트 분석을 통해 CEO의 메시지와 전략 기조를 분류하고, R&D 투자 흐름과 인재 이동, 특허의 방향성까지 망라해 기업의 전략적 DNA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과거 벤치마킹의 가장 큰 한계였던
‘표면적 유사성의 오류’를 벗어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겉으로 비슷해 보이는 두 기업이 실은 전혀 다른 전략적 코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① 구조를 바꾸는 기업
기존 산업 내에서 패권의 규칙을 다시 쓰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
예: TSMC는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보다 ‘구조’를 혁신했다.
AI는 이 같은 구조 전환의 시점을 조기에 감지해
뒤따를지, 우회할지 판단할 기회를 준다.
② 비교 불가능했던 영역을 연결하는 기업
AI는 전통적 산업구분의 벽을 허물고
예상 밖의 유사성을 추출한다.
예: 물류기업과 헬스케어 기업이 ‘시간 최적화’라는 관점에서 서로를 벤치마킹할 수 있게 되는 시대.
③ 실패를 빠르게 리디자인하는 기업
벤치마킹은 성공의 복제가 아니라 실패 이후의 학습 구조를 재현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AI는 재무제표나 뉴스로 드러나지 않는 전환 과정을 포착한다.
AI가 벤치마킹의 기초작업을 빠르게 해주는 시대,
전략가는 오히려 “어디를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더 정교하게 던져야 한다.
벤치마킹은 따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차이를 발견하고 의도적으로 틀리기 위한 시작점이다.
그 틀림이 전략이 되고, 그 전략이 조직의 운명을 가른다.
AI는 과거를 빠르게 요약하고
현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미래는 여전히 인간의 직관과 용기 위에 세워진다.
벤치마킹은 더 이상 정보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어떤 차이를 만들고 싶은가”라는
전략가의 철학에서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