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I 시대] 재테크, 정보보다 태도가 먼저다

정보의 풍요 속 빈곤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

by 도진

직장인에게 재테크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방식이다.
수십 년 전만 해도 "한 회사에 충성하면 은퇴 후 편안한 삶이 보장된다"는 암묵적 계약이 통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실질 임금은 정체되고, 물가는 오르며, 기대수명은 길어졌다. 평균적인 월급쟁이의 생애 총소득만으로는 내 집 마련은 물론, 노후 대비도 버겁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결국 우리는 '근로소득'이라는 외줄 위에만 설 수 없다. 부동산·주식·펀드·암호화폐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즉 '투자소득'을 확보하는 것이 삶의 균형추가 되었다. 문제는, 그 투자라는 것이 언제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아니, 오히려 실패의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



정보는 넘치고, 판단은 어렵다

요즘처럼 AI 기반 재테크 툴이 넘쳐나는 시대도 없다. GPT 기반의 주가 분석기, 로보어드바이저, 자동매매 봇, 시세 예측 알고리즘까지—투자에 필요한 수단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정교해졌고, 거의 무료로도 접근이 가능해졌다. ‘정보의 격차’는 줄어들었고, ‘기술의 민주화’는 이루어졌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왜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할까? 왜 고도화된 AI 툴을 손에 쥐고도, 우리는 투자의 파고에서 휘청거릴까?



정보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태도'다

그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이다.
정보와 기술은 투자의 무기일 뿐, 그것을 휘두르는 손의 태도—즉 '투자자의 마음가짐과 철학'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사람들은 부동산을 사면 좀처럼 팔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내 집이니까, 내가 사는 곳이니까. 즉, '소유'라는 감정이 가격의 일희일비를 넘어서는 구조다.

반면 주식은 다르다. 시세는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노출되고, 1% 하락에도 손이 떨린다. 비전 있는 기업의 우량주를 샀다고 하더라도, 단기 하락에 팔아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AI는 “지금 팔아야 할까?”에 대한 데이터는 줄 수 있다. 하지만 “왜 팔고 싶은가?”에 대한 감정적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사람만이 AI의 조언을 자신의 무기로 만들 수 있다.



투자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은 “주식 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옮기는 장치”라고 말했다.
이는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정확한 분석이라도, 그 분석 결과를 견딜 수 있는 태도가 없다면 시장은 당신의 손에서 수익을 빼앗아갈 것이다.


예컨대 어떤 주식이 단기적으로 10% 하락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성장이 예측된다면? AI는 이 기업의 펀더멘털을 분석해 '보유'를 권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그 하락을 견디지 못해 매도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 판단은 무의미해진다.

즉, 투자 수익률의 근원은 ‘정보의 질’이 아니라 ‘자기 통제력의 밀도’에 있다.



AI 시대의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

이제 우리는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
하나는 AI 기반 분석 역량을 학습하고 활용하는 기술적 근육,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 결과를 ‘장기적 시야’로 해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철학적 근육이다.

AI가 추천한 종목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가기보다, 그 분석의 배경과 변수들을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습관

단기 수익률보다 자기 생애주기 속 ‘목표 달성률’에 집중하는 프레임

수익률이 아닌 ‘리스크 내성’에 따른 포트폴리오 구성

이러한 태도야말로 AI 투자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중심축'이 된다.


마치며 – 도구는 많아졌지만,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

누군가는 말한다. “AI가 모든 걸 알려주는데 왜 실패하냐고?”
그 답은 명확하다.
"알아도 못 견디기 때문이다."

지식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지혜는 견디는 자의 것이다. AI가 투자 판단을 도와줄 순 있어도, 투자 행동을 대신하진 못한다.
결국 수익을 만드는 것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버티느냐'이다.

AI 투자 시대에도 우리는 인간이다. 그렇기에 정보 이전에, 기술 이전에—
‘나의 태도’가 먼저다.

keyword
이전 07화[AI 시대] ChatGPT와의 전략회의